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나는 스스로를 완벽주의 성향이 좀 있는 semi-perfectionist 정도로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나니, 나는 영락없는 완벽주의자였다. 완벽주의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이룰 수 없는 완벽을 위해 과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적응적 완벽주의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니, 앞으로는 자기친절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성공의 덫에 걸리지 않으며 완벽주의 게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를 돌보는 노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자기친절의 핵심은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해서 몸을 건강하게 유자하고, 뇌가 호기심과 자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장이 사회적 유대와 자기존중의 경계 안에서 고동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삶의 질에 필수 요건들이다.

– 성공의 공식: 원칙보다 가치 중시
– 분석의 수준: 형식보다 기능 중시
– 배움의 방식: 일관성보다 경험 중시
– 목표: 결과보다 과정 중시

The Art of Spending Money, Same as Ever, The Psychology of Money

The Psychology of Money는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소문에 비해서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래에 나온 Same as Ever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좇기보다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것들에 주목하는 시각이 신선해서 꽤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최근에 출간된 The Art of Spending Money라는 책도 바로 이어 읽었다. 평소 스스로 경제관념이 너무 부족한 건 아닐까 생각하고 했던 나에게 오히려 위안이 되는 책이었다. 남의 시선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돈을 수단으로 삼아 내 방식대로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뿌듯했다.

When you accept how messy money can be, you value good-enough simplicity over the false comfort of complexity. Over the years I’ve come up with a few simple thoughts that guide how I think about money in my own house.

Spend less than you make.
Quietly compound.
Money serves you, not the other way around.
No one is thinking about you as much as you are.
Independence is wealth.
Health is wealth.
Aim to be a good ancestor.
Love your family.

사라진 여자들

핵심 등장인물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결정적인 행동들 역시 공감하기 어려웠다.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 끝까지 읽기는 했지만, 정작 범인의 정체와 범인이 잡히는 과정 마저도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반항하는 사람의 손목을 긋고 배를 찌른 뒤 이를 자살로 위장한다는 설정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뭐라도 하나 건지고 싶다면, 음주운전은 절대 하지 말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벌을 받는 것이 옳다.

뇌가 멈추기 전에

진작에 사 놓았던 책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이번 설 연휴동안 읽었다. 아는 것이 힘이 되기도 하고, 모르는 것이 약이 되기도 하지만, 이 책은 두려운 마음에 회피하기 보다 제대로 알고 대비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몸에는 좋지 않지만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고, 몸을 덜 움직이게 만드는 환경속에 살고 있지만, 약 먹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말고 조금만 더 신경 쓰고 노력하면 “건강”하게 살다가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네 번째 여름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는데, 술술 읽히는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미스터리한 요소가 재미를 더하도 했지만, 이 소설의 핵심은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울 것 같은, 치매마저도 가로막지 못하는 지고지순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따지고 들자면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짜임새 있는 구성이었다.

2026년 새해, 책 한 권 읽기를 끝내며 첫날을 시작했으니, 올 한 해는 책을 좀 더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파과

환갑이 지난 여자 킬러가 주인공이다. 젊은 시절 진행했던 청부 살인 대상의 아들이 킬러로 자라나 복수를 하려 했으나 연륜있는 주인공 할머니 킬러에게 결국은 패하는 결말은 살짝 억지스럽다. 이에 더해 몇몇 등장인물의 설정이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왕년에 잘나갔던, 나이 들어 퇴물 취급을 받게된 할머니 킬러의 기구한 일생이 나름 흥미롭게 그려졌다. 겁나게 자세한 표현을 많이 길게 쓰는 경향이 있어서 술술 읽히지는 않았지만, 한국사람이 한글로 쓴 한국소설이 외국작가가 쓴 글을 번역해 놓은 것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고 읽기 편하다는 생각을 다시한 번 했다.

6시 20분의 남자

어쩌다 보니 또다시 발다치 소설을 읽었지만, 이번에는 메모리 맨 시리즈가 아니었다. 이책의 새로운 주인공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인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었고, 대신 이런 소설에서 흔히 (?) 볼 수 있는 미 육군 특수부대 출신에, 뉴욕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로 취직할 만큼 머리까지 비상한 인물이다.물론 거기에 인품도 아주 훌륭하다. 한 때 마음을 주었던 직장동료가 숨진 채 발견되는 것으로부터 사건이 시작되고, 이후 (알고보니 그녀의 연인, 그녀의 부모 등) 여러 사람이 죽어나간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로 후반부가 특히나 재미있어서 예상보다 빨리 읽었다.

기억을 되살리는 남자

오랜만에 발다치 작가의 책을 읽었다. 우리의 메모리 맨이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하나의 공간에서 일어난 두 개의 (알고 보니 전혀 다른/상관없는)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여러차례에 걸쳐 반전도 있고 구성에 짜임새도 있고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몰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물론, 내 집중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남자 주인공이 안쓰러우면서 정이가고, 소설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좀 후루룩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메이오 클리닉의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

세월에 장사 없다고 나이가 들면서 노화 자체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어떻게 늙어갈지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총 19장에 걸쳐서 회복 탄력성, 면역력, 수면 등 실질적 관리법뿐 아니라 운동, 건강한 식단, 은퇴 후의 삶까지 아우르며, 나이를 초월하여 건강하게 늙는데 도움이 되는 방대한 지식과 안내를 제공한다. 노인들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구를 하고자 하는 나에게, 곁에 두고 참고할 만한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나이가 드니 때때로 자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생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죽어가는 과정이니, 어떻게 살 것인지와 어떻게 죽을 것인지가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가 될 지 모르는 남은생을 잘 살다가 잘 죽고 싶다. 이 책의 저자처럼 억울한 죽음, 불쌍한 죽음에 관심 가져주고 어루만져 주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물통은 구멍이 난 부분 이상으로 물을 채울 수 없고, 목걸이가 끊어질 때도 가장 약한 고리가 먼저 끊어진다. 우리 사회 역시 가장 약한 부분에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연재해든 인재든 언제나 가난한 이들, 사회에서 소외받은 이들이 가장 큰 희생자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희생과 비극은 결국 사회 전체로 번진다. 이것이 우리가 불편을 감수하고, 가장 약한 곳에서 출발해야 하는 이유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의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도 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저자가 오래전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라며 다음과 같이 다소 극단적인 “젊은이의 직업 선택의 십계”를 소개했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가,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