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Chip Heath & Dan Heath 의 다른 책 두권을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었고, 이 책 제목도 제법 근사해 보여서 골라 읽었다. 예전처럼 책 자체는 술술 잘 읽히는데, 책의 핵심 내용이 조금 혼란스럽고 책 제목도 그다지 공감되지 않았다. 순간순간이 생각보다 많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순간들을 만들어 내는 (혹은 준비하는) 방법의 중요성은 이해가 되지만, 그런 순간들이 알고 보면 (이 책에서 강조하듯) 순간이 아니라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Moments” 가 내가 미처 몰랐던, 순간이 아닌 다른 뜻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ㅡ.ㅡ;;;
Category: 책과 글
The Bullet Journal Method: Track the Past, Order the Present, Design the Future
Calypso
책표지가 맘에 들어서 고른 책인데, 엄청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술술 풀어썼다. 알콜 중독자였다가 암에 걸려 돌아가신 어머니며, 자본주의를 등지고 노숙자처럼 살다가 자살한 누이 이야기까지. 결혼해서 남편이랑 영국가서 사는 게이 아저씨인데 아버지는 트럼프를 떠받드는 골수 리퍼블리칸. 가끔씩 조금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스탠딩 코미디 보는 것처럼 웃겨서 가다가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저자는 “American humorist, comedian, author, and radio contributor” 라고 하는데,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역사의 역사
나고 자란 조국을 떠나 타지에 살면서 여러나라 사람들을 만나고 난 후, 이럴 줄 알았으면 어려서 세계사 공부좀 열심히 할걸 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이책을 읽으면서 더욱 더 뼈저리게 느꼈다. 알아야 면장을 해먹는다고, 뭘 좀 알았으면 훨씬 재미있게 읽었을텐데 나의 무식함이 좌절스럽다. 그리고 유시민은 참 대단한 것 같다. 읽기도 힘든 책들을 다 찾아읽고 (어떤 것은 몇번씩) 일반인이 보기 좋게 요약 및 정리를 참 잘했다. 그리고 친절하게 에필로그를 통해 가장(?)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며 마무리 해주셨다.
인간의 본성과 존재의 의미를 알면, 시간이 지배하는 망각의 왕국에서 흔적도 없이 사그라질 온갖 덧없는 것들에 예전보다 덜 집착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역사에 남는 사람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인생을 자신만의 색깔을 내면서 살아가라고 격려했다.
Measure What Matters
제목을 대충보고 Self-Tracking 에 관련된 책인줄 알고 사서 읽었는데,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 Productivity 를 높이기 위해서 목표와 그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측정 가능한 결과를 설정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인텔에서 시작되고 구글등 여러회사에서 잘 사용되고 있는 훌륭한 방법인것 같기는 하다. 매니저랑 하는 1:1 이나 분기마다 한번씩 하는 Connect 등등 큰 틀에서는 공통점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언제나 그렇듯 어떤 태도로 어떻게 하는지 Detail 이 문제인것 같다. 대놓고 이렇게 따라하라는 책들에 대한 거부감이 살짝 있기는 한데 그래도 시간낭비는 아니었던 듯.
골든아워 1
동생이 시누이한테서 빌려왔는데 나보고 먼저 보라고 했다. 이미 읽고 있는 책도 있었고, 미국으로 돌아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는 얘기들이다 보니 흥미진진해서 (그리고 한글로 쓰여진 책이라) 제법 빨리 읽었으나, 뒤로 갈수록 한국 의학계 및 정치계에 대한 짜증나는 현실과 그에 따른 저자의 체념 및 푸념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 그만 읽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그래서 2권을 구해서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이다.
독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당신이 옳다

심리학을 너무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담아 쓴 책이라서 그런지 조금 과한것 아닌가 싶을만큼 경험에 기반해서 책을 썼다. 공감(!)이 되는 부분이 상당부분 있기는 하지만, 내가 실생활에 얼마만큼 적용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제대로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공감을 받아야만 한다는 점과,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주는 것과 그에 따른 행동을 지지해주는 것은 별개라는 사실이 당연한 듯 하지만 새로웠다. 우리 모두가 개별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공감은 꼰대질의 정반대가 아닌가 싶다.
우리 몸이 세계라면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몸은 다양한 관점이 각축하는 전장입니다. 저는 그 관점들이 모두 동등한 수준의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권력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눈길을 주고, 권위에 굴하지 않고 비판적인 질문들을 던지는, 여러 가설과 경쟁하며 검증을 통해 살아남은 관점들이 그렇지 못한 관점들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의미를 준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사소해 보일지도 모르는 그 차이를 분별해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똑똑한 사람은 무척이나 많지만, 똑똑하면서 생각도 올바른 사람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이 부럽고 존경스러울 만큼 똑똑하고 바른 생각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글쓰는 능력또한 탁월하다. 20여년에 걸쳐서 공부하고 연구했던 내용을 집대성해서 이렇듯 훌륭한 책을 써냈다. 2018년 마무리 하면서 좋은 책을 읽어서 행복하고, 새해부터 더욱 더 분발하자고 다짐해본다.
리츄얼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저자들이 의도했던대로 “너무 진지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들이다. 미국 돌아오는 날, 종일 계속 읽지 않았음에도, 아침에 읽기 시작해서 비행기가 뜨기 전에 다 읽을 수 있을 만큼. 독서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이색적이었다. 나도 좋아라하는 심리학, 뇌과학, 행동과학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거기서 얻은 지식들을 일반인들이 읽기 쉽게 소개해주는 듯하다. 자신을 잘 돌아보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자기 발전이 가능하다는 뻔한(?) 사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Self-Tracking 과 독서라는 반가운 사실. 나는 진작부터 이팔청춘이 아닐뿐 아니라 곧 나이 50을 바라보고 있으니, 꼰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