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Changes Everything

한시간 반동안 헐리우드 제작진이나 그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작물들의 남녀 불균형에 대해 설명하고, 그러한 현실이 세상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지적한다. 더불어 여자들한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큐멘터리다. 그런데, 정작 이 다큐멘트리의 감독은 남자다! 역설적으로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 혼란스럽다.

자신 있게 결정하라

결정을 방해하는 4대 악당을 설명하고 그 악당들을 물리치는 WRAP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물론이고, 연구하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참고하면 좋을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사고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는게 중요하다. 더불어 프로세스를 믿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면 담대하게 실천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악당 1. 편협한 악당: 양자택일만 생각하기
악당 2. 고집스러운 악당: 마음은 정해놓고 고민하는 시늉만
악당 3. 감정적인 악당: 갈등하다 시간을 보내다
악당 4. 확신에 찬 학당: 나를 믿자, 내 생각이 정답이니까

W: 선택안은 정말 충분한가 (Widen Your Options)
R: 검증의 과정을 거쳤는가 (Reality-Test Your Assumptions)
A: 충분한 심리적 거리를 확보했는가 (Attain Distance before Deciding)
P: 실패의 비용은 준비했는가 (Prepare to be Wrong)

Paddleton

같은 아파트 위아래에 홀로사는 독특한 중년남자 두명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 그 중 하나가 말기암 판정을 받고 안락사를 결정하고 실천한다. 안락사에 필요한 약을 조제해 줄 약사를 찾아 로드트립 비슷한 것을 다녀오고, 마침내 침대에서 허무할 정도로 편히(?) 세상을 떠난다. 영화 자체는 살짝 지루했고, 미국에서 본인의 의지로 안락사하는 과정이 이렇게 간단하고 손쉽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

한국에서 여자로 산다는게 이렇게 많은 기대와 편견을 견뎌내야 하는거였나 싶다. 나는 소위말하는 (꼴통기질 있는) 선머슴처럼 자라면서 선을 확실히 그었기에 많이 고통받지는 않았지만, 공감되는 내용이 많아서 안타까웠다.

여자를 너무나 쉽게, 적극적으로 비난하고 미워하도록 설정된 세계에서 나는 나만의 편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나를 오래 미워했던 시간을 돌아보며 비르소 내가 나의 편이 되어주었듯이.

연애하지 않아도 – 영화 <더 랍스터>
결혼하지 않아도 – 소설《나의 우렁총각 이야기》
출산하지 않아도 – 영화 <구글 베이비>
아이보다 내 삶을 더 중시해도 – 영화 <국화꽃 향기>
내면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어도 – 영화 <족구왕>
방긋방긋 웃지 않아도 – 동계올림픽 여자 컬링팀, “팀 킴”
나이가 어리지 않아도 – 영화 <수상한 그녀>
모성애가 없어도 – 영화 <케빈에 대하여>
여리여리하지 않아도 – 영화 <킹콩을 들다>
여자여자하지 않아도 – 정용화. <여자여자해>
순결하지 않아도 –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
우아하지 않아도 – 영화 <미쓰 홍당무>
싹싹하지 않아도 –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아담하지 않아도 – 드라마 <청춘시대2>
자연미인이 아니어도 – 웹툰 <내 ID는 강남미인>
잘 먹으면서 날씬하지 않아도 – 소설《너의 여름은 어떠니》
화장을 하지 않아도 – TV쇼 <겟 잇 뷰티>
가슴이 예쁘지 않아도 – 춘자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
긴 생머리 그녀가 아니어도 – 만화 <아름다운 그대에게>
오빠라 부르지 않아도 – 신현희와 김루트, <오빠야>
골드미스 혹은 알파걸이 아니어도 –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꼭 ‘오빠들’을 사랑하지 않아도 – 다큐멘터리 영화 <왕자가 된 소녀들>
가족을 용서하지 않아도 – 웹툰 <단지>, 만화 <엄마를 미워해도 될까요?>
살림밑천이 아니어도 – 다큐멘터리 영화 <위로공단>
사랑스러운 딸이 아니어도 – 예능 <아빠를 부탁해>, <내 딸의 남자들>
친구 같은 딸이 아니어도 –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The Founder

끈기 있고 사업수완이 좋은 것은 인정. 그렇지만 전혀 존경스럽거나 부럽지 않았다. 오히려 저열한 사기꾼 졸부의 성공담(?) 때문에 영화보고난 후 기분이 영 별로였다. 정말이지 맥도날드 형제와 첫아내에게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었지만, 사업을 전쟁에 비유하며 자신은 경쟁자가 물에 빠진다면 그의 입에 호스를 물리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저렇게 잔인해야 할 수 있는 성공은 나는 싫다.

마흔에 시작하는 은퇴공부

은퇴를 마흔 살때부터 공부해야하는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은퇴하는데 필요한 혹은 중요한것을 꼽자면 결국에는 돈, 건강, 그리고 (기쁨과 의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소일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읽기전에 제목만 봤을때는 재테크에 집중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장에서 커버한 뒤에는 소일거리와 취미 얘기가 주를 이루며 직전에 일은 오티움 책하고 궤를 같이했다. 운이 좋게도(?)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일이 제법 재미 있었고, 남들이 뭐라든 나 나름대로 일에서 의미를 찾았다. 은퇴를 하고 나면 어떤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는 슬슬 생각을 해봐야겠다.

오티움

(제대로 된) 휴식과 (노력하는) 취미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 놓은 책이다. 기쁨과 즐거움의 미묘한 차이도 재미있었고 혼자 있는 능력에 대한 견해도 좋았다. 다만 산책, 등산, 독서, 영화감상, 운동경기 관람등 내가 즐기는 뻔한 취미들이 (현재 방식대로는) 저자의 기준으로 보면 오티움이 아니라서 살짝 맘상했다. 그래도 수년동안 실천하고 연구까지 하고 있는 Self-Tracking 그 모든 걸 아우르는 오티움일지도 모른다.

Uncle Frank

게이인 아들을 이해는 커녕 인정하지 못하고 저주하며 죽어간 지독하게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안타깝고 불쌍했다. 그런 아버지의 잔인함 덕분에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게되고 다행히 가족들은 모두 놀라울 정도로 쉽게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가족뿐 아니라 친구와 동료가 필요하지만, 개성과 정체성을 무시한채 무작정 세상의 기준에 끼워 맞춰서는 안된다. 아직까지도 동성을 사랑하는 것을 질병이고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많이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세상을 바란다.

Ask Again, Yes: A Novel

사랑과 용서에 관한 얘기인 것 같은데, 나는 공감도 잘 안되고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제목도 좀 별로인데다 전체적으로 어리둥절하다. 읽은 시간이 아까우니 애써 교훈을 하나 찾자면, 소중한 사람에게 문제가 있을때 감추고 숨기는 것 보다는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 그것이 정신질환이든 알콜중독이든.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떠올랐는데, 죄를 지은 당사자가 아닌 그 사람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 맞는 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