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폭력적이고 사람 많이 죽어나가는 영화 참 오랜만에 봤다. 슈팅 게임을 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근 거리에서 많은 적군이 등장하고, 여기저기 부상을 당하면서도 재빠르게 효율적으로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인다. 방글라데시 마약조직에 의해 납치된 인도 마약조직 두목의 아들을 구출하는 이야기. 교도소에 수감중인 두목이 자기 아들 구하려고 자신의 심복을 협박한다 (네아들 다음 생일을 맞고 싶으면 내아들 구해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수행할 능력이 있을만큼 값비싼 용병을 제대로 고용할 돈이 부족한 그 심복이 사기를 치면서 작전이 심하게 꼬여서 마치 전쟁터 같은 상황의 이 영화가 만들어진다. 자기 자식이 그렇게나 귀한 사람이 다른사람과 그들의 자식은 어찌 그리 쉽게 죽일 수 있는지가 늘 의문이다.

에세이가 본래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는 하지만 너무나 사적이고 은밀하다고 여겨지는 내용들을 담고있다. 상당부분이 2015년에 작고한 (상당히 유명한) Oliver Sacks 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두분이 법적으로는 남남이었으나 고인이 인생의 끝자락에서 찾은 진정한 사랑이었으며, 고인으로 하여금 인생말년에 커밍아웃하도록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그런 마음이 아주 조금은 수그러들었다. 게다가 전파트너와도 심장병때문에 사별하고 사랑했던 고인과도 암때문에 사별한 기구한 팔자를 타고 났다는 사실에 조금 안스럽기도 했다. 그나저나 Oliver Sacks 님은 생각하고 글쓰기의 화신이신것 같으니 그분께서 쓰신 책들을 좀 더 읽어봐야겠다.
장기화되는 재택근무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좋은 습관을 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날씨가 방해하지 않으면 하루에 한번 (되도록 식사후에) 산책을 한다. 그러기 위해 예전에는 신경쓰지 않던 일기예보를 시도때도 없이 본다. 산책코스의 시작과 끝은 거의 같지만 상황에 따라 중간 부분을 조절하고, 주말에는 여러바퀴를 돌기도 한다.






산을 깎아 집을 지은 동네에 살기 때문에 집들이 빼곡히 들어찬 주택가여도 나무와 산을 볼 수 있고, 자그마한 트레일들을 만날 수 있다. (좁아서 사람을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에 산책중에 트레일을 이용하지는 않는다.)


볼품없는 다리(?)인데 2006 이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얼마전에 우연히 발견했다. 내가 졸업하고 이사오던 해에 만들어졌나 싶어 사진에 담았다.


인생 즐기면서 별 생각없이 살다보니 살과 몸무게는 무섭게 늘었고 건강은 저멀리 달아났다. 긍정적인 성격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삶을 전환시키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하고 뉴욕 마라톤 완주라는 목표를 정한다. 물론 중간에 큰 위기를 겪지만, 몸무게를 줄이고 날씬한 몸매를 가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닫고 꾸준히 노력해서, 친구와 가족들의 격려를 받으며 마라톤을 완주해낸다. 영화 보기 시작한지 10분도 안되서 어떤 내용인지 안봐도 비디오였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응원하면서 나름 재미있게 봤다.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달성하는 일을 보는 것은 언제나 좋다.

독특하고 치밀한 전개를 보여줬던 전편이 워낙 재미있었던 탓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재빨리 읽었다. 오래전에 실종됐던 사람들이 줄줄이 나타나 사람을 죽이는데, 예상치 못한 전개및 반전은 이번에도 계속되었다. 각각의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자가 있었으며, 이번에도 바로 그 속삭이는 자는 잡지 못했다. 여전히 재미있었지만 중간즈음에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고 결말에 다다르는 반전은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있었다. 사회 부조리에 관한 메시지를 같이 전하는 것은 좋은데 살짝 너무 심오해져서 재미를 좀 희생한 것 같다. 그리고, 주인공 밀라는 일선에서 물러나서 정신과 치료부터 받아야 할 것 같다.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하면 의사소통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인줄 알고 읽었는데, 방법보다는 문제점에 대해서 설명하는 책이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타인에 대해서 실제보다 더 많이 안다고 잘못 믿고 있고, 그로인해 간혹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기한 부분도 있고 생각해 볼 부분도 있었지만 대단히 재미있게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사소한 일이라도 매일매일 꾸준히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삶을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아서, 생활속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존경심이 있다. 이것저것 모으는 것을 참 좋아라 하기에 미니멀 라이프까지는 원하지 않지만, 보기에도 건강에도 좋지 않은 군살 빼듯이 필요없는 물건들을 처분하여 깔끔한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있다. 엄청나게 간결한 내용에 사진이 무지 많아서 그림책에 가깝다. 조금 과하다 싶은 부분이 있었지만, 덕분에 1일 1개 버리기를 실천해보고 있다.

최면술뿐만 아니라 (혼령과 인간을 매개해는) 영매도 등장하는 점은 좀 껄쩍지근하지만, 실전경험이 많은 유명한 범죄학자가 실제 참여한 사건을 바탕으로 써서그런지 세밀함과 치밀함이 엄청나다. 게다가 여러개의 크고 작은 반전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있어서 끝까지 한결같이 재미있다. 그동안 본 수많은 범죄수사물 덕분에 어지간한 사이코는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살인을 저지르도록 만드는 아주 무서운 짐승(즉 책 제목에 해당하는 “속삭이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남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좋은 일에 쓰면 참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