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병에 효자없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아지지 않는 환자를 오래 간호하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하고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우리들의 친구’는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친구를 위해 가족도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다. 저런 친구가 몇이나 될까 싶은 생각을 했고, 그러니까 이렇게 책으로도 쓰여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거겠거니 했다. 그런데 솔직히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고 이상하게 많이 슬프지도 않았다.
Category: 영화, TV 및 공연
Manhunt: Unabomber
16세에 장학금 받으며 하버드에 입학하고 미시간에서 석사박사 받고 버클리 교수가 될만큼 똑똑했던 사람이 어느날 문득 세상을 등지고 몬타나주 산 속의 캐빈으로 숨었다. 그러다 몇년 후 폭탄을 우편으로 배달시켜 여러명을 죽이거나 부상시키는 테러리스트가 되버렸다. “미쳐서 한 일”이라고 변호하려는 계획을 알고 스스로 유죄를 인정해서 살아서는 다 채울 수 없는 긴 형을 선고 받고 창문도 없는 독방에 갇혔다고 한다. 하버드 재학시절 아주 비인간적인 심리실험에 오랜기간 피실험자로 참가한 것이 그를 미쳐버리게 만든 것은 아닌가 의심이 되지만 확인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아픔을 준 정말 나쁜 사람인데 한편으로 많이 불쌍하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면서 평범하게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Desperate Housewives

Fairview 라는 가상의 동네에 있는 Wisteria Lane 거리에 사는 사람들 특히 주부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TV Show. 네명의 여자주인공들은 전혀 다른 성격에도 불구하고 오랜세월에 걸쳐 우정을 쌓는다. 조그마한 동네에서 여덟시즌 동안 자연사가 아닌 자살 및 타살로 죽어나간 사람 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황당하고 자극적인 막장드라마인데, 어이없어 하면서도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해서 계속 봤다. 기가막혀서인 경우도 많았지만 자주 웃었고, 때때로 자주 삶과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볼만한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시리즈가 끝난것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Bohemian Rhapsody
퀸의 (유명한) 노래들을 좋아라 하지만 (Queen Greatest Hits CD 도 소유하고 있음) 그룹이나 리드싱어인 프레드 머큐리에 대해서는 아는게 별로 없었다. (한마디로 관심이 별로 없었다.) 천재가 열정을 가지고 임하면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예를 보았다.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영화다. 음악회에서 기립박수 받는 연주자들이 부러웠는데, 1985년 Live Aid 공연장에 모여 떼창하며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니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멋진 공연을 직접 관람했던 사람들은 참 좋았겠다.
We are the champions, my friends
And we’ll keep on fighting till the end
We are the champions
We are the champions
No time for losers
‘Cause we are the champions of the World
Little Women
Rush
어쩌다보니 이번주에도 자동차경주에 관한 영화를 보았다. 역시나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1970년대 Formula One 리그를 주름잡았던 두명의 라이벌에 관한 영화. 인생관과 가치관은 너무 다른데 승부욕만은 똑 닮았던 두 사람. 배우의 지명도 때문인지 실제로 더 호남형이라 그런지 Chris Hemsworth 가 연기한 James Hunt 가 더 주인공 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는 왠지 커다란 사고도 극복한 노력형의 Niki Lauda 가 더 공감이 되었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어떤 분야이든 세계 최고라는 것은 감동적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재능과 노력이 함께 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절대 아무나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닌 그 경지가 존경스럽고 부럽다.
Ford v. Ferrari
Leave No Trace
PTSD가 참 무서운 병인것 같다. 산속에다 아지트를 마련하고, 혼자서도 아니고 10대 딸이랑 같이 Survivors 찍듯 살아가는 상황이라 Nomadland는 거의 애교수준이다. 정부에 발각된 후 도망칠 때에는 말그대로 백팩 하나 달랑 메고 숲으로 들어간다. 게다가 산에서 실족해서 죽을뻔 한 후에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났음에도, 다리가 나아 걸을 수 있게 되자 바로 다시 길을 떠난다. 놀라울 정도로 독립적이면서도 아빠 말 잘 듣는 딸은 결국에는 정많은 이웃과 트레일러의 편안함을 선택하며 정착한다. 어찌보면 영화의 본질하고 상관이 별로 없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의무와 부모가 자식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자꾸 의문이 들었다.
Tinker, Tailor, Soldier, Spy
엄청 집중해서 보았는데도 시간과 장소를 정신없이 왔다갔다 하는데다 배우들이 주로 영국영어를 사용해서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정확한 줄거리를 찾아 읽었다는건 안비밀.) 큰 구성을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어야 재미도 느끼기 마련인데, 스파이 물이라 일부러 그러는지 등장 인물도 많고 전개가 복잡하다. 최근에 읽은 스파이의 유산이라는 책을 쓴 저자가 예전에 썼던 동명의 책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 일종의 시리즈 물이라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책들이 여럿 더 있다. 그 책들을 차근차근 읽으면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그래서 재미를 느끼는데 도움이 될듯도한데, 과연 공부하듯 읽을 필요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Conviction
사람이 사랑하는 다른 사람을 위해 얼마만큼 많은 노력을 할 수 있는지와 (행운까지 더해져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감동실화. 억울한 살인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은 오빠를 구해내기 위해 (이혼을 감수하며) 늦은 나이에 법을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는 것도 놀라운데, 그 뒤에도 이어지는 역경을 극복하고 끝내 누명을 벗기고 감옥에서 구해내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매의 우애와 더불어 늦깍이 법대공부를 함께한 친구와의 우정이 실제 일어나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운 일을 가능하게 했다. 인간관계는 역시나 양보다 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