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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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누군지도 자기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고, 그래서 열 살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열네 살이었던 한 아랍인 소년 모모. 젊은 시절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다, 나이들어 그런 여자들의 아이들 맡아서 돌봐주는 유태인 로자 아줌마. 이 책은, 비록 이보다 더 불행하기 힘들 것 같은 밑바닥 인생이기는 하지만, 모자지간보다 더 가까운 이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이 가득한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현실이 아무리 시궁창 같아도, 늙고 병들어 가진 것 하나 없이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다다를때까지 곁에서 함께 해 줄 수 있는 그런 누군가가 있다면 그 인생은 살아볼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기 배가 아파서 낳은 친자식도 나이들고 병들면 나몰라라 남보다 더해질 수 있는게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본명이 로멩가리인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에서 한 사람이 한번만 수상할 수 있다는 콩쿠르 상을,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이 책을 통해서 두번째 수상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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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된 지 한참이 된 Podcast.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었고 별 관심도 없었는데, 2월에 아이폰 장만하면서 전직기자이자였던 영화평론가 이동진, (들어본 적도 없었던) 작가 김중혁,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기자 이다혜가 진행하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Podcast 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후에 지난 수요일에 업로드 된것까지 총 140회를 모두 들었다. 출퇴근길 차안에서,  출장길 비행기안에서, 집에서 설겆이 하거나 빨래개면서, 그리고 등산길에서 듣기에 아주아주 좋았다. 메인 진행자인 이동진의 목소리고 좋고, 소개되는 책들도 대부분 좋아보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세 진행자 모두가 정말로 책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전해진다는 점이었다.

전에 한국에 갔을때 홍대앞에 있다는 빨책카페에 들러서 커피마시며 시간을 보낸적이 있는데, 다음에 꼭한번 공개녹화할때 찾아가서 직접 들어보고 싶다.

The Willpower Instinct: How Self-Control Works, Why It Matters, and What You Can Do to Get More of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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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대학에서 일반인들에게 교양과목으로 제공되기도 했던 수업내용을 바탕으로, 의지력과 자제력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설명을 제공한다.  한꺼번에 다 읽지말고 한주에 한챕터를 읽으며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라고도 권하는데 나는 그냥 주욱 다 읽었다. 의지력과 자제력을 통해서 변화를 이루어내려면 한번에 단숨에 끝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변하고 싶은 궁극의 목적을 항상 기억하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더 나은 자신으로 변해가는데 있어서, 스스로에 대한 비판과 질타보다는 애정과 격려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A Single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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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사별 (죽음에 의한 이별) 중에 어느 것이 더 슬프고 힘들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이 영화를 보고 사별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전전긍긍 집착하는 삶도 사랑도 참으로 덧없게 느껴진다.

Annette Lake, 10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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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데드라인도 코앞이고 날씨도 흐려서 가지 말까 고민하다가,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녀왔다.

덕분에 평생 한번 볼까말까한 장관을 보았다. 90번 고속도로에서 세번째 차선에 색깔도 스타일도 다양한 Jeep Wrangler 11대가 한줄로 나란히 달려가는 모습. 아마도 동호회에서 함께 놀러가는 것이었겠지. 뒤에 붙어 따라갈까? 맨앞에서 이끌고 갈까? 하는 생각을 잠시하다 그냥 지나쳐갔다. 속도제한이 70마일인 고속도로만 아니었어도 사진을 찍었을텐데 아쉽다.

Annette Lake, 7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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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비가 내려서 못가고, 오늘 2주만에 갔더니 누군가가 호숫가에 돌탑을 쌓아놨다. (아마도 캠핑하고 간 사람들 일듯) 여름의 끝자락이라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조금 춥기까지 해서 긴팔을 입고 다녀왔다. 같은 호수인데 매 번 다르게 느껴지는게 신기하다.

Misbehaving: The Making of Behavioral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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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라는 엄청나게 재미있고 훌륭한 연구분야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그렸으며, 그 분야의 창시자인 Richard Thaler 의 연구자서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이성뿐만 아니라 감정을 가진 동물이라서 생겨날 수 밖에 없는 현상들을 학문적으로 정립해냈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구를 평생에 걸쳐서 꾸준히 잘 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존경스럽고 부럽다. (우리회사에 강연 왔을때 싸인 받기를 잘했다. ㅎㅎ) 세상은 넓고 훌륭한 사람들이 진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