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r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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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는 동안에는 Cast Away 의 우주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다시금 생각해보니 라이언 일병 구하기하고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온세계가 한 인간의 목숨을 이토록 소중하게 여긴다는게 다행이고 고맙기는 한데, 드론 미사일 공격으로 무고한 사람이 수도 없이 죽어가는 현실이 떠올라 아이러니 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어쩌다 보니 암울한 얘기로 시작했지만, 영화자체에는 악역도 없고 목숨을 잃는 사람도 없으며, 엄청나게 긍정적이고 유머감각 넘치는 주인공 덕분에 참 재미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때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 I Will Survive! 🙂

그리스 인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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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재미있다 재미없다 말하기에는 뭔가 철학적이면서 심오한 주제를 다루는 책인 것 같다.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이상을 꿈꾸는 책상물림 화자와 한평생 온몸으로 세상을 느끼며 살아온 자유인인 주인공 조르바가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탄광사업을 함께 벌이는 동안의 이야기. 거침없이 자유롭게 (안좋게 말하면 무식하게) 행동하고 실천하고 즐기는 조르바가 실존했던 인물을 바탕으로 했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

노는 것 뿐만 아니라 일도 열심히 했다는 조르바가 하고는 했다는 말이 유독 가슴에 와 닿았다.

일을 어정쩡하게 하면 끝장나는 겁니다.

나도 연구를 어정쩡하게 말고 제대로 잘 하고 싶다.

Annette Lake, 11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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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종일 비가 (한동안은 양동이로 퍼붓는 듯 폭우까지) 내리더니, 오늘은 날이 개서 완연한 가을날씨. 살짝 쌀쌀하지만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등산을 하고 왔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호수의 물이 제법 불어나 있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오랜만에 갔기에 천천히 꾸준히 걸었더니, 시간은 조금 더 걸렸지만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Neither Here Nor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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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정보전달이 아닌 개인적인 투정부리기를 목적으로 유머러스하게 써내는 작가가 넉달여의 시간동안 유럽의 여러나라들을 여행한 후 저술한 책. 나는 유럽의 몇 안되는 나라들을 주로 일때문에 제한적이고 반복적으로 방문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공감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나중에 이 책에서 언급된 곳에 처음으로 가보게 될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가 쓴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국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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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생활 15년 때문인가? 이런 영화를 보면 눈물대신 쓴웃음이 난다. 감동을 쥐어짜내려는 듯한 억지스러운 감동으로 느껴져서. 게다가 중간중간 집어넣은 현존인물 (정주영, 이만기, 남진) 까메오 덕에 얼떨결에 신파 코미디.

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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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누군지도 자기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고, 그래서 열 살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열네 살이었던 한 아랍인 소년 모모. 젊은 시절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다, 나이들어 그런 여자들의 아이들 맡아서 돌봐주는 유태인 로자 아줌마. 이 책은, 비록 이보다 더 불행하기 힘들 것 같은 밑바닥 인생이기는 하지만, 모자지간보다 더 가까운 이 두 사람의 우정과 사랑이 가득한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현실이 아무리 시궁창 같아도, 늙고 병들어 가진 것 하나 없이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다다를때까지 곁에서 함께 해 줄 수 있는 그런 누군가가 있다면 그 인생은 살아볼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자기 배가 아파서 낳은 친자식도 나이들고 병들면 나몰라라 남보다 더해질 수 있는게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본명이 로멩가리인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에서 한 사람이 한번만 수상할 수 있다는 콩쿠르 상을,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이 책을 통해서 두번째 수상했다.

이동진의 빨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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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이 된 지 한참이 된 Podcast. 제대로 들어본 적도 없었고 별 관심도 없었는데, 2월에 아이폰 장만하면서 전직기자이자였던 영화평론가 이동진, (들어본 적도 없었던) 작가 김중혁,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기자 이다혜가 진행하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Podcast 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8개월이 지난 후에 지난 수요일에 업로드 된것까지 총 140회를 모두 들었다. 출퇴근길 차안에서,  출장길 비행기안에서, 집에서 설겆이 하거나 빨래개면서, 그리고 등산길에서 듣기에 아주아주 좋았다. 메인 진행자인 이동진의 목소리고 좋고, 소개되는 책들도 대부분 좋아보이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세 진행자 모두가 정말로 책을 좋아한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전해진다는 점이었다.

전에 한국에 갔을때 홍대앞에 있다는 빨책카페에 들러서 커피마시며 시간을 보낸적이 있는데, 다음에 꼭한번 공개녹화할때 찾아가서 직접 들어보고 싶다.

The Willpower Instinct: How Self-Control Works, Why It Matters, and What You Can Do to Get More of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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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대학에서 일반인들에게 교양과목으로 제공되기도 했던 수업내용을 바탕으로, 의지력과 자제력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설명을 제공한다.  한꺼번에 다 읽지말고 한주에 한챕터를 읽으며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라고도 권하는데 나는 그냥 주욱 다 읽었다. 의지력과 자제력을 통해서 변화를 이루어내려면 한번에 단숨에 끝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변하고 싶은 궁극의 목적을 항상 기억하면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더 나은 자신으로 변해가는데 있어서, 스스로에 대한 비판과 질타보다는 애정과 격려가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도.

A Single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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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사별 (죽음에 의한 이별) 중에 어느 것이 더 슬프고 힘들까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한다. 이 영화를 보고 사별이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전전긍긍 집착하는 삶도 사랑도 참으로 덧없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