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우리 몸을 음식으로부터 좀 쉬게해주는게 좋은데, 24시간 정도 단식을 하는게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성을 높이면서 바람직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여러가지 잘못된 믿음에 대해서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준다. 삼시 세끼 밥심이 중요하다고 끼니를 거르면 큰일이 난다고 배우고 믿어왔지만,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만 잠깐씩 쉬어가는 것이고, (여러종류의) 간헐적 단식을 실천을 통해 효과를 본 사람들이 있으니까 새해를 맞이해서 나도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골든아워 2

1권을 읽고도 참 갑갑했는데, 2권에서는 사람들도 더 많이 지치고 상황도 더 비관적으로 묘사되어 정말이지 절망스럽다. 상황을 묘사하는 듯한, 책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에 가슴이 미어진다.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가?

자신들을 희생해가며 남을 도우려는 사람들을 방해하지만 않아도 좋을텐데… 당신의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한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애쓰시는 이국종 의사선생님께서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편해지셨으면 좋겠다.

동백꽃 필 무렵

엄청 재미있다고 해서 보기 시작했지만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초반에는 살짝 신기하고 재미있다가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맘에 들지 않아서 좀 불편하다가 후반에는 살짝 지루했다. 장르를 특정하기 어려운, 음식으로 따지면 잡탕밥 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바쁜 와중에 ?) 처음부터 끝까지 20회를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성은이랑 함께 보는게 즐거웠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인생의 그 숱하고도 얄궂은 고비들을 넘어 매일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장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허삼관 매혈기

제목 그대로 피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꾸려나가는 허삼관이라는 노동자의 이야기. 중국인 작가의 책이라는 걸 알고 읽어서 편견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투박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삶의 고단함을 능청스럽게 해학적으로 그려냈기에 술술 잘 읽혔다. 부부간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 가족,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잠깐이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국가란 무엇인가

여러명의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빌어 국가의 다양한 면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설명을 못했다기 보다는 나의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인 듯.) 나라다운 나라는, 바람직한 국가에 대해 생각하고 요구하는, 깨어있는 국민들이 이루어 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기생충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이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한다. 사기쳐서 취직한 것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영어과외 선생으로서 미술 선생으로서 기사로서 가정부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는 부분에는 동정이 되었다. 그런데, 과외 선생으로서 어린 여고생이랑 연애하는 것에는 격하게 화가 났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사기에 피해 입는 것은 아무 잘못없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다름아닌 역시나 힘없는 그저 열심히 사는 사람들. 과학문명도 발달하고 세상도 많이 풍요로워 지는데 사람답게 살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현실에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필사의 기초

큰 기대를 가지고 읽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별 대단한 내용은 없었다. 이런 주제로도 책을 쓸 수 있구나 생각했고, 저자가 책읽기 및 필사를 많이 좋아한다는게 느껴졌다. 끝자락에 본인이 좋아하는 필기구와 필사하기 좋은(?) 책들을 조금 소개해주었는데, 새해도 다가오니 한 번 시도해볼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

한빛나의 할머니 버전쯤 되는것 같다. 독자들이 책을 읽고 “이렇게 어리바리한 할머니도 하는데 나라고 왜 못하겠어요?”라고 자신감을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쓰셨다고 하는데, 읽고 나니 그런 마음은 절반쯤 되고 엄청 독하고 대단한 분이셔서 가능한 일이지 싶은 생각이 나머지 반쯤 들었다. 어쨌거나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러려면 건강을 잘 관리하고 체력도 열심히 길러야한다!

쉰에 운전면허증을 땄고, 쉰여덟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을 하다 보니 사진 찍기에 욕심이 생겨 일흔에 DSLR 카메라를 배웠고, 여고생때부터 가슴 속에 품어왔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겠구나 싶었던 작가의 꿈도 첫 책을 예순여섯에 출간하면서 뒤늦게 이루었다. 글을 좀 더 체계적으로 써보고 싶어서 모 신문사의 여행 작가 글쓰기 강좌를 두 달 반에 걸쳐 매주 두 시간씩 수강한 게 일흔할 살 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