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국현대사

1959년부터 2014년까지 유시민의 눈(과 마음)을 통해서 본, 몸으로 겪은 한국현대사. 나는 1973년 8월에 태어나서 2000년 8월초(정확히는 3일)에 유학나올때까지 한국에서 생활했지만, 세상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 들어간 1992년 이후지 싶다. 어처구니 없게도 전두환이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철썩같이 믿으며, 열심히 삐라 줍고 잔디씨 따고 평화의 댐 성금내면서 자랐다. 어려서는 국사, 세계사, 도덕 및 국민윤리 같은거 뭐하러 공부하나 싶었는데, 나이들어 돌이켜보니 정말 중요한 공부였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매춘부라거나, 일제강점이 한국 발전에 도움을 줬다는 헛소리는 상상도 못하도록 잘 가르쳐야한다. 세상을 바로 보고 좋은 책 많이 쓰는 유시민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강철비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의 의하여 더 고통받는다.

이 영화가 현실적으로 얼마만큼이나 가능한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은 무척이나 안타깝다. 핵무기도 전쟁도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기원한다.

The Great Alone

사람을 한없이 나약하게도 만들고 반대로 더없이 강하게도 만드는 사랑과, 광대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위험한 알라스카에 대한 이야기. 베트남 전쟁 참전후 변덕스럽고 포악해진 남자가 가족들 데리고 이곳저곳 전전하다 최종 목적지로 알라스카에 정착. 전쟁전 사랑스러웠던 남편을 기억하는 엄마는 더많이 사랑하는 13살짜리 딸을 데리고 따라가지만, 춥고 밤이긴 알라스카의 겨울은 남편의 난폭함을 극대화 시킨다. 의지할곳 없는 (+ 남에게 의지하지 않으려 하는) 모녀의 고달픈 삶이 아슬아슬하게 펼쳐진다. 그 와중에 딸은 학생도 몇명 없는 학교에서 운명같이 알라스카 토박이인 또래 남자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까지…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나머지는 생략)

워싱턴주에 13년 넘게 살면서 알라스카를 못가봤는데, 이미 많이 개발되어서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더 가고 싶어졌다.

The Mule

얼핏보면 지루할 수도 있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 특유의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지나간 세월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주인공은 범죄를 저지른 안하무인 “꼰대” 할아버지인데도, 영화보는 내내 측은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30년 생이라 한국나이로 치면 올해 90인데 감독 및 제작뿐만 아니라 주연까지 해내는 열정과 능력이 부럽고 존경스럽다.

Captain Marvel

아군이 적이 되고 적이 희생자였던 반전은 재미있었는데, 캐릭터 자체는 너무 무지막지하게 강력해서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쓸데없이 걱정이 된다. 엔드게임에서 캡틴 마블이 왜 그토록 바쁜 캐릭터로 설정이 되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는. 아직 설명하지 않은 약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자연스러운 약점은 찾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마스크 쓰는 상황에서 닭 볏 모양의 헤어스타일도 좀 웃기고, (여성 슈퍼히어로가 인형처럼 예쁘라는 법은 없지만) 외모나 목소리도 개인적으로 별로 정이 안간다.

Range: Why Generalists Triumph in a Specialized World

집중된 노력을 10,000 시간동안 꾸준히 하면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콤 글래드웰이 소개했던 ‘1만 시간의 법칙’ 과 얼핏 보면 상반된 견해다. 처음부터 한 분야에 집착하는 대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본인에게 맞는 분야의 제대로된 전문가가 되는 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저자 본인도 학부는 Environmental Science 와 Astronomy 를 전공했고, Environmental Science 와 Journalism 으로 석사를 받은 후에 Sports Illustrated 에서 기자를 하다가 ProPublica 에서 science and investigative reporter 로도 일했다. 다양성과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을 살면서 뒤늦게 깨달았기에, 여러분야에서의 예시들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어서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전문가가 되면서 생기기 쉬운 아집을 조심해야겠다.

Annette Lake, 2nd

Labor Day 휴일이라 올해 두번째 하이킹을 다녀왔다. 집에서 출발하려할 때 ETC (Electronic Throttle Control) Light 이 켜지면서 파이 시동이 안결려서 식겁했는데, 인터넷에서 도대체 뭔지 찾아보느라 시간을 보내고 나서 다시 해봤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시동이 잘 걸렸다. 간만에 아침부터 날씨가 화장했기에 불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Annette Lake로 출동. 올해들어 꾸준히 하고 있는 달리기 덕분에 체력이 좋아졌는지 순조로운 등반이었는데, 막판에 촐랑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왼쪽 손바닥과 오른쪽 무릎이 까진건 괜찮은데 왼쪽 허벅지가 제대로 멍들어 부어올랐다. 우선은 애드빌 한알 먹었고 당장은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내일 어찌될지는 좀 두렵다.

The Great Hack

알면 알수록 무섭고 속상한데 그럴수록 알고 분노해야 될 것 같다. 훌륭한 (데이터) 과학자가 되기 전에, 세계적인 비지니스맨이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회사의 이름은 거론도 되지 않아서 다행이고 감사했다. 나는 어차피 저들이 노리는 persuadables는 아니지만, Facebook 계정을 만들지 않은게 살짝 자랑스럽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