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날게

엄마와 딸이었던 두 사람이 주지스님과 스님의 인연으로 다시 함께하게 된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세속적인 호기심에서 골라 읽었는데, 그런 나를 많이 부끄럽게 하는 감동적인 내용의 책이다. 나는 현재 특정종교를 믿지 않지만, 혹시 종교를 갖게 된다면 불교를 선택할 것이다. 수행을 통해 선한마음을 추구하는 스님들을, 특히나 따뜻한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분들을 존경한다. 필사를 한번 해볼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겠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사람,
그러면서 늘 미안해하는 사람,
엄마가 나의 엄마여서 고맙습니다.

Joker

내가 좋아라하는 영웅영화 중 하나인 배트맨의 고정악역인 조커. 너무 자연스럽게 나쁜 놈이라 받아들였는데, 이렇게 안타까운 사연이 숨어 있었으며 배트맨의 아버지도 그다지 훌륭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점이 슬프고 조금은 불편하기까지 했다. 구성원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도 사람답게 선하게 살 수 없다면 그건 개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병든 것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병에 걸리는 것처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다고 해도 혜택이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지지 못하면 이렇듯 병든 세상을 직면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병든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었던 주인공은 희대의 악인인 조커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때문에 영화보고 마음이 좋지 않다.

City of Girls

자유분방하고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산 한 여인 비비안이, (포옹한번 할 수 없었지만) 진정으로 서로 사랑했던 남자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본인의 삶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한게 없었기에 여유롭고 아쉬울게 없었던 비비안의 삶은 크게 공감되지는 않았지만, 아주 많이 흥미로웠다. 아마도 주인공 만큼이나 개성이 강한 주변인물들과 특별한 설정들이 시대를 많이 앞서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을 다 읽은 뒤에 이 책의 저자가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Eat, Pray, Love 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중에 다른 책들도 좀 읽어봐야겠다.

한 접시 건강법

어려서부터 잔병치레 없이 음식 가리지 않고 잘 먹어서 평생 건강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주 커다란 착각이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이것저것 마구 먹어대면 나이가 들수록 몸은 망가질 수 밖에 없다. 소위 맛있는 음식들은 몸에 안좋은 경우가 많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식품관련 회사들은 비용은 아끼고 사람들의 소비는 늘리기 위해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나쁜 식품을 어떻게 피하고, 음식을 어떻게 골고루 “잘” 먹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아프고 난 후 치료하기 보다는 미리 예방하는게 중요하고, 약을 통한 치료보다는 식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배웠다. Self-Tracking 과 잘 접목시키면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간단치 않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열심히 궁리하고 고민해 봐야겠다.

RIP Fitbit Alta HR

나의 Fitbit Alta HR 이 오늘 오후 5시 22분 Sync 를 마지막으로 장렬히 전사했다. 그래서 만보넘게 걸었음에도 오늘의 스텝카운트는 기록상 9927. 아 이렇게 예고도 없이 허망하게 가다니… ㅠ.ㅠ Alta 시리즈는 진작에 단종이 되었기때문에, Inspire 나 Charge 3 시리즈로 갈지 이참에 애플와치로 갈아탈지 살짝 고민이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 발렌타인데이 기념 세일이 내일모래 15일에 끝나기도 하고, 다음 디바이스를 살때까지 데이터를 못모으기 때문에. 진짜 맘.상.해.

Super Size Me 2: Holy Chicken!

1편에서는 자신이 소비자로서 마루타가 되어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을 만천하에 알렸던 주인공겸 제작자가 이번에는 닭고기 샌드위치를 주로 판매하는 공급자로서 식품업계의 문제점을 다시한번 알려준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머리로는 건강한 것을 추구하지만 입은 맛있는 것을 원한다는 것, 그리고 식품업계 회사들이 이를 이용해서 오히려 더 교묘하게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5개의 닭고기 대기업(?)들이 대를 이어 닭농장을 하는 농부들을 (더 싼 가격으로 더 빨리 더 큰 닭을 만들도록) 서로 경쟁시키고 쥐어짜내고 있다고 한다. 닭고기 먹은지 제법 되었지만, 다큐멘터리 보고 응원을 보내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서 안타깝고 무기력하다.

A Simple Favor

간만에 Blake Lively 나 보자는 생각으로 별 기대없이 봤는데, 범죄보다는 코미디에 중점을 두고 봐서그런지,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악역이기는 했지만 (촬영당시에는) 아이를 둘 낳고나서도 여전한 Blake 의 멋진모습도 많이 반가웠다. 사람은 겉모습만 봐서는 알 수가 없고 참으로 나약하며, 더불어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Better: A Surgeon’s Notes on Performance

성공이 무엇인지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데,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가 더 나은 진료를 하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를 실례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한 요소는 성실함 (Diligence), 올바름 (Doing Right), 그리고 독창성 (Ingenuity) 이렇게 세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세가지는 연구를 잘하는데도 필요한 태도이기도 하다. 딱 이렇게 세 파트를 구성한 뒤에는, 후기를 통해 수많은 의사중의 그저 하나가 아닌 긍정적인 예외가 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1. Ask an unscripted question
  2. Don’t complain
  3. Count something
  4. Write something
  5. Change

좀 쉬엄쉬엄 살려고 했는데 아툴님이 내 가슴에 불을 지르신다. 내 자신을 더 잘 돌보면서 연구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Death Wish

시카고의 겁나 잘나가는 외상 외과 의사가 가족들이 강도들의 공격을 받은 후 (아내는 죽고 딸은 혼수상태에 빠지자) 길거리 범죄자들을 스스로 처단하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범인들도 다 찾아내서 죽이는 이야기. 영화는 영화인지라 딸도 무사히 회복되서 대학교 진학하고, 경찰들도 진범을 끝까지 캐지않고 (피자 한조각 먹고) 그냥 봐줘버림. 간만에 본 부르스 윌리스 참 반가웠는데, 그의 엄청난 가오가 영화 설정에는 좀 잘 안맞은 것 같다. 자꾸 다이하드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