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

엄청 재미있다고 해서 보기 시작했지만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초반에는 살짝 신기하고 재미있다가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맘에 들지 않아서 좀 불편하다가 후반에는 살짝 지루했다. 장르를 특정하기 어려운, 음식으로 따지면 잡탕밥 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바쁜 와중에 ?) 처음부터 끝까지 20회를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성은이랑 함께 보는게 즐거웠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인생의 그 숱하고도 얄궂은 고비들을 넘어 매일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장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허삼관 매혈기

제목 그대로 피를 팔아 가족을 부양하고 삶을 꾸려나가는 허삼관이라는 노동자의 이야기. 중국인 작가의 책이라는 걸 알고 읽어서 편견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투박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삶의 고단함을 능청스럽게 해학적으로 그려냈기에 술술 잘 읽혔다. 부부간의 사랑, 아버지의 사랑, 가족,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잠깐이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국가란 무엇인가

여러명의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빌어 국가의 다양한 면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설명을 못했다기 보다는 나의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해서인 듯.) 나라다운 나라는, 바람직한 국가에 대해 생각하고 요구하는, 깨어있는 국민들이 이루어 낼 수 있는게 아닌가 싶다.

기생충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이 사람들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한다. 사기쳐서 취직한 것이 잘못이기는 하지만 영어과외 선생으로서 미술 선생으로서 기사로서 가정부로서의 역할을 잘 해내는 부분에는 동정이 되었다. 그런데, 과외 선생으로서 어린 여고생이랑 연애하는 것에는 격하게 화가 났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사기에 피해 입는 것은 아무 잘못없이 일자리를 잃어버린 다름아닌 역시나 힘없는 그저 열심히 사는 사람들. 과학문명도 발달하고 세상도 많이 풍요로워 지는데 사람답게 살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현실에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

필사의 기초

큰 기대를 가지고 읽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별 대단한 내용은 없었다. 이런 주제로도 책을 쓸 수 있구나 생각했고, 저자가 책읽기 및 필사를 많이 좋아한다는게 느껴졌다. 끝자락에 본인이 좋아하는 필기구와 필사하기 좋은(?) 책들을 조금 소개해주었는데, 새해도 다가오니 한 번 시도해볼까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일단은 즐기고 보련다

한빛나의 할머니 버전쯤 되는것 같다. 독자들이 책을 읽고 “이렇게 어리바리한 할머니도 하는데 나라고 왜 못하겠어요?”라고 자신감을 얻기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쓰셨다고 하는데, 읽고 나니 그런 마음은 절반쯤 되고 엄청 독하고 대단한 분이셔서 가능한 일이지 싶은 생각이 나머지 반쯤 들었다. 어쨌거나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러려면 건강을 잘 관리하고 체력도 열심히 길러야한다!

쉰에 운전면허증을 땄고, 쉰여덟에는 학교를 그만두고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을 하다 보니 사진 찍기에 욕심이 생겨 일흔에 DSLR 카메라를 배웠고, 여고생때부터 가슴 속에 품어왔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겠구나 싶었던 작가의 꿈도 첫 책을 예순여섯에 출간하면서 뒤늦게 이루었다. 글을 좀 더 체계적으로 써보고 싶어서 모 신문사의 여행 작가 글쓰기 강좌를 두 달 반에 걸쳐 매주 두 시간씩 수강한 게 일흔할 살 때의 일이다.

공터에서

세상은 무섭고, 달아날 수 없는 곳이었다

김훈 글을 읽다보면 삶을 미화하거나 극복하려는 노력없이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를 해서 삶이 비루하고 서글프고 쓸쓸하다. 6.25 전쟁과 군부독재를 견디고 새마을 운동을 하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시절을 지나 풍요속의 빈곤이 되어버린 현재까지, 눈물나고 숨막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주인공이 좋은 아내를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의지하며 사는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김훈 작가님은 두가지 면에서 특별히 존경스럽다. 쓰시는 책 중에 졸작이 없으시고, 저 연세에도 여전히 훌륭한 책을 쓰신다.

The Lion King

라이언 킹 실사판을 성은이, 성진이, 명신이랑 함께 봤다. 실사판의 경우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실망하는 사람 두 그룹으로 나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는 아주 좋았다. 전체 줄거리는 다 아는데도 여전히 재미있었고 똑같은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다. 음악역시 다시 들어도 (음질이 좋아져서 더 그런지) 참 좋았다.

Backlash

러시아가 미국의 특급 첩보원 (Scott Harvath) 을 납치해다가 혼내주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되려 호되게 당한다는 내용. 러시아 무시하고 비방하는 부분도 여기저기 있어서 너무 미국인의 시각으로 쓰여졌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러시아 정부의 부정부패 심하다는 점은 어느정도 인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과장이 심하네 하는 부분도 제법 있었지만, 나름 긴장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사람 죽이는게 직업인거 참 별로인듯.

How to Train Your Dragon: The Hidden World

Animation 들이 영상미 대결로 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듯 한데, 2편을 봤는지도 전혀 기억이 안나는 마당에, 아무 맥락없이 등장한 (암컷 투스리스인) 라이트 퓨리에, 이를 이용해 투스리스를 잡아 죽이려는 그리멜도 다소 뜬금없었다. 갑자기 결혼하라고 난리치는 주변사람들도 살짝 황당하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세상에 용들이 숨어살게 된다는 결말도 조금 마음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