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ighting Chance

지구온난화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라는 급속하게 심해지는 빈부격차와 중산층의 몰락. 자본주의 사회에서 거대 은행으로부터 중산층과 약자를 보호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자서전 비스무레하게 써놓은 책이다. 학생들 가르치고, 연구도 열심히 하고, 그와 더불어 세상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혹은 더 나빠지지 않게) 현실적인 노력을 하고 성과를 내는 삶이 아주 많이 존경스럽고 부럽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파산신청을 하는 사람들을 게으르고 염치없는 나쁜 사람들이라 비난하기 쉬운데, 알고보면 돈을 더 많이 벌기위해서 상위 몇프로를 제외한 중산층, 서민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까지 모두를 쥐어짜는 거대 자본의 희생양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몇년 전 한동안 한국에서 넘쳐나던 대부업체 광고가 근래에 거의 없어졌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모든 정치인들이 다 똑같은게 아니고, 어떤 국회의원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대통령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절감했다.

더 킹

세상 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군림하는 1% (?) 정치검찰들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 코믹함과 진지함을 잘 조합해서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또 긴장감이 유지되었다. 정우성이 연기한 한강식과 그의 졸개들을 잡아 넣은 것이 통쾌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은 아님을 알기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영화의 결말.

어린왕자에서는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 했으나, 개개인이이 아닌 집단의 마음을 얻는 일은 혹은 뒤흔드는 일은 무척이나 쉬운 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했다.

남한산성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기억이 많은 대한민국. 인조가 징기스칸에게 ‘삼궤구고두’를 올리던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더불어 “전 다만 봄에 씨를뿌려 가을에 거두어 겨울애 배를 곯지 않는 세상을 바랄뿐이옵니다” 라는 대장장이의 대사가 마음에 사무친다. 무능한 임금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명분을 내세우는 선비들이 국민들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수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한국의 후손들이 대한민국의 지난 10년을 이렇듯 (지금의 나처럼) 안타깝고 슬프고 어이없다고 느낄 것이다.

I Am Number Four

넘버 쓰리가 아니라 넘버 포다. ㅋㅋ 예전에 체육관에서 달리기할때 앞쪽만 살짝 봤던 영화인데, 내용이 궁금하지 않았던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잘생긴 청년이 나와서 봤다. 진짜 별 대단한 내용은 없음. 우주 어딘가의 행성에서 다른 종족을 말살시키는 침략자의 공격을 받아, 종족보존을 위해 초능력자 9명을 지구로 탈출시킨다. 그런데 그 침략자들이 지구까지 따라와서 No. 1, 2, 3 를 차례로 죽이고 이제 No. 4 차례. 물론 위기를 모면하고 살아남는다. 혜성처럼 나타난 No. 6 의 도움을 받아서. 영화 끝부분은 이래저래 속편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듯한데, 2011년 1편 개봉후 속편이 없는걸 보면 이 영화가 별 재미 못본듯. 사실 나도 돈주고 보기에는 아까운 영화라 생각함.

The Undoing Project: A Friendship That Changed Our Minds

내가 존경에 마지않는 두 천재 심리학자의 우정(과 결별)에 대한 이야기. 극과 극은 통한다더니, 거의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두 사람이 (아내에게 시기받을 만큼) 찰떡보다 더 좋은 궁합으로 오랜시간 함께 엄청난 연구를 해냈다. 학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의 문제점을 발견한 후, 그 것을 뒤집고 반박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일들을 주로. (이책을 읽고보니) 둘사이 관계의 끝은 좀 아쉬움이 있으나, 이 둘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탁월한 능력, 특히나 “함께” 만들어낸 시너지가 진짜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