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man in the Window: A Novel

길이를 절반 정도로 압축했으면 좀 더 재미있었을 수도. 불의의 사고로 남편과 딸을 잃은 아동심리학자가 광장공포증에 (+ 비공식적으로는 우울증, 과대망상, 알콜중독까지) 걸려서는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남의 집 엿보며 살다가 엄한 일을 목격한 것이 큰 줄거리를 이룬다. 중간에 소소한 반전이 있고, 끝에 가서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는데, 얼른 끝났으면 싶은 마음에 막판 반전이 반갑지도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agoraphobia (광장공포증) 라는 질병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유일한(?) 수확이라는 가슴아픈 현실. 넷플릭스는 왜 이런 책을 영화화했는지 모르겠음.

Conviction

사람이 사랑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얼마만큼 많은 노력을 할 수 있는지와 (행운까지 더해져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감동실화. 억울한 살인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은 오빠를 구해내기 위해 (이혼을 감수하며) 늦은 나이에 법을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는 것도 놀라운데, 그 뒤에도 이어지는 역경을 극복하고 끝내 누명을 벗기고 감옥에서 구해내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매의 우애와 더불어 늦깍이 법대공부를 함께한 친구와의 우정이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했다. 인간관계는 역시나 양보다 질이다!

The Judge

자식이 잘못은 하면 올바른 길로 보내기 위해 (때로 다소 가혹하게 느껴지는) 벌을 주어야만 하는게 진정한 부모인데, 그런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어른이 된 후에나 가능하다. 그게 부모님 살아생전이면 그나마 다행이겠지. 지난주에 봤던 영화 Beautiful Boy 의 경우에도 그렇고, 들이는 노력에 따라서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많은 일들중의 하나가 자식 키우는 일. 자식을 낳아 키우는 부모들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채) 엄청난 도박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나는 이런 영화가 (7년 전에)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Behind Closed Doors: A Novel

여러편의 책과 TV Show 및 영화를 통해서 온갖 종류의 싸이코 패스를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유형을 접하게 되었다. 두려움에 떠는 사람을 보면서 쾌감을 느낀다니.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진짜 제로에 가깝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떻게 끝이 날지 결말은 궁금해서 제법 빨리 읽었다. 똑똑한 싸이코 패스들 볼때마다 느끼지만 저렇듯 비상한 두뇌, 치밀함, 그리고 성실함을 좋은 일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

100년 뒤 우리는 이 세상에 없어요

초반에는 살짝 감동받았고 3분의 1 아니 절반정도까지도 잘 새겨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100년도 못 살 인생이니 모든게 사소하고, 그래서 잘못을 하거나 실수를 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해도 미안해 할 필요도 화를 낼 필요도 없다는 아주 단순한 논리. 무슨일이든 과하게 집착하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그래서 어느정도 새겨들을 부분이 있지만, 이렇듯 극도로 태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피해를 보는건 늘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최소한의 책임감을 가지고 신의를 지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라고 생각한다.

Beautiful Boy

아들의 약물 중독으로 고통받은 부자가 (각자 1편씩) 함께 쓴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재활원을 드나들기를 수차례, 엄마와 후원자의 도음으로 1년 넘게 끊었다가도 한 방에 다시 나락으로 빠져버린다. 자신의 노력으로는 아들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포기했던 아빠는, 아들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죽음의 문턱을 다녀온 후 다시한번 아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듯하다: (여전히 힘들지만) 8년동안 약물 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영화는 끝이난다. 중독은 중독자들 본인뿐만아니라 죄없는(?) 그 가족들까지 엄청난 고통을 겪는 진짜 무서은 질병인것 같다. 돈벌겠다고 여러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저런 약을 불법적으로 파는 인간들 진짜 싫다.

Think Again: The Power of Knowing What You Don’t Know

내가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 말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기회로 삼고, 오랜시간 믿어왔던 일도 필요하면 되돌아 보고 버릴 수도 있는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는데, 제대로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는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미천한지를 깨닫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너그러움 여유로움과 더불어, 혹은 그에 앞서 겸손함을 배우고 실천해야 하는것 같다. 꼰대들이 그리고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더 늦기전에 좋은 책을 접하게 되서 다행이다.

Little Fires Everywhere

내가 좋아하는 연기잘하는 두명의 여배우가 역할을 잘 소화해내서 (결말을 알고 보는데도) 책보다 재미있게 보았다. 50분 분량의 에피소드 8편으로 꾸려져서 중요한 핵심내용들은 빠짐없이 포함하면서도 자잘한 부분들은 재미를 위해 잘 각색된 것 같다. 책에서는 작가의 태도가 중립에 가까웠는데 TV Show 에서는 안정적이고 완벽한 삶을 꿈꾸는 백인 아줌마가 훨 더 나쁜 사람으로 그려진 점은 좀 아쉽다.

Shooter

2007년에 개봉된 제법 오래된 영화라 별 기대없이 봤는데 나름 재미있었다. (물론 얼마나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야 한다.) 이익을 위해서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고, 애국심 넘치는 사람들을 도구로 사용하는 나쁜 정치인들. “Yesterday was about honor. Today is about Justice.” 라는 태그라인에 걸맞게, 법대로 하자면 처벌하기 어려운 그들을 뛰어난 사격술과 전투력으로 처벌을 해버리는 독특한 결말을 보여준다. 그런 나쁜 인간들이 겁나 많아서 그중에 한두명 처리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는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