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버

한국도 미국도 이러다 망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점점 자주 들고있는데 알고보니 온세상이 난리였구나. 역사가 미천한 자본주의 대마왕 미국에 비해, 사회보장제도 잘 되어있는 진짜 선진국인 역사도 깊은 유럽은 나은줄 알았더니 그저 내가 무지해서 잘 몰랐던거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라더니 세상 곳곳이 우파 민족주의자들 득세로 암울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역시나 좀 무서워해야 할 존재인 것 같고, Bill Gates 도 Hans Rosling 도 살짝 지나친 낙관주의자로 묘사되어서 좀 놀랐다. 과연 우리의 미래는 어찌 될것인가? 나의 어린시절은 지금처럼 풍요롭지 않았으나, 철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보낸 그 어린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역시나 암울한 상황은 그저 외면하고 싶은 마음 ㅠ.ㅠ)

The Banker

똑똑한 흑인과 (흑인을 무시하지 않을만큼은 괜찮았지만) 욕심때문에 일을 망친 백인이 대조를 이룬다. 조금 더 안타까운 점은 그 욕심을 부채질한 것이 아내였다는 사실. 내용도 재미나고 연기들도 잘했는데 조금만 더 빠른 진행을 통해 살짝 짧게 만들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흑인들이 백인들한테 무시당하는 일들을 보면 마음이 안좋지만, 흑인들이 아시안들 대놓고 무시하는 일이 빈번해서 인종문제는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Picture a Scientist

나도 어려서 한때는 꿈이 (컴퓨터과학말고 순수과학을 하는) “과학자”였는데, 여성과학자의 길은 참으로 험하구나. 최고의 지성이 모인다는 곳에서조차 이렇듯 성차별과 성추행, 그리고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바꾸려면 나아지려면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것이다. 근래들어 Diversity & Inclusion 을 좀 더 깊이있게 생각하면서 기회의 균등을 넘어서는 진정한 “평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말 그릇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든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이 책을 읽은 내심정이 딱그렇다. 온전히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말 그릇이 얼마나 작은지를 새삼 느끼면서 반성하게 했다. 좀있으면 한국나이로 50을 바라보는 시점이니 좀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노력해서 그릇을 조금이라도 키우고 싶다. 너그럽게 여유롭게 살고싶은 것은 바램만으로 되는 것이아니라 노력을 통해 얻어내야하는 어려운 일인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꼭 옳거나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어설픈 완벽주의와 집착과 거리를 두는 노력도 필요하다.

The Vanishing Half: A Novel

인종차별이랑 트랜스잰더 문제에 가정폭력을 살짝 양념으로 더해서 이야기를 꾸려냈다. 어려서 함께 가출한 쌍둥이 자매, 그런데 그 와중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동생을 버리고 떠나버린 언니. 결혼해서 딸낳고 살다가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엄마품으로 돌아온 동생.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운명의 장난으로 Catering 알바하다가 이모를 만난 조카가 비밀의 실마리를 풀어내기 시작하기에 결말이 참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조금 황당하고 밋밋하게 끝이났다. 자극적인 영화와 드라마에 길들여진 내 머리는 혼자서 여러생각을 많이했는데, 미국소설이라 그런지 피가 물보다 진한듯 진하지 않았다. 열심히 견뎌낸 동생의 삶이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는 못해도 진정으로 아껴주는 (사실혼 관계의) 남자와 반듯한 딸로 위로가 되서 다행이었다.

Nomadland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꾸준히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은 미니멀리즘을 실천할 수밖에 없다. (차 두세대가 들어가는) 차고는 창고로 쓰면서 자를 차고 밖에 주차시키는가 너무나도 흔한 미국에서 한때 미니하우스 동경하기도 했는데, 여행처럼 한정된 기간이 아니라 기약없이 정처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특히나 나이들어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머물 수 없다는 것은 부럽기보다는 두렵고 서글픈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The Irishman

돈과 권력의 뒤에는 언제나 알고보면 거대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범죄조직이 있게 마련인가보다. 실제로 일어났던 범죄조직의 역사(?)에 기반하여 만든듯 하여,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도 범죄조직과 연관이 되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는데, 자신이 속한 (범죄)조직을 위해 한평생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주인공은 인생의 끝자락에 막역했던 (보스이자) 친구와도 사랑하는 딸과도 함께하지 못하게 된다. 세시간 반에 달하는 러닝타임 때문에 벼르고 벼르다가 봤는데, 너무 재미있고 추천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지만 볼만은 하다.

아무튼, 문구

아무튼 시리즈 중에서 술과 산 둘을 읽었는데 괜찮았어서 기대를 가지고 고른 책. 한때 문구를 엄청 좋아했던 사람으로 좋아하고 싶었으나, (적어도 문구에 대해서는) 맹목에 가까운 소비를 지향하는 저자를 응원할 수는 없다. 새로운 문구를 구입하면 아이디어가 생긴다며 돈주고 아이디어를 사는거라는 주장도 실망스럽다. 박사공부시절 좌절스러울때면 문구점에 들러 열심히 구경하다 꼭 필요없는 문구를 사온적도 있지만, 이제는 어떻게든 쓸데없는거 사지말고 있는 물건을 잘 쓰고 싶다.

레이싱 인 더 레인

참 소설같고 영화같은 얘기라 영화 만들어진게 전혀 놀랍지 않음. 말을 못해서 그렇지 사람이나 다름없는 아니 어지간한 사람보다 나은 개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서처럼 죽을만큼(?)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말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게 문제. 워싱턴주 씨애틀이 배경이라 아는 동네이름도 나오고 해서 괜한 친근감도 느껴졌다. 영화까지 볼 필요가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