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고 말해

뭐랄까 살짝 지루한 것 같으면서도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빨리 읽게되는 면이 있다. 반전도 생각보다 억지스럽지 않고 쉽게 예측도 안되지만 막판에 한꺼번에 몰아서 설명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구성이 맘에 들고. 조 올로클린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줄거리를 이끌고 심리학자인 조 올로클린은 얘기를 거드는 점도 묘한 매력. 기여도가 적지는 않지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지는 않으면서 독자들이 등장인물들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나 할까.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로맨스도 양념역할.

Deacon King Kong: A Novel

1960년대 후반 뉴욕의 South Brooklyn을 배경으로 (교회를 중심으로 한) 흑인 커뮤니티의 삶과 애환을 담은 것 같은데,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해 놓은 이 책을 (집중이 잘 안되서) 애써가며 읽어야했다. 프랑스 영화의 경우에도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흑인들 위주의 영화나 책은 유머코드도 그렇고 그들의 문화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지 즐기는게 쉽지 않다. (영화의 경우 흑인의 영어발음은 이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ㅠ.ㅠ)

코핀 댄서

청부살인에도 하청을 줄 수 있다는 신선한(?) 아이디어에 기반해 반전을 만들어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애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링컨라임 시리즈 중에 (순서 무시하고) 4권째 읽은건데 많은 반전을 엮기 위한 패턴이 보이는 듯 해서 읽을수록 재미가 줄어들고 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재미가 아주 없는건 아니라서 다른 책들도 계속 읽을지 말지가 살짝 고민된다.

널 지켜보고 있어

해리성 인격장애를 이용한 반전은 범죄수사물등에서 여러차례 봐왔지만, 스토킹을 당하는 주인공이 그 존재조차 알지못하는 스토커와 아주 잘 엮었다. 게다가 알고보니 그 스토커가 진작에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주인공의 아빠라는 반전은 진짜 놀라웠다. “조 올로클린” 시리즈에 속한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는 역할이 그렇게 크지는 않고 조연에 가깝다. 이 책의 저자는 호주 제1의 범죄소설가라는데 그의 책을 세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일단 인정!

The Innovator’s Dilemma: When New Technologies Cause Great Firms to Fail

잘 나가던 우량기업도 당장 드러나보이지 않는 숨은 고객과 시장을 찾아 혁신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안주하면, 파괴적일만큼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신흥기업에 우위를 잃고 더 나아가 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사용자 중심의 연구를 하기는 하지만, 고객님의 요구는 꼭 혁신을 원하지는 않고 오히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 하기 때문에 맹목적인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은 종종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Innovator’s Dilemma 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마케팅의 문제라고 한다. 하늘 아래 영원한 것은 없다더니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유연성 있는 사고를 가지고 상상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콜드 문

이번에는 시간과 시계에 대해서 파고들며 시계공이라는 살인이 직업인 청부살인업자를 등장시켰다. 주인공 링컨 라임만큼이나 똑똑하고 치밀한 탓에 원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붙잡히지 않고 교묘히 빠져 나갔다. 많은 반전을 꼼꼼히 잘 처리하기는 했지만, 우와! 보다는 오잉? 아직도 안끝났어 싶은 느낌이 좀 들었다. 게다가 처음에는 상관없어 보이던 두 사건이 나중에 보면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경우는 아주 흔히 쓰이는 전개방식이다. 오로지 증거만으로 사건을 수사하던 틀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심리분석관을 등장시킨 탓에 살짝 정체성에 의심이 들었다.

라이프 오어 데스

스릴러라기보다 드라마에 더 까깝게 느껴졌다. 주인공 오디는 성실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으나 이어지는 불운에 죽을고비도 넘기고 현금 수송차 강도사건 범인으로 몰린다. 사랑했던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10년의 수감 생활동안의 무수한 폭력과 살인시도를 견뎌낸 그는 출소를 단 하루 남기고 탈옥을 하여 그 약속을 지켜낸다. 연쇄살인범을 다루는 수사물같은 긴장감이 없지만, 첫눈에 사랑에 빠진 여인과의 위험하면서도 애절한 (끝내 비극으로 끝나버린) 사랑에 가슴 졸이며 오디를 응원하면서 읽었다.

Getting Things Done

학생시절 읽고 겁나 감동받았던 책의 2015년 개정판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여전히 전체적으로 유용한 내용이지만 예전만큼 감동적이지는 않고 살짝 약장수스럽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동안 다른 유용한 책들을 여럿 읽었고, 실제 생활해 꾸준히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그래도 도움이 되는 팁 몇가지는 활용해 볼 생각이다.

스킨 컬렉터

몸이 아닌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는 링컨 라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피부를 모으는 건가 싶어서 조금 망설였는데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았다. 이번 편에서는 문신과 독극물에 대해 엄청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백인 우월주의 반정부 민병대 조직의 테러시도가 내용의 큰 줄기를 이루는데, 시절이 시절인지라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했다. 링컨 라임 시리즈 1편인 본 컬렉터를 읽고 바로 11편으로 건너뛰었는데, 엄청난 반전이 예전편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차례로 읽었어야 했는지 살짝 후회도 되었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꼼꼼한 사전 준비를 하기는 하지만 전화통화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허물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만들수 있는 범인은 괴물이자 악마이다. 어려서 다소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기는 했지만 여느 사이코패스와는 좀 다른 그런 괴물을 만들어내고 훈련시킨 것은 다름아닌 군대와 국가였다. 파킨슨병을 선고받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다소 소심하지만 정의로운 임상심리학자인 주인공은 그에 맞서 버거운 싸움을 벌인다. 진작부터 범인을 드러내고 복선을 열심히 숨기지는 않아서 이야기의 진행방향은 어느정도 짐작이 가능했지만, 그런데도 마음 졸이며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