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대단히 재미있지는 않았다. 딱히 공감이 되는 캐릭터도 없고, 남자 주연급인 손자나 (에이즈로 생을 마감한) 그의 첫사랑 일본 여자도 이해가 잘 안되고, 가족몰래 독립운동 하는 천사같은 목사님도 왠지 부담스러웠다. 작가가 한국계이기는 해도 미국사람이구나 그냥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 게다가 첫아들이 어떻게 됐는지, 첫아이의 아빠인 첫사랑도 (총 8 에피소드 중 하나를 할당할만큼 중요한 역할인데도?) 어떻게 됐는지도 안알려줘서 얘기를 듣다가 만 그런 느낌이다. 그래도 시절이 시절인지라 관동대지진도 나오고 한국인을 벌레 취급하는 일본인들 볼때마다 슬픔과 분노를 함께 느꼈다. 어떻게 되찾은 나라인데 한국정부가 친일을 넘어 숭일을 하는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Category: 영화, TV 및 공연
The Last Thing He Told Me
범죄조직 변호사하는 장인 때문에 아내가 죽었다고 믿는 남자가 범죄조직을 윗선 여럿과 협조를 거부하는 장인을 감옥에 보내는 제보를 한 뒤 Witness Protection Program 처리 중에 문제가 생기자 어린 딸을 데리고 도망쳐서 천재 프로그래머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이 모든 사실을 비밀로 한채 제니퍼 가너를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가려 하고 있었는데, 일하던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횡령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딸을 그녀에게 맡기고 사라져 버리면서 얘기가 시작되고, 제니퍼와 딸이 함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이 그려진다. 줄거리는 그럴싸 한데 실제로는 공감이 안되서 보는내내 좀 힘들었다. 총 7 에피소드를 다 보고나서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IMDB Rating 이 6.5 다. 영화도 아닌 TV Series 의 점수가 7점이 안되면 보고난 후 시간이 아까울 가능성이 높다. (몇 년 전에 OTT 에 올라와 있는 영화들 닥치는 대로 보다가 날려버린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영화보기 전에 IMDB Rating 체크하는데 오랜만에 제니퍼 가너가 주인공인게 반가워서 깜빡 잊었다.)
Green Book
천재적인 흑인 피아니스트가 (1960 년대 초반에 흑인 차별이 더 유난했던) 미국남부쪽 주에서 콘서트 투어를 하기위해 고용한 백인운전기사와 인종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다. 사람을 도구처럼 여기고 도처에서 갑질이 성행하는 현실때문에, 여러면에서 많이 다른 두 주인공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신뢰와 친분을 쌓아가는 모습이 많이 부러웠다. 엊그제 읽은, 플로리다 주에서 20대의 백인 청년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흑인 세명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기사도 떠올랐는데, 피부색보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고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John Wick: Chapter 4 를 영화관에 가서 보고 난 후 Chapter 3 를 아직 안봤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랑했던 아내를 기억하기 위해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목적이 조금은 이해가 안되었다. 전쟁영화가 아닌데 이렇게 사람이 많이 죽어나가는 영화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단시간에 많은 사람을 현란하고 확실하게 죽이는 능력 그 자체를 바탕으로 시리즈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더불어 John Wick 시리즈에서는 사람목숨이 파리 목숨같고 오히려 개가 사람보다 더귀한 존재로 여겨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Hijack
잘나가는 비즈시스 협상가가 두바이에서 런던까지 가는 7시간 가량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기 납치범들을 상대로 밀고 당기는 독특한 설정의 7편짜리 (미니시리즈) 드라마다. 나중에 알고보니 납치범들은 거대한 범죄조직의 말단급 조직원들일 뿐이고, 공포탄을 장전한 총을 가지고 승객을 위협하는것으로 시작해 지상에 있는 가족 등의 납치와 살인을 통해 승객을 조종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여준다. 절대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일인데 제법 긴장은 되었다. 그렇지만 7편밖에 안되는 데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하루이틀 사이에 끝낼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CODA
음소거 상태로 영화를 잠깐 보고나면 왜 영화상 항목으로 음향상이 들어있는지 바로 깨닫게 된다. 영화 후반부에 여주인공이 학교 음악 발표회에서 노래하는 장면에서 음소거 된 채 소리가 안나오는 부분이 잠깐 있었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잘해서 듣는 이로 하여금 눈물짓게 만드는 딸아이의 노래소리를 듣지 못하는 부모와 오빠를 보면서 가슴이 먹먹했다. 그에 앞서 딸아이와 교감할 수 없을까봐 태어나 청력테스트를 받을 때 아기가 청각장애인이기를 바랬다는 엄마의 말도 많이 안타까웠다. 진정한 사랑은 홀로 설 수 있게 도와주고 때가 되면 떠나보내는 것인가보다 생각했다.
Sound of Freedom
개봉한지 한 달이 채 안됐지만 상영관과 상영횟수가 작아서 간만에 벨뷰에 있는 씨네마크에 가서 봤다. 알고나면 가슴이 참 답답해지는 외면하고 싶은 현실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아동인신매매 성매매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죽음보다 지옥보다 더 한 상황에서도 버텨낸 여자아이나 그 아이를 구하겠다고 직장을 포기하고 목숨까지 내걸었던 (전직) 국토안보국 요원 모두 정말이지 대단하다. 비뚤어진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짐승들과 돈에 눈이 먼 인간이기를 포기한 쓰레기들이 세상에 너무 많다는 사실이 참담한데, 영화 끝난 후 메시지를 통해 주인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가져야한다고 했다.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
악인전
아무나 죽이던 연쇄살인범이 어쩌다 재수없이 조폭 두목을 타겟으로 삼는 바람에 살인에 실패하고, 조폭이랑 형사가 함께 합심하여(?) 연쇄살인범을 잡는다는 살짝 독특한 설정이다. 조폭이나 경찰이나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자주 느꼈는데 역시나였다. 월급받고 일하는 경찰이랑 목숨걸고 싸우는 조폭이랑 누가 더 잘할지 비교하는 대사도 있었는데, 다른 장면에서는 여학생이 형사한테 오히려 더 깡패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하고, 조폭이 술주니까 형사가 (무심결에) 고개돌려 술 마시려 하고, 이래저래 이 영화에서는 조폭이 좀 더 멋져 보인다. (포스터에서도 조폭이 경찰보다 아주 살짝 앞에 있고 영어 타이틀은 The Gangster, The Cop, The Devil 이다.) 경찰들은 이래저래 자괴감이 들 것 같다.
A Most Wanted Man
연기잘하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은건 좋았는데 재미있었다고 하기에는 (내 수준에는) 내용이 좀 복잡하고 심오했다. 내용이나 작품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목표는 고상하고 훌륭해도 그 목표를 이뤄내는 과정은 치사하고 이기적이고 폭력적일 수 있고, 다른 조직과의 협업은 역시나 참 힘이 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고 그래서 알지 못하는 세상을 다룬 영화인데, 조금 있으면 개봉하는 Mission Impossible 7 과 비교해보면 같은 스파이/첩보물인데도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영화가 조금 더 현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