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o Poo Point, 2nd

일주일여만에 집근처 Poo Poo Point 를 다시 찾았다. (예전에 자주 찾던 Annette Lake 는 여름이나 되야 갈 수 있을 것 같다.) 날이 흐렸지만 (일기예보에서 비가 온다고 하지는 않아서) 나섰는데 출발점부터 심상치 않더니 얼마 안가서 부슬부슬 내리다 말다 반복하다가 정상즈음에서는 비가 내렸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구름이 자욱해서 거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정상근처 게시판(?) 사진까지 찍었다. 날씨가 안좋은데도 불구하고 주말이라 산을 찾은 사람들은 훨씬 더 많았다.

The Father

치매증상이 악화되어 결국에는 요양소로 가게되는 한 아버지의 안타깝고 슬픈 여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치매노인의 시선으로 영화가 전개되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혼동스러웠는데, 마지막에 (대사를 통한 직접적인 설명없이) 너무 깔끔하게 정리를 해줘서 놀랐다. 내일 모레가 어버이날인데 하루가 다르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기력이 쇠하고 계신 부모님이 멀리 한국에 계신터라 남일 같지 않았고, 치매는 자식의 착한 심성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병이라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고령화 역시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니 나라가 자국민을 보살필 수 있는 정책을 만드는게 중요할 듯 싶다.

빛을 두려워하는

조금 극화된 면이 있구나 싶었지만, 세상에 이상한/미친 인간들도 좋은 사람들 많다는 사실이 떠올라 결과를 궁금해하며 끝까지 읽었다. 임신 중절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데, 반대론자들 쪽에 극단주의자, 타락한 성직자, 소시오패스 부자 등이 포진해 있어서 임신 중절 문제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잠작하기 어렵지 않다. 태아의 생명을 포함해 여러사람의 삶이 걸려있는 만큼 한쪽이 절대로 혹은 일방적으로 옳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원하지 않는 혹은 무책임한 임신이 일어나지 않도록 개인과 사회가 함께 노력하면 좋을텐데, 나쁜 인간들이랑 철없는 사람들도 많아서 그게 참 힘들다.

Air

4월의 마지막 날 다시 영화관을 찾았다. 내가 좋아라 하는 나이키 운동화가 컨버스랑 아디다스에 밀려 3등이던 시절이 있었고, 마이클 조던과 계약하면서 지각변동을 이뤄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조던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이 어려운 일을 이끌었던 스카우터뿐만 아니라, 마이클 조던 엄마도 정말 대단하고 마케팅 담당자, 신발 디자이너, 그리고 사장님도 다 존경스럽다. 데드라인에 맞춰 제출한 페이퍼 결과를 습관적으로 기다리는 것 말고, 성심을 다해 노력한 후 간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린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슬펐다. 근래에 들었던, 혁신(breakthrough)은 무언가를 깨뜨려야 가능하다는 얘기가 아주 잘 들어맞는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키라는 회사를 다시보게됐고, 나이키 농구화도 한켤래 사야하나 싶다. (고등학교때 산지 얼마 안된 나이키 농구화를 수학여행때 신고갔다가 잃어버렸었고, Cast Away 보고 나서 윌슨 배구공 샀었다.)

Poo Poo Point

4월이 다 가도록 쌀쌀했는데 간만에 날씨가 따뜻하고 너무 좋아서 많이 길지 않은 Poo Poo Point 로 올해 첫 등산을 하고 왔다. 집 근처에 있고 아침일찍 출발했더니 사람들도 별로 없어 참 좋았다. 아주 오랫만에 갔더니 트레일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는데, 이정표는 새롭게 잘 정비되어 있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2001년 마흔셋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저자가, 잠깐동안의 좌절을 극복한 후, (어찌보면 더) 보람차게 살아내면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싶은 마음에서 쓴 책들 중 한권이다. 상상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직접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런 삶의 지혜들을 좀 더 일찍 마흔에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10년 가까지 늦었지만 전보다는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불치병을 극복해야하는 어려움은 없으니, 남은 인생 어떤 길을 가게되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행복은 오히려 덜어 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 내는 것, 나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의 나와 세상을 똑바로 보고,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Stronger

2013년 보스턴 폭탄테러 때 두 다리를 잃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주인공 제프는 (여러차례) 헤어진 여친을 바에서 우연히 만나 보스턴 마라톤에 나간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응원하러 나갔는데 그만 근처에서 폭탄이 터지게 된다. 폭탄이 터지기 전에 근처에서 보았던 폭파범을 FBI 에게 제보해서 검거에 도움을 주고 얼떨결에(?) 영웅이 된다. 그의 착한 심성을 좋아했던 옛여친과 다시 결합했지만, 방황하며 힘겹게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중반즈음부터 많이 식상하고 지루해졌다. 지인들과 술마시고 난폭한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걸렸는데, 그를 알아본 경찰관이 사진을 같이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특히나 황당했다. 어쨌거나 몸 여기저기가 점점 노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손상이 없는 것에 감사하고, 나중에 많이 약해지더라도 잘 견뎌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참 괜찮은 태도

<다큐멘터리 3일>의 VJ 와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하며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난 저자가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책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대단한 (세속적인) 성공을 이루지 않았어도 엄청나게 부유하지 않아도 모범이 되고 감동을 준다. 얼마전에 읽은, 옳고 그름을 분별할 필요도 없이 그저 묵묵히 걸어가라던 장자님 말씀대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다큐 3일 들어봤고, 예전에 한 두편 정도 보기도 했는데, 틈틈이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낙담하지도 말고, 너무 자만하지도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