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성장소설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나는 어려서 이책을 읽지 않았던 것 같고 나에게는 그렇게 손쉽게 이해되는 책은 아니었다. 나는 과연 알을 깨고 새가 된걸까? 아무래도 가다가다 한번씩 다시 읽어봐야겠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영웅

진짜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아가서 본 영화인데 완젼감동! 고국이 해방되면 유해를 고국땅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셨다는데, 일본의 만행으로 아직까지도 유해의 위치조자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눈물이 나는 장면이 여럿 있었는데 (그래서 영화관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도 들렸는데), 친일파 놈들은 이런 영화를 보면 도대체 어떤 생각이 들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목숨을 들여서 지켜낸 나라인데, 친일파들이 득세하는 이 현실이 서글프다.

리멤버

국가가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못하니까 일제강점기때 친일파들에 가족을 잃은 80대의 치매에 걸린 노인이 직접 나서서 복수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영화속에서라도 그들이 처벌받는 모습을 보고싶어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하기를 무심결에 응원하면서 보았다. 국회의원을 비롯해서 요직에 앉아있는 많은 사람들이 (반성하지 않는)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한국의 암울한 현주소다.

배심원들

굉장히 암울할 수 있는 얘기를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법이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배웠다. 다이너마이트가 폭력과 범죄에 악용하듯 법을 권력과 탐욕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완벽하고 예외없는 규칙이 존재할 수 없기에 올바르게 사용하려는 진심어린 노력이 필요할터인데 그런 사람들은 소수이고 조직의 윗자리에도 오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살인의뢰

서로 미운사람 죽여주기는 범죄드라마에 가끔씩 등장해서 아주 놀랍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가 신기하게도 조폭도 나오고 칼부림도 장난아닌지라 긴장은 되는데 살짝 지루했다. (범인 밝혀놓고 시작하면서도 긴장을 유지시키는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주연급인데 악역에 대한 배경설명이 조금이라 있었으면 좋았지 싶다. 생존이 아닌 다른 목적을 위해 살인을 하는 동물은 사람뿐이라는데, 재미로 사람을 죽이는 싸이코 패스들을 사람취급 해줘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재심

2000년 8월 10일은 내가 미국으로 유학나온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왜 이리 많고 나쁜 놈들은 또 왜 이리 많은 걸까? 유전무죄 무전유죄 (혹은 요즘에는 유검무죄 무검유죄) 가 너무나 잘 들어맞는 세상인지라, 정말이지 법이라는게 뭔가 싶다.

씨발놈들아!

결백

한국에 오니 넷플릭스에 한국 영화들이 많아 잘 골라서 봐야한다. 내용상 틈이 없지는 않고 아주 살짝 지루한 면이 있지만, 여러가지 반전이 있어서 볼만했다. (잘 쓴 페이퍼가 리젝되고 저질 페이퍼가 억셉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일인데) 이 세상에 죄 없는데도 억울하게 벌 받는 사람들이랑 죄 지었는데도 벌 안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를 포함해 다들 좀 더 나아지는데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욕심을 가지면 좋겠다.

헌트

요즘 이런 장르를 팩트 더하기 픽션이라 팩션이라 부르는 것 같다. 질서(와 평화?)를 위해 살인마를 용인한다는 설정때문에 그저 맘상하는 영화. 이상하게도 이정재와 정우성 둘 다 나는 별로 (연기를 못한다는 소리는 아님).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으로 신인감독상도 받았다는데 뱅기에서 봤던 킹 메이커나 남산의 부장들보다 재미가 덜했다. 저 시절에는 진짜로 남한에 간첩이 (안기부의 높은자리까지 포함에서) 그렇게도 많았을까? 독재자 한명 죽인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기회 있었을때 쓸데 없는 판결문(?) 읽지 말고 그냥 쏴서 죽여버리지. 물론 그랬으면 영화가 안됐겠지만. 전두환이 그리 호위호식하며 오래살다 편안히 간게 다시한번 짜증났다.

말의 시나리오

흔히들 눈이 마음의 참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말을 하는 입이 진짜 사람의 본모습을 드러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는게 말인데, 일상생활에서 내가 쓰는 말들, 나의 언어습관은 참 부끄러운 수준이라는게 가슴아픈 현실이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똑바로 말하고 연습과 노력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니 희망을 가져보련다. (근데 책 제목은 참 별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