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읽었던) 김호연 작가의 책 불편한 편의점이 괜찮았어서 찾아 읽었는데 비슷한 스타일이라 이번에도 좋았다. 소소하고 소박한 행복을 재미나게 그려내서, 인생 별거 없으니 욕심내지 말고 스트레스 심하게 받지 말고 즐기며 편안히 살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했다. 꼭 또래친구가 아니더라도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인간관계는 중요하고, 그래서 부럽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요즘 한국 사람들 특히나 젊은이들이 참 치열하고 힘들게 살아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저 네 남자들 저렇게 술 마셔대면 제명에 못죽을텐데 하는 걱정도 떠나지 않았다.
Month: December 2022
헤어질 결심
박해일이랑 탕웨이 둘 다 좋아하는 배우인데다 영화 제목도 왠지 마음에 들어서,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영화볼 결심을 했었다. 배우들 연기도 손색이 없고, 각종 시상식에서 많은 상을 수상했고 영화인들이 극찬하는 걸 보면 훌륭한 영화인 것 같은데, 나에게는 그냥 막연히 즐길 수는 없는 (영화라 예습을 하고 보면 안되겠지만) 복습을 해야하는 복잡한 영화였다. 더불어 박찬욱 감독의 전작인 아가씨도 그렇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그렇고 요즘에 나오는 훌륭한 영화들은 “재미”는 있는데 보고나면 참 껄적지근 하다. 죽음을 통해서 육체적으로는 헤어지지만, 죽음으로 인해 영원히 이어지게 될 (것 같은, 어떻게 보면 많이 이기적인) 극단적인 사랑이다. 좀 뜬금없는 소리지만, 탕웨이가 연기한 여주인공 서래의 추진력은 엄청나서 가히 본받을만 하다.
킹메이커 & 남산의 부장들


지난 12월 4일 한국행 비행기에서 본 두 편의 한국영화인데, 우연히도 한국현대정치와 관련해 실존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당연히 마음이 아팠지만 영화자체는 몰입도도 높고 “재미” 있었다.
이선균이 연기한 선거전략가 서창대를 보며 마음이 아주 많이 안좋았다. 그가 진정 오로지 이기기 위해서 지역감정을 이용했다면, (물론 그가 안했다고 하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정치사의 최악의 인물들 중 하나라고 본다. 갈라치기 대마왕 이준석도 한국역사에 악인으로 남을 것이다.
남산의 부장들을 보면서는 근래의 한국이 자꾸 오버랩되서 많이 슬펐다. 언론 조작과 탄압으로 투명성은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려서 국민의 알 권리가 전혀 존중되지 않는 세상. 18년 독재를 하다가 자기 부하한테 총을 맞아 죽은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인기투표에서 선두권을 다투고, 능력도 안되는 그의 딸도 대통령하다가 탄핵되버리는 소설보다도 더 비현실적인 현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 그런 국가와 민족에게는 발전이 있을 수 없을텐데, 작금의 현실이 그저 막막하고 암담하다. 과거 악인들이 치부가 드러나고 전해지듯, 그래도 언젠가는 악의 세력들이 심판받는 날이 올 것이라 믿어볼란다.
거의 모든 IT의 역사
Chapter 1 인간을 바라봐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Chapter 2 첫 번째 전환: 개인용 컴퓨터 혁명 (1976~1985)
Chapter 3 두 번째 전환: 소프트웨어 혁명 (1985~1995)
Chapter 4 세 번째 전환: 인터넷 혁명 (1993~1999)
Chapter 5 네 번째 전환: 검색과 소셜 혁명 (1999~2006)
Chapter 6 다섯 번째 전환: 스마트폰 혁명 (2007~2010)
Special Chapter 거의 모든 동아시아 IT의 역사
Chapter 7 여섯 번째 전환: 클라우드와 소셜 웹 혁명 (2010~2016)
Chapter 8 IT, 마침내 인간을 초월하다
2020년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에 IT 의 역사를 기록했던 책의 10주년 기념판이다. 컴퓨터를 좋아라 했고, 컴퓨터과학을 공부하고, 컴퓨터를 쓰기 편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연구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재미있게 읽었다. IMF 덕분에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닷넷 버블 직전에 유학을 나와 새로운 학문을 접하게 되었으니 세상 물정에 무딘 나로서는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다. 그 10년 동안의 변화가 20세기 100년의 변화를 뛰어넘는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두려움 반 + 기대 반). 급변하는 세상에서 도태되지 않기위해 정신차리고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