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잡는다

두 주인공이 일처리 하는 방식이 참 많이 답답하고, 개연성은 진작에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렸고, 허술한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백윤식이랑 성동일이 주인공라 애초에 스릴러라 생각하지 않고 코미디라 생각하니 엉성한 부분들은 너그럽게 무시하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Algorithms to Live By: The Computer Science of Human Decisions

수학 싫어하는 사람들은 흔히 수학 배워서 무슨 소용이 있냐고 하지만, 논리적인 사고의 근간을 이루는게 수학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학부 입학했을 당시 우리과의 이름은 전산과학이었는데, 수학과목을 엄청 많이 들어서 전산수학과라고 농담삼아 말하곤 했었다. 컴퓨터과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알고리즘들이 알고보면 우리 일상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잘 설명해 놓았다. 저자들이 엄청 똑똑할 뿐만 아니라 이해하기 쉽게 글도 잘 쓰는 듯. 나는 컴퓨터과학으로 박사를 받은 사람이라 일반인이 읽기에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어린시절 컴퓨터를 사랑했던, 학부때 열심히 공부했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살인자의 기억법

치매에 걸린 왕년의 연쇄살인범과 왕성하게 활동을 시작한 연쇄살인범 사이의 대결. 두 연쇄살인범 모두 가정폭력의 산물이라는 식상한 점만 빼면, 긴장감과 궁금증이 가시지 않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연쇄살인범 끝판왕인 덱스터에서도 연쇄살인범 사이의 대결이 나오는데 (물론 덱스터가 이기지만) 연쇄살인범이 우연히 만날 가능성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것일까? 그리고 진짜 만나면 직감으로 서로 알아볼 수 있나? 요즘 이어지는 성추행 사태의 주인공 중의 한명인 오달수가 나와서 살짝 맘상함.

Into the Wild

진정한 무소유를 실천하며 자연으로 돌아갔던 이 청년이 부러운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나보고는 돈 주면서 하라고 해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내가 진짜 늙었구나 싶다. 어찌보면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것인데, 한편으로는 극단적이면서 많이 이기적인 부분이 있어서 말로 설명하기 힘든 찜찜함이 있다. 물이 불어나지 않아서 알라스카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다면 무얼하며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하다.

(더 늙기전에?) 알라스카 가보고 싶다. 오로라까지 보고 오면 더 좋을테고…

The Girl on the Train: A Novel

간만에 맘먹고 소설을 읽었는데 주된 스토리라인은 좀 많이 짜증스러웠다. 아이를 가지지 못해서 우울증에 걸리고 알콜중독자가 되버린 여자, 바람피우던 다른 여자와 결혼해서 딸낳고 행복하게 사는 그녀의 전남편. 기차타고 출퇴근 (하는척) 하면서 남편의 새 가정과 이웃을 엿보는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 그런데도 범인이 누구인지가 계속 궁금해서 열심히 읽었고, 반전도 제법 괜찮았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도 만들어졌는데 한편으로는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한데, 범인을 알고보면 대단히 재미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

Dallas Buyers Club

영화를 보고나서 드는 생각 몇가지. 첫째,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정부를 운영하는 인간들이 욕심에 눈이 멀어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둘째,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도 목표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예상치 못한 큰 일을 해낼 수 있다. 셋째, 매튜 맥커너히를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별로 볼 생각이 없었는데, 보고나니 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는지 알겠다. (필라델피아의 톰 행크스 생각도 좀 났다.) 넷째, 요즘은 상황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치명적인 질병의 치료약들은 저렴한 가격에 환자들에게 보급되면 좋겠다. 다섯째, (영화주제하고는 크게 상관없는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람들이 마약 좀 안했으면 좋겠다.

Leap Year

이보다 더 뻔할 순 없는 전형적인 로멘틱 코미디. 윤년에만 있는 2월 29일에 청혼하려고 여주인공이 산넘고 물건너 바다건너 가는 과정이 주된 내용. 결혼에 목숨거는 여주인공이 그닥 이해는 안되지만, 남녀주인공 둘 다 조아라 하는 배우들이라 별 생각없이 웃으면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