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된 통 당했지만, 그래도 김고은을 좋아라 해서 (큰 기대없이) 봤다. 회당 1시간 20분 가량되는 12회 분량을 주말끼고 며칠만에 봤으니 재미가 없었던건 아니다. 다음날 출근해야 되는데 새벽까지 눈 벌게져서 보는 일은 (체력이 달려서도) 안한지 한참 됐다. 그런데 뭔가 콕 찝어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이 드라마가 불편했다. 자본주의의 위력이 극대화 되면서 돈에 의한 신분사회가 되가는 것 (혹은 이미 되버린것) 같은데, 난 아직도 그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것 같다. 더불어 제대로 감동적인 스릴러를 만들려면 작은 것 하나하나 헛점이 없어야 하는데, 악역부부의 관계 자체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며, 원하는 때만 술을 다시 마시며 저렇게 손쉽게 알콜중독을 극복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황당했다. 요즘 애들은 가출도 일본을 통해 러시아까지 가는구나 싶어 격세지감이 느껴졌으며, 굳이 저 세 자매를 모두 백억대 부자로 만들었어야만 했는지도 의문이다. 국민을 속이고 지배하려 드는 배후의 세력들이, 엄청난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알콜중독) 해직기자 한명이 무너뜨릴 수 있을만큼 만만한 적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했다.

The Age of Adaline

진시황도 그렇고 사람들이 보통 불로장생을 꿈꾸는데, 세상 사람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다들 늙어가고 죽어갈때 혼자서만 나이들기를 멈춰버리는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보여준다. 오랜만에 본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7년 전이라?) 여전히 우월한 유전자를 뽐내고, 상대역 남자는 처음보는데 블레이크랑 완전 잘 어울렸고, 거기에다 멋지게 늙은 해리슨 포드까지 무척이나 반가웠다. 교통사고로 절때 안늙는 사람이 되었다고 또 한번의 교통사고로 원상복귀되는 설정은 좀 뻔하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라 참 좋았다.

오십에 읽는 논어

한국 나이로 50을 맞은 나를 위해 동생이 사다 준 책.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공자님 말씀이 많이 들어있고, 그에 대한 저자의 이해와 설명도 마음에 들어서 단숨에 읽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재정립된 목표를 가지고 그리 짧지 않은 남은 여생도 잘 살아보자는 다짐을 했다. 군자는 되기 힘들더라도, 소인배는 진짜 되고 싶지 않다.

오십은 마무리를 준비하는 때가 아니라 앞으로의 50년을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할 때입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간절함도 필요하지만 50년이 더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도 필요합니다. 꾸준함과 반복은 성공적인 인생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비밀입니다.

Electron from Scratch: Build Desktop Applications with JavaScript

Electron 에 대해서는 한참 전부터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내가 알아야 할 필요는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인턴이 짜놓은 코드를 좀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겨서 이참에 공부를 해보았다. 6시간이 조금 안되는 분량의 비디오인데 45분 가량의 챕터 하나를 남기고 카이 데드라인 때문에 잠시 쉬었다가 밴쿠버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서 마무리를 지었다. 비디오 한번 봤다고 내용이 다 기억나는건 아니어서 어차피 나중에 필요하면 다시 들여다봐야 하지만 그래도 컴퓨터와 대화하는 법을 공부하는 것은 여전히 즐거운 일이다.

Soul

펜데믹 때문에 재미있는 픽사 애니메이션을 제때 못보고 지나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Disney Pixar 는 심리학과 철학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 같다. 습관적인 무한반복이 아니라, 무작정 열심히만 살게 아니라, 하루하루 순간순간 영혼이 살아 숨쉬는 삶을 살자고 다짐했다.

Everybody has a soul. Joe Gardner is about to find his.

The Art of Racing in the Rain

예전에 한글판 책을 읽었을때 큰 감동이 없었어서 영화를 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잘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기도 했고, 그냥 따뜻하고 선량한 사람들의 잔잔한 얘기를 보는게 좋았다. 씨애틀이 배경인 것도 나쁘지 않았다.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어지간한 사람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같은 개와 함께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Thor: Love and Thunder

마블 슈퍼히어로들이 마블 코믹스 (즉 만화책) 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진짜 좀 많이 가벼워진 것 같다. Thor 의 옛날 해머인 Mjolnir 과 함께 The Might Thor 로 돌아온 포스터 박사역의 나탈리 포트만이 반가웠는데, 영화 막판에 암으로 유명을 달리해서 슬펐다. Love and Thunder 의 Love 가 나탈리 포트만인줄 알았더니 수양딸 (실제로는 크리스 햄스워스의 친딸) 이었어서 깜놀. 앞으로 마블 영화에 큰기대 안하는게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Lives of the Stoics: The Art of Living from Zeno to Marcus Aurelius

올봄에 리디북스를 통해 스토아 수업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을 먼저 읽었다. 엄청 훌륭한, 본받고 싶은 스토아 학파 철학자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곁에 두고 보려고 원서를 구입했다. 원서를 읽으면서 리디북스 한글판도 함께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특별히 존경스러운 몇 분에 관한 챕터는 필사를 해볼까 생각중이다.

As Epictetus wrote, “Is it possible to be free from error? Not by any means, but it is possible to be a person stretching to avoid error.”

That’s what Stoicism is. It’s stretching. Training. To be better. To get better. To avoid one more mistake, to take one step closer toward that ideal. Not perfection, but progress—that’s what each of these lives was about.

The only question that remains for us, the living heirs to this tradition: Are we doing that work?

Lightyear

오랜만에 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인데 큰 감흥이 없었다. 왜 그랬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버즈가 용감하고 멋지기는 하지만 혼자서 한 작품을 이끌기에는 충분하지 않아보인다. 사실 토이 스토리도 우디가 주연이기는 하지만 엄청 많은 장난감 캐릭터들이 뒤를 받쳐준다. 어리버리 3인방과 고양이 도우미로 팀을 꾸렸는데, 리더나 팀원들이나 2프로가 (조금 넘게) 부족했던것 같다. 그나저나 이쯤되면 한국영화 승리호도 함 봐줘야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