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ngers: Infinity War

완전 종합선물세트. 내가 모르는 캐릭터들도 여럿 등장. 악당은 혼자서도 훨씬 더 강해지는데, 점점 나이들어가는(?) 영웅의 능력은 기술의 발전에도 살짝 제한적이라 다구리만이 살길. 헐크는 더이상 화가 안나는지 제대로 등장을 못하고, 사람헐크랑 스파이더맨이 아이언맨 스타일 갑옷입고 등장해서 깜놀. 나 진짜 너무 늙었나보다. ㅠ.ㅠ 엔드게임을 영화관 가서 봐야할까 고민중.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특별하다고 교육받고 그렇게 믿으며 살았는데, Internet-of-All-Things 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부품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섬뜩하다. 기나긴 지구의 역사에 (아직까지는 보통) 백년도 채 못살고 죽는 나약한 존재. 이성보다 감성에 지배받고 혹하는 얘기에 잘 속는 어찌보면 한없이 어리석은 존재. AI 에 열광(?)하는 오늘 날 우리의 모습이 마치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했다. 그리고 가난, 질병, 전쟁은 상당부분 통제가 가능하지만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지 싶다.

이 책을 다 읽고 한참이 지난 후에도 기억하길 바란다고 저자가 맨 마지막에 던진 세가지 질문:

  1. Are organisms really just algorithms, and is life really just data processing?
  2. What’s more valuable – intelligence or consciousness?
  3. What will happen to society, politics and daily life when non-conscious but highly intelligent algorithms know us better than we know ourselves?

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사람이 데이타보다 중요하고, 의식이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믿을란다. AI가 나보다 나 자신에 대해서 더 잘알게될 때까지 살 수 있을까? 혹시 내가 죽기 전에 그렇게 되도 AI한테 물어보지 말아야지.

인랑

주변 강대국들이 한국의 통일을 반대하는 설정까지는 좋았는데, 통일을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와 그들을 진압하려는 두 정부조직 (공안부와 특기대) 의 암투가 이해가 안됐다. 그러더니 날지 못하는 아이언맨마냥 철갑을 두르고 총싸움에 몸싸움까지. 실수로 고등학생을 죽인 죄책감이 인간을 늑대로 만드는 것도 이상한데, 한효주처럼 예쁜 여자를 만나야지만 숨어있던 인간성이 살아난다는 건가? 한마디로 저질 핵노잼.

아수라

아수라는 불교용어로 사천왕에 딸린 여덟귀신들 중 하나로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단순한 싸움을 넘어서서 악의 밑바닥을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주사바늘, 칼, 그리고 피를 싫어하는 나한테는 정말 안맞는 영화인데 모르고 봤다.

바깥은 여름

  • 입동
  • 노찬성과 에반
  • 건너편
  • 침묵의 미래
  • 풍경의 쓸모
  • 가리는 손
  •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이렇게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소개되어 있는데 누가누가 더 슬픈가 내기하는 것 같다. 물론 종류만 다를뿐 다 슬프다 (침묵의 미래는 다른 단편에 비해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힘들다고 투정부리지 말고 감사하며 열심히 살자.

26년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은 진작에 알았지만, 다시금 한없이 분하고 부끄럽다. 이 영화에서는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에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 기회를 주려고 했다. 말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살인마들을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인간적으로 대우해 주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생각만해도 치가 떨리는 극악무도한 범죄는, 자신의 목숨을 내건 불쌍한 희생자들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나서서 단죄해야 한다. 더 늦기전에…

아픔이 길이 되려면

개개인의 질병이나 아픔에 대한 책임을 개인들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들이 속한 사회에 묻고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해 알지도 요구하지도 못하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편에 서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실천하는 이들이 존경스럽다. 합리적인 개인주의자로서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잘 살아내는 것도 좋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서 나 아닌 남을 이롭게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비록 내가 앞장서지는 못하더라도 이런분들을 더 많이 응원하고 조금이라도 본받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개인주의자 선언

미국 나와서 사는게 일장일단이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은 한국과는 다른 세상을 경험했다는데 있다. 단일민족의 자긍심과 민족주의 이데올로기로 철저히 무장되었던 내가 이제는 미국사람이 다 되서 개성, 다양성, 나와는 다른 의견까지 존중할 수 있는 (합리적!) 개인주의자가 되었다. 내가 보기에 1부가 제일 재미있고, 내용도 제목과도 잘 어울리고, 뒤로 갈수록 아주 살짝 (예전에 읽었던) 아무말 대잔치 느낌이 났다. 판사님께서 이렇게 읽기 쉽게 글까지 잘 쓰시다니 세상이 좀 불공평하다.

나는 농담이다

뭔가 가벼운 것을 읽고 싶었는데 목적 달성(?) 어떻게 엮여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책장도 술술 넘어가고, 역설적으로 살짝 슬프기도 한데, 뭐랄까 평소에 과장가 허풍이 심한 사람한테 전해듣는 얘기같다. 예전 어느 조폭영화에서 라스베거스 근처에도 못가본 조폭이 라스베거스에 대해서 뻥치던 거랑 비슷하다고 하면 너무 심한가? 그리고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주인공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불쑥불쑥 나오는 성적인 농담들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