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al by Fire

선입견과 두려움으로 인해 사람들은 때로는 죄없는 사람을 사형시키는 것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실수를 저지른다. 인간이 만들고 처리하는 모든 일들은 불완전하다. 가끔은 그로인해 치뤄야 하는 댓가가 누군가에게 너무나 가혹하다. 사형제도의 문제점은 여러편의 책이나 영화로 많이 접했는데 실제로도 많이 희귀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죽음이라는 벌도 무섭지만 사형을 선고받고 실행하기 까지 10년도 넘는 시간을 언제가 될지 모르게 지내야하는 것도 참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Crazy Heart

왕년에 잘나갔으나 이제는 나이들고 한물간 알콜중독자 컨츄리 가수가 젊은 싱글맘을 만나 정신차리게 되는 이야기. 그런데 서로 사랑했음에도 싱글맘과는 잘 안되서 헤어지고, 그 헤어짐을 통해 정신을 차리게 되는 사실이 안타깝다. 콜린 파렐이 신세대(?) 컨츄리 가수로 나오는 점이 조금 신기했다. 남자주인공이 아카데미 상도 탔다는데 연기는 참 잘 했어도 영화가 재미있다고는 못하겠다. 인생 참 별거 없다는 생각과 함께 곱게 (적어도 추하지 않게) 늙어가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Logan

슈퍼히어로도 고령화라는 피해갈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해서 세대교채를 위한 노력을 해야하는가보다. 뮤턴트가 거의 사라져 버린 미래시대에 울버린을 꼭 빼닮은 여자(뮤턴트)아이가 등장한다. 약물의 도움을 받고 그 아이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구해내고(?) 장렬히 전사하는 울버린 로건. 난 (왠지 모르게 칼이 총보다 잔인하게 느껴지고 그래서인지) 칼잡이들을 별로 안좋아해서 울버린한테 제대로 정을 주지 못했는데, 이 영화도 즐기면서 보기가 쉽지 않았다.

Minari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나한테는 이 영화가 딱 그랬다. 줄거리는 감동을 쥐어짜려는듯하고 내용전개도 잔잔함을 넘어 살짝 지루했으며, 솔직히 윤여정의 연기는 왜 그리 찬사를 받았는지도 잘 모르겠다.

Homeland

어쩌다 보니 미국이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를 결정하고 실천한 시점에 전체 시리즈 보기를 마쳤다. 첫 여자대통령도 당선되고, 그 여자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부통령이다가) 그 여자대통령 뒤를 이은 대통령은 사고로 죽기까지 하는 TV 에서나 볼 수 있는 상황들이 전개된다. 혹여라도 이 TV Show 에서처럼 세상이 돌아간다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게 정신건강에 좋을것 같다. 세계평화와 미국이라는 대의를 위해 개개인의 목숨은 파리목숨 같이 취급되는 것 같아 불편했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이 TV Show 의 주인공보다는 좀더 냉철하고 심사숙고하기를 바래본다. 초반에는 존경스러운 마음이 살짝 있었는데, 시즌이 더해갈수록 목숨 거는 일에 중독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Another Round

독일이나 프랑스, 이태리 등은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학회 참석차 방문도 해봤고 그 곳 리서처들이랑 연구도 좀 해봐서 그렇게 낯설지는 않은데, 덴마크는 그저 북유럽의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한국에서는 몇년 전에 음주운전 기준을 혈중 알콜농도 0.05% 에서 0.03% 로 낮추었는데, 0.05% 인 상태로 사는 인생이 더 나을 수 있다는 황당하고 살짝 깜찍하기까지 한 생각을 다른 사람도 아닌 고등학교 선생님 네명이 함께 시도한다. 한명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고 한명은 별거하게 되지만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을 비치면서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을 보며 살짝 당황스러웠다. 심각한 의존은 알콜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좋지 않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This Changes Everything

한시간 반동안 헐리우드 제작진이나 그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작물들의 남녀 불균형에 대해 설명하고, 그러한 현실이 세상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지적한다. 더불어 여자들한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다큐멘터리다. 그런데, 정작 이 다큐멘트리의 감독은 남자다! 역설적으로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 혼란스럽다.

Paddleton

같은 아파트 위아래에 홀로사는 독특한 중년남자 두명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 그 중 하나가 말기암 판정을 받고 안락사를 결정하고 실천한다. 안락사에 필요한 약을 조제해 줄 약사를 찾아 로드트립 비슷한 것을 다녀오고, 마침내 침대에서 허무할 정도로 편히(?) 세상을 떠난다. 영화 자체는 살짝 지루했고, 미국에서 본인의 의지로 안락사하는 과정이 이렇게 간단하고 손쉽다는 사실에 놀랐다.

The Founder

끈기 있고 사업수완이 좋은 것은 인정. 그렇지만 전혀 존경스럽거나 부럽지 않았다. 오히려 저열한 사기꾼 졸부의 성공담(?) 때문에 영화보고난 후 기분이 영 별로였다. 정말이지 맥도날드 형제와 첫아내에게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었지만, 사업을 전쟁에 비유하며 자신은 경쟁자가 물에 빠진다면 그의 입에 호스를 물리겠다고 말하는 걸 보면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저렇게 잔인해야 할 수 있는 성공은 나는 싫다.

Uncle Frank

게이인 아들을 이해는 커녕 인정하지 못하고 저주하며 죽어간 지독하게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안타깝고 불쌍했다. 그런 아버지의 잔인함 덕분에 가족들에게 커밍아웃 하게되고 다행히 가족들은 모두 놀라울 정도로 쉽게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가족뿐 아니라 친구와 동료가 필요하지만, 개성과 정체성을 무시한채 무작정 세상의 기준에 끼워 맞춰서는 안된다. 아직까지도 동성을 사랑하는 것을 질병이고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많이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세상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