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맘편히 고등학교 생활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명의 고등학생은 (이제는 30년도 더 지나 기억이 흐릿해져서 일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지만 나는 좋은 시절을 보냈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했다. 물론 그 시절에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같은 영화도 있었다. 그래도 영화로 만들어질 만큼 특별한 일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살짝 차원이 다른?)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내는듯 싶다. 분명히 예전보다 많은 것이 편리해졌는데 삶은 왜 점점 더 각박해지는지 잘 모르겠다.
Month: April 2023
법쩐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검찰 조직의 설정 등은 모두 실제와 관련이 없는 창작에 의한 허구임을 알려드립니다.
매 회 이런 면책 조항으로 시작하는데, 그동안 뉴스와 신문기사를 통해 전해들은 일들이 여기저기 겹쳐졌다. 부디 저렇게 대놓고 자랑스럽게 나쁜 짓을 하지는 않기를 바라는 상황이, 이 세상에는 절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주인공 은용과 통쾌하긴 하지만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결말만이 허구같아 안타까웠다. 正義 라는 단어의 가치를 땅바닥에 아니 똥통에 떨어뜨린 놈들이 바로 검사와 정치인들이 아닌가 싶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다소 준비가 덜 된 것 같은 사람도) 높은 자리에 올라가 제 역할을 할때 쓰는 표현인데, 검찰쪽 윗자리는 사람을 다 쓰레기로 만드는 것 같다. 법 뒤에 숨어서 온갖 나쁜 짓을 아무 거리낌없이 할 수 있을 사람들만 끌어올리는 괴상한 조직이라는 생각을 했다.
John Wick: Chapter Four
미국에서 영화관에 갔던게 언제인지 무슨 영화를 봤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엊그제 또 한번의 비즈 데드라인을 마치고 진짜 오랜만에 미국에서 영화관을 가서 세 시간 가까이 긴장하다 왔다. 사람 죽이는 일을 그만두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이는 아이러니. 그런데 그 와중에 간간히 들어간 코믹한 장면들은 웃겼. 대사도 별로 없고, 대단한 줄거리 이런거 없이 세계최고의 살인병기가 엄청난 집중력과 실력으로 늘 하던대로 다는 아니고 아주 많이 죽인다. 살짝 참신하게도 마무리는 결투로 하는데 죤 윅이 한 때 몸담았고 맞서 싸우는 조직(?)은 진짜 대단한데 그를 상대한 놈은 강한 척하는 겁쟁이 찌질이라 김샜다.
역사의 쓸모
누적 수강생 500만명에 달한다는 명강사라는 저자가 고리타분하고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워야 하는 역사가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길잡이로 사용할 수 있는 역사를 재미있게 이야기 한다. 역사를 이야기하다보면 그 시대를 살던 인물들이 중요하게 언급돼서, 어려서 읽었던 위인전들 생각을 했다. (핵심인물을 중심으로 얘기를 펼친 3장에서 소개된 다섯 중 세 명은 못들어본 사람이라는 사실이 좀 놀라웠다.) 당장은 힘들고 세상이 지랄같아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장구한 역사를 보면 세상은 나아지고 있다고 하니 희망을 잃지 말고 잘 견뎌야겠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은 마음 한구석에 있었는데, 저자의 무료강의라도 들어야하나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