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컬렉터

몸이 아닌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는 링컨 라임.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피부를 모으는 건가 싶어서 조금 망설였는데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았다. 이번 편에서는 문신과 독극물에 대해 엄청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백인 우월주의 반정부 민병대 조직의 테러시도가 내용의 큰 줄기를 이루는데, 시절이 시절인지라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했다. 링컨 라임 시리즈 1편인 본 컬렉터를 읽고 바로 11편으로 건너뛰었는데, 엄청난 반전이 예전편들과 연결되어 있어서 차례로 읽었어야 했는지 살짝 후회도 되었다.

Terminator: Dark Fate

액션은 훨씬 빵빵해졌는데 내용상으로는 그다지 새로울게 없이 전편들을 재탕하는 느낌이 강했다. 나쁜 터미네이터는 예상대로 훨씬 더 강력해졌고 원조 터미네이터의 등장도 놀랍지 않았으나, Feminism 과 Diversity 를 많이 고려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라 코너가 여전사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미래 지도자인 대니도 여성인데다 그녀를 구하러 오는 착한 터미네이터 그레이스도 여성. 게다가 나쁜 터미네이터는 멕시칸계 미국인 배우가 연기했고, 대니는 미국사는 백인이 아닌 멕시코 사는 히스패닉으로 콜럼비아 출신이 연기했다. 덕분에 얼결에 American Dirt 에서 봤던 내용들을 영화에서 살짝 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대니도 그레이스도 카리스마가 그저 그랬다.

산산이 부서진 남자

꼼꼼한 사전 준비를 하기는 하지만 전화통화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허물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만들수 있는 범인은 괴물이자 악마이다. 어려서 다소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기는 했지만 여느 사이코패스와는 좀 다른 그런 괴물을 만들어내고 훈련시킨 것은 다름아닌 군대와 국가였다. 파킨슨병을 선고받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다소 소심하지만 정의로운 임상심리학자인 주인공은 그에 맞서 버거운 싸움을 벌인다. 진작부터 범인을 드러내고 복선을 열심히 숨기지는 않아서 이야기의 진행방향은 어느정도 짐작이 가능했지만, 그런데도 마음 졸이며 재미있게 읽었다.

본 컬렉터

이 책에 기반해서 만든 영화를 예전에 보았는데, 덴젤 워싱턴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주인공이었다는 사실말고는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안젤리나는 여주인공이랑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에서는 남주인공이 백인이라서 덴젤이랑 싱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어쨌거나 치밀한 구성에 자세한 묘사와 예상치못한 반전덕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링컨 라임 시리즈를 때때로 자주 읽어야겠다.

영화도 책만큼 재미있었나 확인하고 싶어서 영화도 다시 봤다. 1999년 당시에는 많이 길었을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디테일들을 다 챙기지는 못하고 각색을 제법 많이 했다. 잔인한 장면들이 제법 있어서 긴장하면서 보기는 했지만 책을 읽자마자 보니까 아무래도 재미가 좀 덜했다.

My Own Words

지난달에 존경에 마지않는 Ruth Bader Ginsburg 대법관님께서 영면하셨다. 평생을 남녀평등과 여성인권 신장에 바치신 RBG 님을 기리는 마음으로, 진작에 샀지만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2018년에 영화관에 가서 봤던 다큐멘터리도 다시 봤다. 두명의 작가와 함께 쓴 이 책은 자서전도 위인전도 아닌, RBG 님께서 쓰셨던 판결문과 강연회 발표문을 편집한 독특한 형식이었다. 조금 딱딱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교훈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친인척이 아닌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때 이만큼 슬펐던 적이 있었나 싶을만큼 슬프더니, 다큐맨터리에서 생전 모습을 보니 자꾸 눈물이 났다. (염치없지만) 하늘나라에서 부디 위기에 처한 미국인들을 살펴주시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