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Octopus Teacher

인간세상에 지친 사람이 바다에서 우연히 만난 문어와 진정한 우정을 키우고 그로 인해 삶의 원기를 회복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다큐멘터리. 10개월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만나는 것은 사람들끼리도 쉽지가 않은 일인데 매일같이 바다로 친구문어를 찾아간 아저씨 정말 대단하다. 더불어 모든 문어가 이렇게 똑똑하고, 인간과 교감을 할 수 있는건 아닐테니 그 문어도 참 대단하다. 자기 몸을 희생해서 알을 낳는다는 사실도 슬프지만 감동적이다.

오직 그대만

사이코패스가 잔인하게 사람 죽이는 얘기들을 읽고 보다가, 오랜만에 선남선녀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을것 같은) 지고지순한 사랑얘기를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곁에서 함께하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고 목숨걸고 돈을 구해서 시력을 찾아주는 것과 시력을 포기하고 확실히 끝까지 곁에 있어주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나은 선택일까? 영화에서는 불구가 되서라도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그리고 작은 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3천만원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안타까웠다.

The Social Dilemma

나는 페이스북 어카운트도 없고, 근래에 한국뉴스와 건강관련 유튜브를 좀 많이 보기는 했지만 트위터나 구글은 주로 일때문에 사용하는 편이다. 예전 박사공부하던 시절에 한동안 싸이월드를 너무 많이 쓴 적이 있지만 심각해지기 전에 큰맘 먹고 끊었고, 때때로 한국뉴스도 많이 읽지만 요즘에는 건강관련 기사 위주로 본다. 그런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니, 소셜미디어에는 개인의 집중력을 처하시키는 것을 훨씬 넘어서는 악영향이 있다. 관련된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이 민주주의와 인류문명의 위기까지 이야기하는데, 마크 저커버그는 이 상황에서 AI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답답하고 두렵다. 추천해주는 것을 아무생각없이 소비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과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선택해서 봐야겠다.

택시운전사

대한민국의 가슴아픈 역사. 한 국가의 군인이 어떻게 무서워서 도망치는 자국의 국민들에게 총을 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만행을 저지른 인간이 아직도 호의호식 하면서 떵떵거리고 살아간다는 현실에 분노와 절망을 함께 느낀다. 그리고 언론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제발 소명의식을 가지고 진실을 제대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좀 했으면 좋겠다.

Knives Out

코미디가 가미된, 범인 풀이 정해져있는 옛날 스타일 살인범 찾기 추리물.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지만 거짓말하면 토가 나오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유산에 눈독들이는 돈많은 집 욕심꾸러기 자손들을 물리치는(?) 내용의 간만에 마음이 살짝 따뜻해지는 영화. 물론 살짝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범인얼굴에 토하는 부분에서 허걱, 가짜 칼에 찔리는 부분에서는 푸하하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이랑은 별 상관 없지만, 사고치는 재벌 2세들을 봐도 그렇고, 돈이 너무 많으면서 자식을 올바르고 온전하게 키워내는 것은 힘든가보다는 생각을 했다.

Miss Sloane

로비스트는 한국에서는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직업이다. 거물급 로비스트 회사에서 최고로 잘나가던 로비스트가 총기규제 법안을 막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후, 작은 회사로 옮겨서 오히려 거대 권력에 맞서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싸운다. 커리어를 위해 이기기 위해서는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한 것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도 완벽하게 속이고 자기 자신 마저도 수단으로 사용해서 무슨 일이든 서슴치 않고 해낸다. 예전에는 이런 여주인공이 멋지다고 부러워했을테지만, 나이들어 보니 좀 무섭고 정치라는 것이 참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Lobbying is about foresight, about anticipating your opponent’s moves, and devising counter measures. The winner walks one step ahead of the opposition. It’s about making sure you surprise them, and they don’t surprise you.

Klaus

산타할아버지와 순록이 이끄는 눈썰매 그리고 크리스마스마다 착한 어린이에게 보내지는 선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이브쯤에 봤어야 했는데 살짝 늦었다.) 디즈니가 아닌 넷플릭스에서 제작을 해서 그런지 진짜 어린이를 위한 만화영화라 내가 보기에는 유치했다. 그래도 연쇄살인범 이야기들과 사회부조리를 읽고 보고 들으며 지내는,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대에 선한 마음과 행동이 세상을 나아지게 만드는 것을 보니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Burn Notice

나라를 위해 목숨걸고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던 스파이가 속해있던 정보국으로부터 버림받으면서 시리즈가 시작됐다. 각 에피소드는 “My name is Michael Westin. I used to be a spy.” 라는 주인공의 내래이션으로 시작하고, 전체 시리즈에 걸쳐서 어떤 행동을 취할때마다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총 잘싸고 싸움만 잘하는게 아니라 연기력도 대단하고, 배경지식도 손재주도 엄청나서 맥가이버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경찰이 허가받은 깡패랑 비슷하듯이 스파이도 나라에서 지원받는 사기꾼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나뿐인 남동생도 잃고 엄마마저 마지막 회에 장렬히 전사해서 마음이 아팠지만, 남녀 주인공이 이 모든것을 뒤로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남주인공의 조카와) 여생을 함께하며 끝이나서 다행이었다.

The Old Guard

샤를리즈 테론을 보고 있노라면 신체적으로 우월한 유전자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키크고 예쁜데다 연기도 잘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남자들을 이끄는 보스로서 카리스마 작렬. 진시황이 그리도 원했다는 (거의)불로장생을 유치하지 않고 재미있게 액션과 잘 연결시켰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릴 수 밖에 없는 불로장생에 질려 죽는 방법을 찾으려 동료들을 배신하는 설정도, 그에 대한 벌이 혼자서 백년을 지낸후에 만나는 것이라는 점도 참신했다. 후속편을 아주 강하게 암시하며 끝이 났는데 기대된다.

Bombshell

2016년 미국의 Fox News 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에 영화적 효과를 더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실화에 기반한 영화와 달리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실제의 뉴스클립들을 때때로 자주 사용하여 사실감을 더했다. 미국뉴스는 챙겨보지 않았고 특히나 Fox News 에는 눈길도 안주는 편이라 전혀몰랐는데 영화제목에 걸맞는 Sex Scandal 이 벌어졌었다. 트럼프 같은 인간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트럼프 같은 짐승같은 남자들이 세상에 (높은 자리에도) 많고 그런 인간들을 (자의든 타의든) 용인하고 추종하는 사람들은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까지) 훨씬 더 많아서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 완전 꽝! 나하고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특정사안들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존중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