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성당에서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심하게 타락한) 신부가.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스토리가 탄탄해서 재미는 있었지만, 막 긴장되거나 깊이 몰입되지는 않았다. 종교를 수단으로 삼는 사람과 목적으로 삼는 사람이 대비되는 영화였다. 돈 앞에서 추악해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 씁쓸하다.
Category: 영화, TV 및 공연
발코니의 여자들
간만에 진짜 독특한 영화를 봤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프랑스 블랙 코미디라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예상과는 조금 다르게 웃기면서 슬프고, 친구들의 우정에 살짝 감동까지 주는 작품이었다. 누군가의 죽음이 슬프거나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은 그런 경우는 보통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남편들까지 포함해서, 싫다고 말해도 못알아 듣고 강제로 관계를 맺는 남자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지 생각하니 끔찍했다.
무명 배우 엘리즈 역을 맡은 배우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했더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 역을 맡았었다.
무명
Rounders
포커라는 게임이 중독되는 도박이 될 수도 있고, 사람과 판세를 읽는 기술이 요구되는 스포츠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다. 주인공 맷 데이먼은 전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결국 법대를 포기하고,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에 도전하기 위해 라스베거스로 향한다. Texas Hold’em은 그렉네 집에서 때때로 자주 했던 게임으로, 서점에서 포커 관련 책들을 살펴본 적도 있었다. 다른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잘 하는 사람들이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출장이나 여행 중에 케이블 채널을 볼 수 있는 호텔 방에서는 World Series of Poker 경기도 자주 보곤 했다. 그리고 맷 데이먼, 에드워드 노튼, 존 말코비치 모두 연기를 참 잘했다. 그래서 오래된 영화임에도 재미있게 보았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
신명
윤동주, 달을 쏘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세상이 너무 뒤숭숭해서 가벼운 영화를 보고 싶었다. 초중반에는 살짝 저질 코미디처럼 느껴져서 후회스러웠지만, 뒤로 갈수록 나아지더니 감동적인 결말로 마무리됐다. 4년 전에 남편(콜린 퍼스)을 떠나보내고 두 아이를 홀로 키우며 고군분투 하던 브리짓이 다시 일을 시작하고 새로운 인연도 만나며 해피엔딩을 맞는다. 그런데도 브리짓이 사별한 남편 마크를 그리워하는 것을 보니, 팬데믹 동안에 돌아가신 반포 할머니 생각이 나서 자꾸 눈물이 났다. 이런 영화 볼 때마다 나도, 완벽하거나 대단하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면서,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꿋꿋이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Past Lives
잔잔함 그 자체인데 지루하지 않은 영화다. 인연이나 전생같은 단어는 한국인에게는 많이 익숙하지만, 한국계가 아닌 토종 미국인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가 좀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피천득의 수필 인연에서는 아니만났으면 좋았을 거라는 세번째 만남때문에 마음이 참 많이 아렸었다. 다 큰 어른이 된 후에도 (사랑이 아닌) 사람이 변하는데, 전혀 다른 환경에서 24년이라는 세월을 살아가며 성장하고 변화하는 동안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그 마음이 그대로 유지된다 한들, 보면 애틋하고 좋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옛날에 찍은 사진과 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