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일

부끄럽게도 280일이 뭘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읽기 시작했다. 네 명의 여주인공과 그녀들의 임신과 출산관련 상황의 조합이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소설같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어떤 소설은 너무 현실적이라 허구라고 강조해야하는데.) 나는 경험에 보지 못한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다양한 케이스를 커버하면서 엄청 자세하고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많이 교육적이기는 한데 재미는 그닥. 다만 내동생을 비롯해서 아이 낳아 잘 길러낸 친구들 선후배들 모두모두 리스펙트! 그리고 일반화 하면 안된다고 하겠지만 대책없는 남자들 짜증나는 남자들 너무너무 많은것 같다. 문득 파리에서 들렀던 슈퍼마켓에서 임산부 우대 사인을 보고 신기했던 기억도 났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그가 그 아이의 아빠다라는 출생의 비밀과, 집에서는 아내 두들겨 패지만 겉보기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매력적인 남자, 알고보니 엄마때리는 아빠 밑에서 자란 착한 여자 등등을 주요 소재로 잘 엮었다. 사람이 죽었는데 누가 죽었는지 누가 죽였는지는 막판에 가서야 밝혀지는 전개방식을 취한다. 복잡하지 않고 적당히 궁금하고 재미있어서 제법 긴 소설임에도 술술 읽히는 책이다. 다만 여주인공 세 명 모두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살짝 짜증도 났다.

The Tattooist of Auschwitz

정말이지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고 하지만 참으로 소설같은 소설이다. (많이는 아닌 것 같은데 허구가 정확히 얼마나 섞여있는지 모르겠음.) 목숨바쳐 투쟁을 하지는 않았지만, 더 힘없는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선의 덕분에 죽을 고비를 넘기고,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견뎌내어 꿈에 그리던 삶을 살아낸 주인공이 대단하다. 나라면 과연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세상 모든 것은 상대적이라 죽음의 그림자로부터 하루도 자유롭지 못했던 삶을 살았던 여주인공은, 모든 소유물을 잃어버리게 되었을때도 의연할 수 있었다.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자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문예춘추사 셜록 홈즈 전집 7-10

이달 초 휴가중에 읽기 시작했던 셜록 홈즈 전집 10권 중 나머지 4권을 마저 읽었다. (부록에 해당하는 10권에는 홈즈와 관련된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들이 들어있다.) 꼭집어서 설명할 수는 없는데 아주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엄청 똑똑하고 관찰력도 뛰어나고 논문도 열심히 쓰는 대단한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왠지 정이 가지 않아서 ‘열심히’ 읽어야 했다. 친구로 삼기에는 홈즈보다는 왓슨이 훨씬 나은 것 같다.

The Silent Patient

초반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더니 진짜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 막판에 제대로 한방. 어려서 아버지에게 당한 학대탓에 나중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본인이 심리치료사가 되어도 어린시절 상처가 온전히 가시지는 않는 모양이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여주인공도 살짝 다르지만 막상막하로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 그 둘이 안좋은 인연으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안타까운 결말. 바람피지 말란 말이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어려서는 공상과학 영화들 참 좋아했던거 같은데 언제부터인지 별로가 되었다. 공상과학 단편소설 7편을 묶어놓은 이책도 역시나 그냥저냥. 그래도 7편 모두 쓸데없이 화려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읽을만 했는데 감정의 물성이랑 관내분실이 조금 더 마음에 들었다.

  •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스펙트럼
  • 공생 가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감정의 물성
  • 관내분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휴가

지난 일주일 “휴가”를 내고 쉬었다. 코로나 시국인지라 어디가지 않고 그냥 집에서. 7월 31일 7월 31일 금요일 저녁에 컴퓨터를 끄고 휴대폰과 테블릿은 대부분의 Notification을 끈 후 Do Not Disturb 모드로 전환하면서 휴가 시작. 인터넷을 완전히 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요즘에는 TV Show 뿐만아니라 음악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보고 듣고, 책도 온라인에서 다운받아 읽고 듣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8월 9일 일요일에 iPad로 논문을 읽은 후, 컴퓨터를 켜서 이메일 체크를 통해 워밍업하면서 휴가 마무리. 셜록 홈즈 전집 (부록포함) 10권 시리즈 중에서 6권까지 밖에 끝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가지고 있는 마법천자문도 다시 읽고) 엄청 많이 걷고, 많이 보고 듣고 읽고, 잘 먹고 잠도 평소보다 더 자면서 자~알 보냈다.

Chasing Darkness

큰 반전이 하나 자잘한 반전이 몇군데 있는 평범한(?) 범죄수사물. 당연히 예상치 못한 인물이 범인이었는데 주인공이 너무 대놓고 다른 인물로 몰아갔으며, 연쇄살인범보다 (주인공인) 사설탐정 캐릭터가 너무 많이 강하기도 하고, 내가 근래에 읽은 다른 책들이 좀 자극적이고 강렬하기도 했다. 그래도 뭐 읽는데 들인 시간이 아까운 정도는 아님.

The darkness frightens me, but what it does to us frightens me more. Maybe this is why I do what I do. I chase the darkness to make room for the light.

심리계좌

1부의 타이틀이기도 한 이 책의 부제는 돈에 관한 다섯 가지 착각이다. 어찌보면 그런 착각은 다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나는 다른 것에 비해서 돈에 대한 욕심은 좀 적은 편인 것 같다. 믿거나 말거나 어려서 읽은 위인전에서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장군님 말씀을 가슴깊이 새긴 탓이 크다. 이재에 겁나 어둡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경제적 어려움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이책을 통해서 새로이 배운 것은 크게 없다. 앞으로도 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잘 벌도 또 잘 쓰면서 살고 싶다.

강의

시경, 서경, 초사, 주역, 논어, 맹자, 노자, 장자, 묵자, 순자, 한비자, 불료, 신유학, 대학, 중용, 그리고 양명학. 한학기 동안 예습복습하며 들어야 할것 같은 강의를 며칠새에 들었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얼마전에 읽은 담론이랑 중복되는 부분이 좀 있었는데 두번째 들으니 조금 친숙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찬찬히 공부하면서 다시 읽어봐야겠지만, 우선은 바른 생각과 사상을 가지고 실천하며, 늘 배우는 자세로 겸손하게 살기위해 노력해야겠다. 마음씨가 바르고 고운 참으로 좋은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이러한 정서와 감성을 기르는 것은 인성을 고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면서 최후의 방법입니다. 말 잘하고 똑똑한 사람보다는 마음씨가 바르고 고운 사람이 참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