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함 그 자체인데 지루하지 않은 영화다. 인연이나 전생같은 단어는 한국인에게는 많이 익숙하지만, 한국계가 아닌 토종 미국인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가 좀 궁금하다. 내가 좋아하는 피천득의 수필 인연에서는 아니만났으면 좋았을 거라는 세번째 만남때문에 마음이 참 많이 아렸었다. 다 큰 어른이 된 후에도 (사랑이 아닌) 사람이 변하는데, 전혀 다른 환경에서 24년이라는 세월을 살아가며 성장하고 변화하는 동안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그 마음이 그대로 유지된다 한들, 보면 애틋하고 좋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옛날에 찍은 사진과 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