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그대만

사이코패스가 잔인하게 사람 죽이는 얘기들을 읽고 보다가, 오랜만에 선남선녀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것 같은) 지고지순한 사랑얘기를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곁에서 함께하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걸고 돈을 구해서 시력을 찾아주는 것과 시력을 포기하고 확실히 끝까지 곁에 있어주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나은 선택일까? 영화에서는 불구가 되서라도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그리고 작은 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3천만원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안타까웠다.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어린이 동화책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더벅머리 페터>라는, 잔혹한 내용의 동화를 바탕으로, 가정폭력의 희생양인 미친 남자가 여자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 내용이다. 욕심많고 비정상적인 정신과 의사, 그리고 그녀와 바람피우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그녀 모르게 유산시켜 버리는 이상한 검사가 이야기를 꼬아놓는 역할을 했다. 독일소설은 접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처음으로 읽은 것일수도 있음) 적응하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

  1. 못된 프리드리히가 채찍으로 개를 때리다가 발을 물려버린다.
  2. 파울린헨이 불장난을 하다가 한 줌의 재와 구두만 남아버렸다.
  3. 성인 니콜라스가 흑인을 놀린 아이들을 검은 잉크병에 빠뜨린다.
  4. 어수룩한 사냥꾼이 토끼가 쏘는 총은 피해 우물에 뛰어든다.
  5. 손가락을 심하게 빠는 콘라드가 재단사에게 양손 엄지를 잘린다.
  6. 뚱뚱한 카스퍼가 밥 안 먹는다고 떼를 쓰다가 굶어 죽는다.
  7. 필립이 식탁에서 소란을 피우다 수프와 음식물을 뒤집어쓴다.
  8. 한눈팔던 한스가 길을 걷다가 물속에 빠져버린다.
  9. 폭풍우 치는 날씨에 밖에 나간 로베르트가 저 하늘로 날아가버린다.

Flow: The Psychology of Optimal Experience

명불허전. 괜히 National Bestseller 가 아니구나. 많이 크지도 심하게 두껍지도 않은데 작은 글씨로 엄청 심도깊은 내용이 빽빽히 들어있어서 조금씩 꾸준히 읽어야했다. (그래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나중에 다시 또 읽어야 될 것 같다.) 주로 Productivity 관련된 페이퍼를 통해 접하면서 어떻게 집중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읽어보니 어떻게 몸과 마음을 다스리면서 가장 바람직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남이 부여하는 기준에 맞추려 하지 말고, 내 스스로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내가 믿는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사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겼다. 심리학은 참 매력적인 학문이고,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저자의 높은 학식이 진정 존경스럽다.

The Social Dilemma

나는 페이스북 어카운트도 없고, 근래에 한국뉴스와 건강관련 유튜브를 좀 많이 보기는 했지만 트위터나 구글은 주로 일때문에 사용하는 편이다. 예전 박사공부하던 시절에 한동안 싸이월드를 너무 많이 쓴 적이 있지만 심각해지기 전에 큰맘 먹고 끊었고, 때때로 한국뉴스도 많이 읽지만 요즘에는 건강관련 기사 위주로 본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니, 소셜미디어에는 개인의 집중력을 처하시키는 것을 훨씬 넘어서는 악영향이 있다. 관련된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이 민주주의와 인류문명의 위기까지 이야기하는데, 마크 저커버그는 이 상황에서 AI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답답하고 두렵다. 추천해주는 것을 아무생각없이 소비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과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선택해서 봐야겠다.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

막연히 나무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무에게서 배울 점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신변잡기를 드러내는 에세이가 아닌 자기계발서보다 더 배울게 많은 에세이다. 그리하여 저자가 존경스럽고 살짝 부럽기까지 한 내가 좋아라 하는 에세이다. 내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망치지 말고, 적당한 틈을 가지고,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순간들은 버텨내면서, 씨앗처럼 용감하게, 세상 어느것도 함부로 대하지 말고, 강함을 이겨내는 부드러움을 지니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무 의사님 이렇듯 많은 교훈들을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

초반인 1부에서는 뭐 저리 멍청한 아줌마가 있나 + 역시 남자들이란 했다가, 중반 2부에서는 헐 뒤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 하더니, 마지막 3부에서는 역시 권선징악스러운 해피앤딩 마무리. 돈많고 잘생긴 소시오패스는 진짜 위험한데, 뭣도 모르고 제발로 기어들어가는 욕심꾸러기 꽃뱀. 사람들이 남을 위하는 마음까지는 아니어도, 남한테 피해를 주거나 남을 해코지 하지는 않는 마음을 좀 가졌으면 좋겠다.

택시운전사

대한민국의 가슴아픈 역사. 한 국가의 군인이 어떻게 무서워서 도망치는 자국의 국민들에게 총을 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만행을 저지른 인간이 아직도 호의호식 하면서 떵떵거리고 살아간다는 현실에 분노와 절망을 함께 느낀다. 그리고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제발 소명의식을 가지고 진실을 제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좀 했으면 좋겠다.

탄력적 습관

꾸준한 노력으로 여러가지 좋은 습관을 들였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습관도 몇가지 있다. 하루정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해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얼까 고민이 많았는데 시도해볼만한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찬바람이 아닌 따뜻한 햇빛이 외투를 벗기듯이 엄겸함에만 의존하지 말고 유연함을 더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계획을 제대로 세워서 원하는 습관을 잘 만들어봐야겠다.

완벽한 삶을 훔친 여자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많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고 재미는 없다. 본인의 노력이나 의지로 이룰 수 없는 일은 포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텐데, 안타깝게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해서 본인의 능력 밖의 일에 심하게 집착하는 것 같다. 다른 여러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되도록 삼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른들 (특히 종교인들) 제발 어린애들 성폭행 좀 하지 말고, 부모는 자식을 나쁜 인간들로부터 보호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