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r Friend

긴병에 효자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아지지 않는 환자를 오래 간호하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하고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우리들의 친구’는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친구를 위해 가족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다. 저런 친구가 몇이나 될까 싶은 생각을 했고, 그러니까 이렇게 책으로도 쓰여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거겠거니 했다. 그런데 솔직히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고 이상하게 많이 슬프지도 않았다.

Manhunt: Unabomber

16세에 장학금 받으며 하버드에 입학하고 미시간에서 석사박사 받고 버클리 교수가 될만큼 똑똑했던 사람이 어느날 문득 세상을 등지고 몬타나주 산 속의 캐빈으로 숨었다. 그러다 몇년 후 폭탄을 우편으로 배달시켜 여러명을 죽이거나 부상시키는 테러리스트가 되버렸다. “미쳐서 한 일”이라고 변호하려는 계획을 알고 스스로 유죄를 인정해서 살아서는 다 채울 수 없는 긴 형을 선고 받고 창문도 없는 독방에 갇혔다고 한다. 하버드 재학시절 아주 비인간적인 심리실험에 오랜기간 피실험자로 참가한 것이 그를 미쳐버리게 만든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되지만 확인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아픔을 준 정말 나쁜 사람인데 한편으로 많이 불쌍하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평범하게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무튼, 계속

무엇이든 (나쁜일 빼고)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읽었다. 초반에는 작가의 항상성에 대한 관점이 흥미로웠는데 중반쯤부터 분야별 개인취향으로 전환되면서 지루해졌다. 그저 자기취향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 (장난감, 농구팀 및 농구선수, 음료등) 여러가지 항목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책이다. 다행히 길이도 짧고 가벼운 내용이라 후루룩 읽고 끝낼 수 있었다.

Snow Lake, 2nd

이번에는 10여일 만에 Snow Lake 를 다시 찾았다. 맑은 날씨에 멀리서 내려다봐서 그런지 호수 색이 진짜 파랗다! Annette Lake 에 비교해 보면 Snow Lake 가 거리는 1 마일이나 짧은데 주로 돌 길이라 그런지 조금 더 힘들고 집에서 살짝 더 멀다. 올해에는 Snow Lake 를 집중하든지 아니면 Annette Lake 하고 번갈아서 다닐지 고민이다.

Desperate Housewives

Fairview 라는 가상의 동네에 있는 Wisteria Lane 거리에 사는 사람들 특히 주부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TV Show. 네명의 여자주인공들은 전혀 다른 성격에도 불구하고 오랜세월에 걸쳐 우정을 쌓는다. 조그마한 동네에서 여덟시즌 동안 자연사가 아닌 자살 및 타살로 죽어나간 사람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황당하고 자극적인 막장드라마인데, 어이없어 하면서도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해서 계속 봤다. 기가막혀서인 경우도 많았지만 자주 웃었고, 때때로 자주 삶과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시리즈가 끝난것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Bohemian Rhapsody

퀸의 (유명한) 노래들을 좋아라 하지만 (Queen Greatest Hits CD 도 소유하고 있음) 그룹이나 리드싱어인 프레드 머큐리에 대해서는 아는게 별로 없었다. (한마디로 관심이 별로 없었다.) 천재가 열정을 가지고 임하면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예를 보았다.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영화다. 음악회에서 기립박수 받는 연주자들이 부러웠는데, 1985년 Live Aid 공연장에 모여 떼창하며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멋진 공연을 직접 관람했던 사람들은 참 좋았겠다.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s
And we’ll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We are the champions
We are the champions
No time for losers
‘Cause we are the champions of the World

위스퍼링 룸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람들이 능력과 성향에 따라 개체수를 조절해야 하는 대상이 되는 설정은 이제 흔해서 많이 놀랍거나 신기하지 않다. 매년 위험인물 8천 4백명을 제거하면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데 8천 4백이라는 숫자는 도대체 어떻게 나온걸까? 게다가 위험인물은 미국에만 모여있나? 첨단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거창하게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전개 특히나 마무리는 (이런 좋류의 책이나 영화들이 그렇듯) 평균이하. 어찌보면 (일부러?) 마무리를 안했다고 볼 수도 있다.

Little Women

재미는 있으나 현실성은 없어보이는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7년여의 간격을 두고 청소년(?) 시절과 성인시절을 왔다갔다 하는데 그 차이가 미묘해서 헷갈린다. 끝에 가서는 주인공 격인 둘째 조가 본인들의 이야기로 소설을 쓰기 때문에 마지막 내용은 (영화속) 사실인지 허구인지도 확실치가 않다. 엄마 캐릭터가 제일 마음에 들고, 여자는 결혼을 잘해야 된다고 맹신하는 괴팍한 고모와 돈만 많고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는 (남자 주인공?) 한량이 막상막하로 짜증스러웠다. 드라마로 분류되는것 같은데 나에게는 코미디인 것으로 한다.

Lake 22

장장 7년만에 찾은 Lake 22. (트레일 입구까지 가는데만 1시간 반은 걸리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주 찾기는 힘들다.) 막연히 좋은 기억이 있을 뿐 입구에서 호수까지 가는 길은 무척이나 생소했는데, 호수에 다다르니 옛기억이 떠올랐다. 예전부터 인기 좋은건 알고 있었지만 주차장이 그리 작은 줄은 기억하지 못했고,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살짝 불편하기까지 한 지경. 심지어 사람들 피하고 안개인지 구름인지에 가려진 산봉우리쪽 피해서 사진을 찍으니 (예전 사진에 비해) 호수가 참 초라해보인다.

2021년 7월에 찾은 Lake 22
2014년 7월에 찾았던 Lake 22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물질만능 시대에 누구나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공허하고 현실을 오도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교육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기는 하지만, 현실에서의 학교는 학문을 전달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오히려 줄세우고 등수를 매기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일은 흔치 않으며 양극화는 심화되고 고착되고 있다. 금수저니 흑수저니 하는 말들, 입시지옥 등등등 한국만 유난히 더하다고 착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많은 나라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서 놀라움과 살짝 안심을 동시에 느꼈다. 더불어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사실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저자의 제안대로 제비뽑기로 대학을 보낸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닌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