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받는 지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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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문화의 장벽 때문에 미국에서 열등한 유학생 시절을 보낸 후 한국으로 돌아가 엘리트로 거듭나는 미국 유학파 한국 엘리트들에 대한 책이다. 한국 사회를 지배는 하고 있으되 미국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남아 있는 사람들 상황도 그다지 밝지많은 않다. 한국 사정이 조금만 나았더라면 하는 마음과, 내가 바꾸려는 노력은 안하면서 좋아지길 바라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함께 들었다. 나는 학교로 가지 않고 회사에 다니고는 있으나 연구하는 사람이라, 좋은 연구하는 학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 교수들 얘기에 더 관심이 있었다.

 

미국 유학파 한국 교수들에 관한 얘기가 있는 6장에서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

  • 석학은 유행을 타는 사람이 아니라 유행을 만드는 사람이다.
  • 랜들 콜린스는 성공하는 학자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학문자본과 학문에 대한 열정이다.
  • 학문적 열정은 지속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유지된다.

 

에필로그에서 읽은, 무척이나 가슴아픈 문장:

  • 한국 지식인 집단은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에 민주화와 근대화를 거세게 요구해왔지만 정작 본인들은 비민주적이고 전근대적인 가장 모순된 집단을 이루고 있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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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들 추억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난 일들을 어느정도 (혹은 상당부분?) 왜곡해서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의 안좋았던 기억들이 잊혀지거나 수그러들지 않고 그대로 차곡차고 쌓여 괴롭힌다면 버텨내기 힘들테니. 잘못된 만남 수준은 아니지만 좋아했던 여자와 존경하다시피 했던 친구가 서로 사귀게 되었고, 그 사실을 알려오는 편지에 엄청 쿨하게 답장했다고 믿고 한평생을 살았다. 운명의 장난으로 사실은 자신이 엄청난 저주를 퍼부었으며 그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그들의 삶이 저주의 내용과 흡사하게 망가져버렸다는 사실을 수십년이 흐른 뒤에 알게된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겠지만, 인간의 기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이래서 일기를 써야하나 싶은 생각도 했다.

Mariners vs. Rays

SafecoField_20150604

지난 주 명신이가 다녀갔다. 수요일에 도착해서 금요일에 돌아가는 아주 짧은 일정이라 목요일 하루 휴가내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씨애틀 관광명소들은 예전에 많이 둘러봤고, 하이킹처럼 다음날 몸이 많이 피곤한 일정은 피해야 하는데, 운좋게 씨애틀 매리너스 홈경기가 있어서 오랜만에 야구장을 찾았다. 안타를 많이 치고도 점수를 제대로 뽑지 못해서 2:1로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