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n Notice

나라를 위해 목숨걸고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던 스파이가 속해있던 정보국으로부터 버림받으면서 시리즈가 시작됐다. 각 에피소드는 “My name is Michael Westin. I used to be a spy.” 라는 주인공의 내래이션으로 시작하고, 전체 시리즈에 걸쳐서 어떤 행동을 취할때마다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총 잘싸고 싸움만 잘하는게 아니라 연기력도 대단하고, 배경지식도 손재주도 엄청나서 맥가이버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경찰이 허가받은 깡패랑 비슷하듯이 스파이도 나라에서 지원받는 사기꾼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나뿐인 남동생도 잃고 엄마마저 마지막 회에 장렬히 전사해서 마음이 아팠지만, 남녀 주인공이 이 모든것을 뒤로하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남주인공의 조카와) 여생을 함께하며 끝이나서 다행이었다.

검찰개혁과 촛불시민

소명의식은 안드로메다로 다 보내버린 한국의 검사와 기자들. 읽는동안 너무 화가 나고 치가 떨려서 몇번이고 멈추고 싶었지만 그래도 알아야 된다는 생각에 끝까지 읽었다. 안타깝고 부끄러운 현실이지만 책으로 남기는 노력을 주도하는 사람들과 그것을 돕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데 희망을 가져야겠다.

내 것이었던 소녀

어느덧 로보텀 책을 네 권째 읽었다. 범인이 결과가 궁금해서 (할 일이 많은데 일하기는 싫어서 더욱더?) 빨리 읽기는 했는데, 내용과 구성을 비교하면 네 권중 제일 별로였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조 올로클린이 혼자 열일하고 그 와중에 사고도 치고, 양념역할하는 로맨스도 이번에는 좀 별로였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사건들이 반전을 통해 연결되는데 그것도 그다지 매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섬세한 심리묘사와 은근하지만 꾸준한 긴장감은 여전히 좋았다.

The Old Guard

샤를리즈 테론을 보고 있노라면 신체적으로 우월한 유전자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키크고 예쁜데다 연기도 잘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하며 남자들을 이끄는 보스로서 카리스마 작렬. 진시황이 그리도 원했다는 (거의)불로장생을 유치하지 않고 재미있게 액션과 잘 연결시켰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모두 잃어버릴 수 밖에 없는 불로장생에 질려 죽는 방법을 찾으려 동료들을 배신하는 설정도, 그에 대한 벌이 혼자서 백년을 지낸후에 만나는 것이라는 점도 참신했다. 후속편을 아주 강하게 암시하며 끝이 났는데 기대된다.

어쩌다 가방끈이 길어졌습니다만

박사공부하겠다고 미국 나온지는 어느덧 20년하고도 4개월이 넘었고 6년 고생끝에 박사 받은지는 14년 7개월이 다 되가는 시점에 읽은, 다른 분야에서 나보다는 더 최근에 박사받고 통계학자로 일하는 사람이 쓴 수필. 옛생각하면서 부담없이 읽었다. 미국유학공부 한 사람치고 이정도 고생안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마는, 아무래도 저자는 그때그때 블로그에 잘 적어두었던 모양이다. 나도 예전 제로보드 시절의 게시판만 날려먹지 않았어도 (국제결혼 스토리는 없지만) 책하나 정도는 쓸 수 있었을지도. 물론 내인생 누가 그다지 관심도 없겠지만, 나도 개인사생활 책으로까지 써서 남들한테 읽히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기도 하다.

미안하다고 말해

뭐랄까 살짝 지루한 것 같으면서도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빨리 읽게되는 면이 있다. 반전도 생각보다 억지스럽지 않고 쉽게 예측도 안되지만 막판에 한꺼번에 몰아서 설명해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는 구성이 맘에 들고. 조 올로클린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줄거리를 이끌고 심리학자인 조 올로클린은 얘기를 거드는 점도 묘한 매력. 기여도가 적지는 않지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지는 않으면서 독자들이 등장인물들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나 할까.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로맨스도 양념역할.

Deacon King Kong: A Novel

1960년대 후반 뉴욕의 South Brooklyn을 배경으로 (교회를 중심으로 한) 흑인 커뮤니티의 삶과 애환을 담은 것 같은데,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해 놓은 이 책을 (집중이 잘 안되서) 애써가며 읽어야했다. 프랑스 영화의 경우에도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흑인들 위주의 영화나 책은 유머코드도 그렇고 그들의 문화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지 즐기는게 쉽지 않다. (영화의 경우 흑인의 영어발음은 이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ㅠ.ㅠ)

Bombshell

2016년 미국의 Fox News 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에 영화적 효과를 더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실화에 기반한 영화와 달리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실제의 뉴스클립들을 때때로 자주 사용하여 사실감을 더했다. 미국뉴스는 챙겨보지 않았고 특히나 Fox News 에는 눈길도 안주는 편이라 전혀몰랐는데 영화제목에 걸맞는 Sex Scandal 이 벌어졌었다. 트럼프 같은 인간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나 이해가 안되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트럼프 같은 짐승같은 남자들이 세상에 (높은 자리에도) 많고 그런 인간들을 (자의든 타의든) 용인하고 추종하는 사람들은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자들까지) 훨씬 더 많아서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 완전 꽝! 나하고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특정사안들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존중할 수가 없다.

코핀 댄서

청부살인에도 하청을 줄 수 있다는 신선한(?) 아이디어에 기반해 반전을 만들어냈는데, 개인적으로 너무 애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링컨라임 시리즈 중에 (순서 무시하고) 4권째 읽은건데 많은 반전을 엮기 위한 패턴이 보이는 듯 해서 읽을수록 재미가 줄어들고 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재미가 아주 없는건 아니라서 다른 책들도 계속 읽을지 말지가 살짝 고민된다.

Hard Kill

브루스 윌리스 때문에 또 속았다. 스토리도 개연성도 없고 배우들 연기도 저질이고 그저 미친듯이 총쏴대며 사람 죽이는 영화. 격투씬도 구리고 대역 쓴 티도 팍팍나고 뭐하나 칭찬할게 없는 영화. 안타깝지만 앞으로는 영화보기 전에 리뷰를 미리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