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bit Charge 5

2년 반 전 펜데믹이 막 시작되던 무렵에 구입했던 Fitbit Charge 3 디스플레이가 슬슬 맛이 가기 시작했다. 사실은 지난 7월 말즈음부터 스텝카운트의 정확도도 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의심이 들었다. Labor Day 휴일을 맞아서인지 세일을 하길래 새로하나 장만했다. 새 컬러 디스플레이는 야외에서도 잘 보이는 점이 일단 좋다. 애플와치도 나름 열심히 차고는 있는데, 핏빗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애플와치의 배터리 수명이 핏빗하고는 상대가 안되서 핏빗을 다시 사서 둘을 양손에 차는 일을 계속하게 됐다.

Zero Dark Thirty

인터넷을 찾아보니 Zero Dark Thirty 는 새벽의 매우 이른시간의 표현으로 깨어있기 불편한 시간을 암시한다고 하는데, 군사용어로는 새벽 0시 30분을 가리킨다. 가끔 총격장면도 있고 자살폭탄도 터지는데도 긴장감은 영화내내 지속됐다. 초반의 고문장면때문에 좀 겁을 먹은 면은 있다. 네이비씰 대원들이 빈 라덴의 거처로 의심되는 장소를 급습하는 장면을 보면서는 몇번이나 트레드밀에서 떨어질뻔했다 (엄청 긴장했다는 증거).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무너져 내리는 장면을 TV 로 보면서 실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지를 않았었다. 9/11 테러로 잃어버른 수많은 생명들 참으로 아깝고 안타깝다. 그 뒤에도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악화되는 세상은 어찌보면 그 이상으로 암울하다.

당신의 때가 있다

개인의 삶을 비롯해 세상만사가 60년을 주기로 15년씩 봄여름가을겨울을 순환한다는 이론(?)을 역설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모든것에 다 때가 있으니 좋은 때를 기다리며 힘든 때를 잘 버텨내고, 결국에는 다시 나쁜 때가 오니까 좋은 시절에도 힘든 때를 대비하라고 주장한다. 대충 맞는 말인 것 같은데, 내 인생에 적용하려고 하니 언제가 봄이었는지 언제가 가을인지 잘 모르겠다. 아무때나 무작정 노력하지 말고, 상황을 잘 살펴서 적절한 때 올바른 방향으로 노력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기로 했다. 어찌보면 책 내용보다 저자의 이력이 더 재미있을만큼 저자 김태규님은 보통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에 글도 엄청 열심히 쓰고 유뷰트 비디오도 꾸준히 올린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간절한 마음으로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사실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인생이란 누구나에게 참으로 경이롭고 즐거운 여행이라는 것입니다.

Ant-Man

3년도 더 전에 Avengers 멤버들 배우려고 봤던 Ant-Man and the Wasp 의 전작이다. 이제보니 개미맨은 심성은 나쁘지 않고 똑똑하지만 대책이 전혀없는 도둑이 개과천선하여 탄생한 영웅이었다. 정말이지 아무런 기대없이 봤더니 제법 볼만했다. 뭐랄까 영웅하고는 울리지 않는 착하고 겸손한 성품에 코믹함이 잘 버무려졌다. 마블 세계는 넓고 별의 별 영웅이 참 많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비쥬얼은 업그레이드 됐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에 좋아라했던 중국 및 홍콩 무협영화 냄새가 풀풀난다. 영웅주인공들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좋지만, 마블의 색채가 사라져버릴까 걱정이 되는 면이 있다. 마블은 뭐랄까 첨단기술 과학을 통해 미래를 꿈꾸는게 좋은데, 중국 풍의 무협영화는 뭔가 그옛날 허풍스럽고 과장된 영웅을 그린다고 느껴진다. 나중에 동양인 아닌 친구 및 동료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물어봐야겠다.

Black Widow

스칼렛 요한슨 때문에 막연히 호감을 가졌던 블랙 위도우의 탄생배경을 그렸다. 알고 보니 블랙 위도우는 나타샤 한 사람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살인병기 여전사를 나타내는 집합명사였다. 그녀의 (친동생아닌) 여동생과 (가짜) 엄마도 블랙 위도우.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나타샤가 죽었으니 이제 여동생인 옐레나가 바톤을 이어받는 것 같다. 캡틴 아메리카와 더불어 MCU 의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듯하다. 스칼렛 요한슨 좀 더 젊었을때, 엔드게임에서 죽기 전에 발표되었더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What Money Can’t Buy: The Moral Limits of Markets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별로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많이 실망스럽고 속상했다. 이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정말이지 별의 별 것을 다 상품화 한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신분제도가 철폐된 듯 보이지만, (천민)자본주의의 부작용(?) 때문에 소유하고 있는 부에 따라서 다른 종류의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비행기의 비지니스 좌석은 진정으로 편하고, 야구장의 비싼 자리는 선수들과 더 가깝게 느껴지고, Fast Track 은 (이제는 많이 귀해진 나의) 시간을 아껴준다. 세상을 좀 더 평등하게 만들기 위해 한 개인으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무력감이 든다.

Captain America: Civil War

악당들을 쳐부수다 보면 예상치 못한 피해자들이 (많이) 발생한다. The Avengers 를 관리 및 통제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두 편으로 나뉘어서 싸우게 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이다. 흥미롭게도 똘끼가 있는 아인언 맨은 추가적인 희생을 막으려 정부의 편에서고 범생 스타일인 캡틴 아메리카는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독립하려 한다. Iron Man: Civil War 였다면 그 반대 설정이었을테고 더 잘 어울렸을 수도 있지만, 아인언 맨에게는 본의 아니게 악역이 되어버린 Winter Solder 처럼 닥치고 구해야 하는 동지가 없는데다 캡틴 아메리카에게는 악인에게 무참히 살해된 부모도 없으니 이 영화의 스토리라인이 안나온다. MCU 를 좀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모락모락 자라난다.

Fences

여주인공인 비올라 데이비스 자서전 읽다가 알게 돼서 봤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보는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1987년에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었다고 하는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주 무대도 평범한 집의 자그마한 뒷마당이고, 대사가 제법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통해 사랑과 (일부일처제) 결혼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안락함/편안함과 설레임은 어느정도 상충되는 감정이자 상태인지라 한사람과의 관계에서 동시에 느끼기 힘든 부분이 있다. 내연녀를 통해 느끼는 설레임을 통해서 아내에게 더 충실할 수 있으면 그게 과연 용인되어야 하는 걸까? 쌍방이 동의한 open marriage 가 아니라면 힘들더라도 똑같을 수 없다고 해도, 그런 활력소는 내연녀가 아닌 다른데서 찾는게 맞다고 본다.

덕혜옹주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보니 더더욱 가슴이 미어지는 영화다. 내 본관이 전주 이씨라서 덕혜옹주는 나의 조상님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하는 걸 보면 나는 영락없는 한국사람?) 친일한 짐승들은 정말이지 엄벌에 처해져야 하는데 호위호식하면 잘사는 건 둘째치더라도, 그들과 후손들이 아직까지도 한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어서 더 열불이 난다.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나이들어서는, 나라면 과연 목숨걸고 독립운동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 너무 오래 산 나에게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애국심을 들먹이는 것은 별로지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나의 조국이라는 사실은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