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ial Literacy: Finding Your Way in the Financial Markets

난 정말이지 경제에 약한 것 같다. 처음에는 조금 들을만 했는데 중반즈음부터는 집중이 잘 안되서 반복해서 들어야했다. 요즘은 근로소득만으로는 부족하고 투자를 해서 자본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하는 시절인 것 같다. 맨 마지막 강좌 (The Future of Finance) 에서 배운바에 따르면 (생각보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대단한 걸 해주지 않기에 개개인이 미리미리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나한테는 돈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서 어떻게 극복할지 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each of us needs to take on much more responsibility for our financial well-being than previous generations did.

Indiana Jones and the Dial of Destiny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기대가 컸던 탓일까? 영화관에 가서 큰 화면으로 봤으면 조금 다른 느낌이었을까?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는 말과, 피천득의 인연에 나오는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라는 마음 아픈 글귀가 자꾸 떠올랐다. 헤리슨 포드 무척이나 좋아라 하고,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엄청 정정하기는 하지만 이런 어드벤쳐 액션 영화의 주연을 맡아 리드하는 것이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요즘 영화 CG 기술이 많이 발전했는데, 화면을 합성한 티가 너무 심하게 나서 좀 많이 거슬렸다. 게다가 러닝타임 2시간 반을 넘겨가며, 기원전으로 시간여행을 가서 아르키메데스를 만나야만 했나 싶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역사적인 시리즈를 마무리한 헤리슨 포드에 마음으로 박수를 보낸다.

12월의 시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을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것을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 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Hidden Potential

아담 그랜트는 그의 책에서 사회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항에 색다른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번 책도 기대를 가지고 선주문해서 구입했다. 쉽게 드러나지 않는 잠재력의 중요성을 (그리고 그것을 알아보고 지원해주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특히나 요즘시대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대기만성의 예가 다수 존재하기는 하지만, 재능이 있는 사람이 진작에 성공 전용차로로 들어가서 질주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게 현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저자가 이런 책을 쓴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 본인도 Hidden Potential 의 예에 해당하는 것으로 언급을 했는데 31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가 된 그의 잠재력이 얼마나 오랫동안 숨어있었던 건가 하는 의문이 좀 들었다. 나는 점점 성취나 성공 이런 것보다 어떻게 하면 서로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싶다.

유괴의 날

제목이 낯이 익어서 확인해보니 작년 2월에 읽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다. 책은 참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고, 이 드라마도 망작은 아닌데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눈으로 봐서 그런지 등장인물들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껴졌다. 유괴범의 아내로 나오는 김신록이라는 여배우는 근래에 봤던 한국드라마에 감초처럼 나오던데 (내가 보기에는) 옷도 좀 과하게 입고 나오고 악역삘이 너무 심하게 나서 보고있기가 힘들었다. 책을 다시 읽을 생각은 없어서 인터넷으로 좀 확인해 봤는데, 영 이상한 인물인 제이든도 원작에는 없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난 후에는 도덕과 윤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드라마에서는 돈에 대한 욕심이 부각되고 자극적인 살인도 더 많아서 인지 그런 생각이 별로 안들었다.

엄마를 부탁해

좋아하는 신경숙 작가의 작품으로 예전에 읽고 소장하고 있는 책이다. 치매걸린 엄마를 잃어버린 후 가족들의 후회와 슬픔에 관한 내용이라는 사실 이외에 자세한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서 처음 읽은 듯한 느낌이었다. 읽는 내내 책속의 엄마가 너무 안타까워서, 한국에 있는 우리엄마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자꾸자꾸 눈물이 났다.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어리석은 인간인지라, 책에서 등장하는 자식들보다 손톱만큼도 나은게 없는 나 자신이 심하게 부끄럽고 이제라도 정신을 좀 차려야겠다.

The Burial

그래도 미국은 가끔씩 정의가 구현되는 나라인 것 같다. 빽도 없고 돈도 없는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을 등쳐먹는 거대기업이 소도시의 장례업자에게 패하고 결국에는 망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러닝타임이 두시간 넘는 법정드라마인데 중반에 크고작은 역전이 몇차례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해피엔딩이라 좋았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대기업을 보니 (한국에서 요즘 유예될 것 같은 중대재해법 생각이 나면서) 인간의 욕심에 진저리가 났다. 30여년 전에 미국에서 (부유하지 않은) 흑인으로 태어난다는게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고, 요즘에는 좀 나아졌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연남동의 24시간 무인빨래방을 배경으로 고된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주 따뜻하게 그려냈다. 진돗개와 사는 독거노인, 육아 스트레스로 힘든 엄마, 관객 없는 버스킹하는 가수 지망생,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 데이트 폭력 피해 여대생, 해외로 보낸 가족 뒷바라지하느라 힘든 기러기 아빠 (아까 독거노인의 아들), 그리고 보이스 피싱으로 가족을 잃은 청년까지 일면식도 없던 사람들이 빨래방을 통해 만나서 서로에게 위로를 전하며 행복한 삶을 이뤄낸다. 실제로는 이 책에서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지는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라 믿고 싶다. 연남동은 학부랑 석사하느라 6년을 보냈던 신촌이랑 가까운데다, 우연히도 지난 10월에 호주에서 무인빨래방을 이용한 덕분에 괜히 더 공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