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eption

개봉한지 10년만에 다시 봤는데 역시나 대단한 영화. 인간의 무의식 세계가 참 시비롭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영화가 보여주는 무한한 상상력에, 거기에 더해진 치밀함에 다시한 번 놀랐다. 물론 영화전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부하면서 여러차례 다시봐야 할만큼 간단하지 않은 영화다. 한가지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대단하고 어려운 일을 세상을 구하는 것처럼 큰 일이 아니라, 개인의 욕심을 위해 경쟁사 상속자에게 아이디어를 주입하려는 일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널 지켜보고 있어

해리성 인격장애를 이용한 반전은 범죄수사물등에서 여러차례 봐왔지만, 스토킹을 당하는 주인공이 그 존재조차 알지못하는 스토커와 아주 잘 엮었다. 게다가 알고보니 그 스토커가 진작에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주인공의 아빠라는 반전은 진짜 놀라웠다. “조 올로클린” 시리즈에 속한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는 역할이 그렇게 크지는 않고 조연에 가깝다. 이 책의 저자는 호주 제1의 범죄소설가라는데 그의 책을 세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 일단 인정!

The Innovator’s Dilemma: When New Technologies Cause Great Firms to Fail

잘 나가던 우량기업도 당장 드러나보이지 않는 숨은 고객과 시장을 찾아 혁신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안주하면, 파괴적일만큼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신흥기업에 우위를 잃고 더 나아가 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사용자 중심의 연구를 하기는 하지만, 고객님의 요구는 꼭 혁신을 원하지는 않고 오히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 하기 때문에 맹목적인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은 종종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Innovator’s Dilemma 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마케팅의 문제라고 한다. 하늘 아래 영원한 것은 없다더니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유연성 있는 사고를 가지고 상상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콜드 문

이번에는 시간과 시계에 대해서 파고들며 시계공이라는 살인이 직업인 청부살인업자를 등장시켰다. 주인공 링컨 라임만큼이나 똑똑하고 치밀한 탓에 원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붙잡히지 않고 교묘히 빠져 나갔다. 많은 반전을 꼼꼼히 잘 처리하기는 했지만, 우와! 보다는 오잉? 아직도 안끝났어 싶은 느낌이 좀 들었다. 게다가 처음에는 상관없어 보이던 두 사건이 나중에 보면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경우는 아주 흔히 쓰이는 전개방식이다. 오로지 증거만으로 사건을 수사하던 틀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심리분석관을 등장시킨 탓에 살짝 정체성에 의심이 들었다.

Deadpool 1 & 2

정의감이나 책임감은 진작에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버린 수다쟁이 또라이 (안티)수퍼히어로. 성매매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약속하지만 덜컥 암에 걸리고, 치료법을 찾다가 비밀실험에 참가하고 엄청난 힐링파워를 얻는대신 흉칙한 외모를 갖게 된다. 자신을 그렇게 만든 나쁜놈을 찾아서 죽이는게 첫 영화의 줄거리로 엄청 독특한 내용의,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많은 슈퍼히어로 영화이다. 2편은 근래의 슈퍼히어로 영화 추세에 맞추어 (태그라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명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한다. 여러면에서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었는데 그래서 재미있게 봤다. 온세상을 다 구하려는 정의감에 깔려 죽을 듯한 슈퍼히어로만 보다가 뺀질거리는 양아치 스타일을 봐서 좀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면 나의 최애 슈퍼히어로인 아이언맨도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네.

Rizzoli & Isles

형사 Rizzoli랑 검시관 Isles 여자 둘이 투톱인 범죄드라마. 그동안 본 수사물이 너무 많아서 대단히 새로울게 없었다. 이를테면 검시관은 예전에 NCIS 에 잠시 나왔었고, Bones 의 뼈 전문가인 브레넌과 비슷한 점—예쁘고 똑똑한 전문가인데 사교성이 떨어지며 아빠가 나쁜 짓을 좀 했다—이 제법 있었다. 그래도 다른 새로운 배우들을 알게되며 총 7시즌을 재미있게 봤다.

Killers Anonymous

포스터에 게리 올드만하고 제시카 알바가 나와서 혹하는 마음에 봤는데 완전히 낚였다. 조연도 아닌 카메오 수준. 무슨 내용인지 이해도 잘 안되고 막판에 쓸데없이 잔인하다. 감독이 누군가 봤더니 마틴 오웬이라고 듣보잡인데 같은 실수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잘 기억하리라.

라이프 오어 데스

스릴러라기보다 드라마에 더 까깝게 느껴졌다. 주인공 오디는 성실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으나 이어지는 불운에 죽을고비도 넘기고 현금 수송차 강도사건 범인으로 몰린다. 사랑했던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10년의 수감 생활동안의 무수한 폭력과 살인시도를 견뎌낸 그는 출소를 단 하루 남기고 탈옥을 하여 그 약속을 지켜낸다. 연쇄살인범을 다루는 수사물같은 긴장감이 없지만, 첫눈에 사랑에 빠진 여인과의 위험하면서도 애절한 (끝내 비극으로 끝나버린) 사랑에 가슴 졸이며 오디를 응원하면서 읽었다.

Getting Things Done

학생시절 읽고 겁나 감동받았던 책의 2015년 개정판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여전히 전체적으로 유용한 내용이지만 예전만큼 감동적이지는 않고 살짝 약장수스럽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동안 다른 유용한 책들을 여럿 읽었고, 실제 생활해 꾸준히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그래도 도움이 되는 팁 몇가지는 활용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