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Guns

멕시코 마약카르텔을 수사하는데 DEA 와 US Navy 두 기관에서 서로 알지 못하는 비밀요원을 투입했다. 알고보니 US Navy 쪽 상사는 사고치고 무단이탈중인 요원을 이용해 단순히 돈을 훔쳐낼 목적이었고, 더 자세히 알고보니 그 나쁜 놈은 DEA 요원의 옛 연인을 꼬셔서 정보를 알아내고 일을 꾸몄던 것이었다. 더불어 그들이 훔쳐낸 돈은 카르텔이 미국 CIA 에 받치던 세금(?) 같은 돈이었다. 졸지에 조직에서 버림받고 쫒기는 신세가 된 두 비밀요원이 온갖 악당들 다 혼내주고 돈도 차지하는 말은 별로 안되지만 재미는 있었던 영화였다.

트롤리

작년연말 한국에 있을때 방영을 시작했는데 한 회 한 회를 기다리며 보는게 싫어서 거의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보기 시작했다. 작가가 성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관심이 있었나본데,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않는 혹은 할 수 없는 일을 만들려고 너무 무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집 사는 가족같은 누나를 “실수”로 성폭행한 인간이 아내에게 무한 믿음을 보인다는게 아이러니하고, 범죄의 현장이었던 서재의 문이 열려있으면 쳐다도 못보는데 한 집에서 5년을 단란한 가족으로 살아내는 피해자라는 설정도 공감이 안됐다. 성폭행 사실을 알기 전에도 위선자 남편이 나 믿지? 사랑해 소리 할때마다 토나올것 같았다. 목적이 정의롭다고 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합리화 할 수는 없다는 것 하나는 제대로 보여주었다. 유학나오기 전 전성기를 누렸던 배우 김현주를 진짜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Bittersweet

지난번 Quiet 에 이어서 통상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것의 반대급부가 가지는 역활과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어둠이 빛을 더 환하게 만들어 주듯이 고통, 슬픔, 그리고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이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해준다는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잘 만들어진) 슬픈 음악을 들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에 동감한다. Quiet 만큼 공감이 되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았지만 저자는 뭐랄까 관심받지 못하는 중요한 것을 들여다보는 사람인것 같다.

Glass Onion

재미가 없지는 않았는데 전편보다는 덜했다.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탐정이 이미 상황을 다 파악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핵심 정보들이 드러나기 때문에 대충 찍는 수준을 넘어 미리 추측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핵심인물이 이미 살해되었고 그녀의 쌍둥이 자매가 미리 탐정을 찾아갔다는 사실이나, 총을 맞고 죽은 줄 알았는데 안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수첩때문에 살아있었다는 사실 등등. 핵심 증거를 찾았으면 경찰에 신고를 하지 뭐하러 나쁜 놈들한테 보여줘서 사람을 죽이고 증거를 태워버릴 기회를 주는 것이 늘 이해가 안되는데, 그러지 않으면 영화 자체가 안만들어져서 그러는건지 원래 그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대응하는 방식인지 궁금해졌다.

책들의 부엌

소양리 북스 키친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쉬어가며 치유받는 이야기로, 단편소설집 같은 장편소설이다. (단편소설은 재미있을만하면 끝나버려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맑은 공기, 한줄기 바람, 따뜻한 햇살이 있는 숲속의 책과 함께하는 공간 생각만해도 근사하고, 잔잔하고 편안한 내용도 다 좋은데 반전, 클라이막스, 긴장등이 없어서 별로 “재미”가 없었다.

Our Great National Parks

나도 모르게 미국 중심적으로 사고하는게, 처음 제목을 보고 미국 국립공원들이라고 생각했다. 총 5개 에피소드인데 첫회는 인트로에 해당하고 2회부터 한 에피소드당 하나의 국립공원을 다뤘다. 어려서 동물의 왕국보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도 좋았고, 멋진 자연경관을 구경하는 것도 좋았다.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해서 알게된 파타고니아도 참 멋진 곳이라서 반가웠다. 말을 또박또박 잘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래이션을 하고 가끔 직접 등장하기도 해서 살짝 신기했다. 다만 대자연을 자유롭게 누비는 동물들을 보니 동물원에서 봤던 녀석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늙어서 그런지 직접 가려면 고생스러울 걸 같고 잘 찍은 경관을 큰 화면으로 편히 보는게 좋다.

  • A World of Wonder
  • Chilean Patagonia
  • Tsavo, Kenya
  • Monterey Bay National Marine Sanctuary, USA
  • Gunung Leuser, Indonesia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한국에서 돌아온 서부시간으로 1월 8일 (한국시간으로 1월 9일) 부터 열심히 듣고 있다. 계정만들거나 좋아요, 구독 이런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응원하는 마음으로) 오늘 처음으로 구독을 시작했다. (요즘들어 유튜브를 많이 보게 돼서, 광고없이 시청하기 위해 오늘 YouTube Premium 도 가입했다.) 예전에 김어준 태도랑 목소리때문에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여러모로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하고, 잘 버텨줘서 고마운 마음도 있다.

스플릿

주인공인 유지태를 굳이 하반신 마비를 만드는 결말 등 살짝 짜증나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고, 길이도 조금 줄였으면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미와 감동이 있었다. 종목에 상관없이 (잘하는 선수들의) 운동경기 관람을 좋아하고, 어려서부터 (뻔한 스토리라인과 결말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관련 만화와 영화를 좋아하는데, 흔하지 않은 볼링영화가 좋았다. 결과가 뻔히 보여도 여전히 심장이 쫄깃쫄깃해졌다. 비록 다리도 온전치 않고 추레한 모습이기는 했지만, 좋아하는 배우 중 한명인 유지태가 멋지게 볼링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흐뭇했다.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역을 멋지게 연기했던 정성화는 정말 나쁘고 재수없는 놈을 제대로 연기했다.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나도 예전에는 남자로 태어났었기를 바랬는데, 그랬으면 과연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여주인공 엄주영이 어느 막걸리 집 화장실 세 번째 칸을 통해 본인이 남자로 태어난 평행 세계로 여행한다. 심지어 필요에 따라 그 두 세계를 아무 제약없이 쉽게 왔다갔다 한다. 사이파이나 판타지처럼 거창하지 않은 그저 톡특한 스타일로 풀어냈다. 더불어 재미를 넘어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발한다.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예전보다는 (어느정도) 개선되었는지 몰라도 그 이상의 더 심각한 문제로 진화해버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