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접시 건강법

어려서부터 잔병치레 없이 음식 가리지 않고 잘 먹어서 평생 건강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주 커다란 착각이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이것저것 마구 먹어대면 나이가 들수록 몸은 망가질 수 밖에 없다. 소위 맛있는 음식들은 몸에 안좋은 경우가 많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식품관련 회사들은 비용은 아끼고 사람들의 소비는 늘리기 위해 사람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다. 나쁜 식품을 어떻게 피하고, 음식을 어떻게 골고루 “잘” 먹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아프고 난 후 치료하기 보다는 미리 예방하는게 중요하고, 약을 통한 치료보다는 식습관 개선을 통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배웠다. Self-Tracking 과 잘 접목시키면 많은 사람들을 이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간단치 않고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열심히 궁리하고 고민해 봐야겠다.

Better: A Surgeon’s Notes on Performance

성공이 무엇인지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인데, 한 사람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가 더 나은 진료를 하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를 실례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강조한 요소는 성실함 (Diligence), 올바름 (Doing Right), 그리고 독창성 (Ingenuity) 이렇게 세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세가지는 연구를 잘하는데도 필요한 태도이기도 하다. 딱 이렇게 세 파트를 구성한 뒤에는, 후기를 통해 수많은 의사중의 그저 하나가 아닌 긍정적인 예외가 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나열했다.

  1. Ask an unscripted question
  2. Don’t complain
  3. Count something
  4. Write something
  5. Change

좀 쉬엄쉬엄 살려고 했는데 아툴님이 내 가슴에 불을 지르신다. 내 자신을 더 잘 돌보면서 연구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살짝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고 결말도 좀 뜬금없었지만,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어떻게 결말이 날지 읽는 내내 궁금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과익기억증후군이라서, (본인이 큰 의미를 부여한 행동이 아니었기에) 머리속에 들어있는 그 많은 장면/사실들 속에서 중요한 하나를 찾아내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웠다는 아이러니. 치매처럼 중요한 많은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고통스러운 과거나 가슴아픈 기억을) 잊거나 희석시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후속작으로 “괴물이라 불린 남자”가 있는데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나의 슬기로운 감정생활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를 만병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트레스는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며 그러한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때 생기기 쉬운 걱정과 불안, 짜증과 분노, 슬픔과 좌절, 우울과 무기력등의 나쁜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안타깝게도 ‘까칠한 다혈질’ 이고, 성격 유형을 A, B, C 셋으로 구분했을때 강박적인 성격을 가진 A형이다.

먼저 A형은 강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경쟁에서 지기 싫어하며,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다혈질인 경우가 많고,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증이 잘 생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타고난 성격은 쉽게 바꾸지 못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의 감정을 좌우하는 가치관과 생각 습관은 연습과 노력을 통해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한 일년쯤 전부터 너그럽고 여유로워지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가치관과 생각 습관을 고쳐야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으로) 너그럽고 여유로운 합리적인 낙관주의자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나의 2020년 새해목표이다.

최고의 변화는 어디서 시작되는가

성장하고 성공하는데 있어서 목표를 향한 개인의 노력이나 의지력보다는 개인이 처해있는 환경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물론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찾아가기 위해서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맹자의 어머니는 당신 자신보다는 자식을 위해서 이사를 했지만, 맹모삼천지교와 그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보통 독자들이 그런 스타일을 더 원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나한테는 너무 정답인 것처럼 처방을 내리고 있다.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많이 있으니, 늘 그렇듯 공감되는 부분을 위주로 잘 추려서 실천해 보려고 한다. (이를테면 배수진치고 죽을힘을 다해가며 노력해서 성공하고 싶은 생각은 이제 별로 없다.)

The Merry Recluse: A Life in Essays

다른건 아니어도 이책의 저자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나하고는 여러가지 면에서 많이 다른 사람임에도 몇몇 글들은 아주 많이 공감이 되었다. (물론 거의 공감되지 않는 글들도 여럿 있었다.) 거식증도 앓았고 20대부터 담배를 피웠고 알콜중독자이기도 했으며 애완견을 무척이나 사랑했던 저자는, 은둔자의 삶을 즐기다 만42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누구보다 인생을 온전하게 살다가지 않았나 싶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파일러인 전경찰공무원 권일용님과, 예전에 신문기자였던 고나무 작가님이 함께 쓴 책이다. 연쇄살인이나 프로파일링이라는 개념자체도 생소하던 시절에 어떻게 프로파일러가 되었는지와 그 과정에서 처리했던 커다란 사건들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Criminal Minds 를 비롯해 다양한 미국 범죄드라마와 영화를 섭렵한 나로서는 프로파일링 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내가 나고 자란 한국에서 일어난 한국인 범죄자들 이야기라서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낸 권일용님이 많이 존경스럽다.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

우리 몸을 음식으로부터 좀 쉬게해주는게 좋은데, 24시간 정도 단식을 하는게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성을 높이면서 바람직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여러가지 잘못된 믿음에 대해서도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준다. 삼시 세끼 밥심이 중요하다고 끼니를 거르면 큰일이 난다고 배우고 믿어왔지만, 일주일에 한 두번 정도만 잠깐씩 쉬어가는 것이고, (여러종류의) 간헐적 단식을 실천을 통해 효과를 본 사람들이 있으니까 새해를 맞이해서 나도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골든아워 2

1권을 읽고도 참 갑갑했는데, 2권에서는 사람들도 더 많이 지치고 상황도 더 비관적으로 묘사되어 정말이지 절망스럽다. 상황을 묘사하는 듯한, 책 표지에 적혀있는 문구에 가슴이 미어진다.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도
왜 우리는 변하지 못하는가?

자신들을 희생해가며 남을 도우려는 사람들을 방해하지만 않아도 좋을텐데… 당신의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한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애쓰시는 이국종 의사선생님께서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편해지셨으면 좋겠다.

허삼관 매혈기

제목 그대로 피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꾸려나가는 허삼관이라는 노동자의 이야기. 중국인 작가의 책이라는 걸 알고 읽어서 편견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투박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삶의 고단함을 능청스럽게 해학적으로 그려냈기에 술술 잘 읽혔다. 부부간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 가족,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잠깐이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