Wrath of Man

아들 죽인 놈 잡아죽이는 복수극이라 너무 흔해빠진 이야기라서 총싸움 눈요기에 가까운 영화다. John Wick 시리즈를 보고나면 이정도는 여러면에서 애교수준이 되버리지만, Jason Statham 이 뿜어내는 가오는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뻔한 와중에도 불가능해보이는 상황을 해쳐나가는 집중력과 실력이 있고, 자잘할 반전들도 조금 있다. 전쟁참전 전직군인들이 강도가 되는 현실은 참 슬프다.

일주일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맘편히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명의 고등학생은 (이제는 30년도 더 지나 기억이 흐릿해져서 일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지만 나는 좋은 시절을 보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했다. 물론 그 시절에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같은 영화도 있었다. 그래도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특별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살짝 차원이 다른?)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내는듯 싶다. 분명히 예전보다 많은 것이 편리해졌는데 삶은 왜 점점 더 각박해지는지 잘 모르겠다.

법쩐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검찰 조직의 설정 등은 모두 실제와 관련이 없는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매 회 이런 면책 조항으로 시작하는데, 그동안 뉴스와 신문기사를 통해 전해들은 일들이 여기저기 겹쳐졌다. 부디 저렇게 대놓고 자랑스럽게 나쁜 짓을 하지는 않기를 바라는 상황이, 이 세상에는 절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주인공 은용과 통쾌하긴 하지만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결말만이 허구같아 안타까웠다. 正義 라는 단어의 가치를 땅바닥에 아니 똥통에 떨어뜨린 놈들이 바로 검사와 정치인들이 아닌가 싶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다소 준비가 덜 된 것 같은 사람도) 높은 자리에 올라가 제 역할을 할때 쓰는 표현인데, 검찰쪽 윗자리는 사람을 다 쓰레기로 만드는 것 같다. 법 뒤에 숨어서 온갖 나쁜 짓을 아무 거리낌없이 할 수 있을 사람들만 끌어올리는 괴상한 조직이라는 생각을 했다.

John Wick: Chapter Four

미국에서 영화관에 갔던게 언제인지 무슨 영화를 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엊그제 또 한번의 비즈 데드라인을 마치고 진짜 오랜만에 미국에서 영화관을 가서 세 시간 가까이 긴장하다 왔다. 사람 죽이는 일을 그만두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이는 아이러니. 그런데 그 와중에 간간히 들어간 코믹한 장면들은 웃겼. 대사도 별로 없고, 대단한 줄거리 이런거 없이 세계최고의 살인병기가 엄청난 집중력과 실력으로 늘 하던대로 다는 아니고 아주 많이 죽인다. 살짝 참신하게도 마무리는 결투로 하는데 죤 윅이 한 때 몸담았고 맞서 싸우는 조직(?)은 진짜 대단한데 그를 상대한 놈은 강한 척하는 겁쟁이 찌질이라 김샜다.

역사의 쓸모

누적 수강생 500만명에 달한다는 명강사라는 저자가 고리타분하고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워야 하는 역사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길잡이로 사용할 수 있는 역사를 재미있게 이야기 한다. 역사를 이야기하다보면 그 시대를 살던 인물들이 중요하게 언급돼서, 어려서 읽었던 위인전들 생각을 했다. (핵심인물을 중심으로 얘기를 펼친 3장에서 소개된 다섯 중 세 명은 못들어본 사람이라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당장은 힘들고 세상이 지랄같아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장구한 역사를 보면 세상은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 희망을 잃지 말고 잘 견뎌야겠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은 마음 한구석에 있었는데, 저자의 무료강의라도 들어야하나 싶다.

The Machinist

결코 유쾌한 영화가 아닌지라 왜 이런 영화를 골랐을까 후회하면서 봤다. 지각있는 사람 같은데 도대체 왜 불면증으로 일년이나 고생하면서 치료받을 생각을 안하고 저리 미쳐가는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5분여를 남겨두고 그 이유가 밝혀졌다. 황당함, 살짝 짜증, 그리고 놀라움을 한꺼번에 느꼈으며,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저렇게 무서운거구나 싶었다. (다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그런 죄책감은 어느 정도 착한 사람들만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불편한 편의점 2

1편과 같은 장소를 배경으로 기존인물에 새로운 인물을 추가하여, 역시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한다. 인생 포기한 노숙자를 구하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 여사는 시작부터 아들과의 관계도 개선되고 점장으로 승진했으며, 주인 할머니의 철없던 아들도 정신차리고, 작가 인경은 글만 쓰는게 아니라 연극 공연까지 성공시키며, 부모의 불화로 상처받고 방황하던 고등학생 민규는 도서관에서 행복을 찾는데. 그 와중에 홍금보라는 별명을 가진 알바의 달인 근배는 주인공 급인데 그의 예상치 못한 삶의 굴곡도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비교 암, 걱정 독

20세기 소녀

간만에 고딩의 풋풋한 첫사랑, 우정과 사랑 사이의 고민을 보니 까맣게 잊고 지냈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인생이 무상하고, 엄청 착한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참 좋은 시절이었지만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선뜻 그럴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나중에 할머니 되고나면 반백이 다되가는 지금이 그리울 것이다. 그때도 큰 후회는 하지 않도록 잘 지내면서 곱게(?) 늙어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프로그래머로 시작해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거쳐 UX 디자이너로 변신해간 저자는 보통사람이 아니다. OKR 이라는 도구를 저렇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듯 하다. 저자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잘 설명하기는 했지만, 제대로 적용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라고 본다. OKR 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회사 직원들 모두가 (혹은 다수가?) 최고의 생산성을 성취하지는 못한다. 10년 (아니 5년) 전만해도 이런 책을 읽고 나면 따라해보고 싶은 의욕이 솟구쳤는데 이제는 읽으면서 적당한 수준에서 (그래도 여전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