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라 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 참 기발한 내용들이 가득해서 재미있게 봤다. 겁나 쟁쟁한 사람들 여럿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를 더했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면 매번 느끼는 거지만, 사람 죽이는게 업인 사람들이 자기 가족이 죽임을 당하면 복수심이 폭발하는게 아이러니하다.
Month: October 2022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인간관계를 통해 성공하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던데, 읽고나니 잘 실천해 봐야겠다는 의지보다는 난 성공하기 힘들겠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겸손해져야 한다는 점, 생각보다 대단히 중요하고 치명적인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등은 계속해서 가슴에 되새기는 일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생각이 가장 소중하다는 점, 그래서 자기 말을 하기에 앞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아무도 명령받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도 새겨들을만 하다. 그렇지만 말도 안되는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한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기대와 칭찬이 과연 가능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객관적으로 틀린 얘기를 해도 맞다고 맞장구를 쳐야한다니, 그렇게 해서 성공해야 하나?
Top Gun: Maverick
거짓말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911, 세월호 등등 믿지 못할 일들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이렇듯 죄없는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들이 벌어져도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반성하는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 암담했는데, 묵묵히 최선을 다해서 도와준 사람들이 욕먹고 벌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나니 더욱 더 암울하다. 부끄러운 줄도 반성할 줄도 모르는 사람들이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고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성원들이 받게 된다.
김탁환 작가는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 는 말로 작가의 말을 끝냈는데, 차갑게 분노한다는게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다. 작금의 사태들이 과연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인가? 현인들의 가르침은 그저 묵묵히 옳은 일을 하라는데, 나는 과연 세상을 털끝만큼이라도 제대로 이롭게 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작은 아씨들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된 통 당했지만, 그래도 김고은을 좋아라 해서 (큰 기대없이) 봤다. 회당 1시간 20분 가량되는 12회 분량을 주말끼고 며칠만에 봤으니 재미가 없었던건 아니다. 다음날 출근해야 되는데 새벽까지 눈 벌게져서 보는 일은 (체력이 달려서도) 안한지 한참 됐다. 그런데 뭔가 콕 찝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이 드라마가 불편했다. 자본주의의 위력이 극대화 되면서 돈에 의한 신분사회가 되가는 것 (혹은 이미 되버린것) 같은데, 난 아직도 그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더불어 제대로 감동적인 스릴러를 만들려면 작은 것 하나하나 헛점이 없어야 하는데, 악역부부의 관계 자체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며, 원하는 때만 술을 다시 마시며 저렇게 손쉽게 알콜중독을 극복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황당했다. 요즘 애들은 가출도 일본을 통해 러시아까지 가는구나 싶어 격세지감이 느껴졌으며, 굳이 저 세 자매를 모두 백억대 부자로 만들었어야만 했는지도 의문이다. 국민을 속이고 지배하려 드는 배후의 세력들이, 엄청난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알콜중독) 해직기자 한명이 무너뜨릴 수 있을만큼 만만한 적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했다.
The Age of Adaline
오십에 읽는 논어
한국 나이로 50을 맞은 나를 위해 동생이 사다 준 책.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공자님 말씀이 많이 들어있고, 그에 대한 저자의 이해와 설명도 마음에 들어서 단숨에 읽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재정립된 목표를 가지고 그리 짧지 않은 남은 여생도 잘 살아보자는 다짐을 했다. 군자는 되기 힘들더라도, 소인배는 진짜 되고 싶지 않다.
오십은 마무리를 준비하는 때가 아니라 앞으로의 50년을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간절함도 필요하지만 50년이 더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도 필요합니다. 꾸준함과 반복은 성공적인 인생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비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