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가까운 기간 동안 출장을 다녀온 사이 나뭇잎들이 물이 들고 또 낙엽이 되어 떨어져 버렸다. 어제 저녁에 세찬 비가 내렸는데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단풍잎들을 보며 신선한 공기를 절절히 느끼며 산책을 했다. 일요일 낮이라 그런가 길가에 세워진 차들이 적어서 좋았고, 산책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잠시 햇님이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와서 반가웠다.






집에서 많이 멀지 않은 Mount Si 를 찾았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갔었는데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말고 다른 것은 기억나는 것이 별로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이가 더 들어 찾았더니 근래에 힘들었던 두번보다 시간도 오래걸리고 더 힘들었다. 골짜기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벤치가 있어 잠깐 쉬다 왔는데, 집에 와서 10년도 더 이전에 찍은 사진들을 보니 그 반대편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Mt. Rainier 가 보였던것 같다. 어쩌면 그것 때문에 인기가 좋은 것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오늘도 보였을지도 모르는데 여유있게 살피지 못해서 (그래서 사진에 담지 못해서) 살짝 안타깝다. 아는 만큼 본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쉬려고 하는 일에 예습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CHI 데드라인이 코앞이라 하이킹을 갈까말까 고민하다, 아주멀지 않으면서 길지 않은 Snow Lake 를 1년 2개월여 만에 다시 찾았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멀리 위에서 내려다보는데도 호수물이 참 깨끗했다. 날씨도 하이킹하기에 딱 좋은데다 Annet Lake 와 더불어 트레일 보수공사가 너무 잘 되어서 그런지 산행이 전보다 훨씬 편했고, 하산길에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는데 공사전보다 길이 넓어져서 피해서 지나는 것도 수월했다.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마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운전하느라 사진에 담을 수는 없지만 트레일 찾아가는 고속도로 주변 경관도 아주 멋지다.






예전에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에 가고 싶었는데 그러다보니 제법 먼곳을 골라야 했다. 큰길에서 벗어나서 트레일 헤드까지 가는 길이 예사롭지 않더니, 트레일 입구가 트레일 헤드랑 가까이 있지 않아서 입구를 찾느라 고생했다. Surprise Creek 을 따라가면 Surprise Lake 하고 Glacier Lake 두 개의 호수에 다다를 수 있는데 그 중 가까운 Surprise Lake 을 목표로 다녀왔다. 보통은 하이킹 할때 음악이나 팟캐스트 혹은 책을 듣는데 시원한 계곡 물소리가 좋아서 물소리를 들으면서 다녀왔다. (안타깝게도 시원한 물소리는 사진에 담아지지 않는다.) 막판에 경사가 만만치 않아 좀 힘들었는데 멋진 호수를 보니 힘들게 하이킹한 보람이 있었다. Surprise Creek 을 따라가는 길은 Trail #1060 인데 그 이름도 유명한 Pacific Crest Trail 의 일부인 것 같다.




원래는 2시간 가까이 걸리는 Noble Knob 에 가려고 했었는데,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서 트레일 입구까지 가는 길이 너무너무 험해서 중간쯤에 유턴해서 돌아나왔다. (생각지도 못했던 산불의 흔적에 괜히 더 무서웠다.) 큰맘 먹고 멀리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서 근처에 있는 가본적 없는 Snoquera Falls 를 찾았는데, 이정표들이 너무 헤깔려서 초반에 이리저리 해매고 폭포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여러모로 별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