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eption

개봉한지 10년만에 다시 봤는데 역시나 대단한 영화. 인간의 무의식 세계가 참 시비롭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영화가 보여주는 무한한 상상력에, 거기에 더해진 치밀함에 다시한 번 놀랐다. 물론 영화전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부하면서 여러차례 다시봐야 할만큼 간단하지 않은 영화다. 한가지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대단하고 어려운 일을 세상을 구하는 것처럼 큰 일이 아니라, 개인의 욕심을 위해 경쟁사 상속자에게 아이디어를 주입하려는 일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본 컬렉터

이 책에 기반해서 만든 영화를 예전에 보았는데, 덴젤 워싱턴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주인공이었다는 사실말고는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았다. 안젤리나는 여주인공이랑 제법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에서는 남주인공이 백인이라서 덴젤이랑 싱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어쨌거나 치밀한 구성에 자세한 묘사와 예상치못한 반전덕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앞으로도 링컨 라임 시리즈를 때때로 자주 읽어야겠다.

영화도 책만큼 재미있었나 확인하고 싶어서 영화도 다시 봤다. 1999년 당시에는 많이 길었을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에도 디테일들을 다 챙기지는 못하고 각색을 제법 많이 했다. 잔인한 장면들이 제법 있어서 긴장하면서 보기는 했지만 책을 읽자마자 보니까 아무래도 재미가 좀 덜했다.

My Own Words

지난달에 존경에 마지않는 Ruth Bader Ginsburg 대법관님께서 영면하셨다. 평생을 남녀평등과 여성인권 신장에 바치신 RBG 님을 기리는 마음으로, 진작에 샀지만 읽지 못했던 책을 읽고, 2018년에 영화관에 가서 봤던 다큐멘터리도 다시 봤다. 두명의 작가와 함께 쓴 이 책은 자서전도 위인전도 아닌, RBG 님께서 쓰셨던 판결문과 강연회 발표문을 편집한 독특한 형식이었다. 조금 딱딱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교훈적이고 감동적이었다. 친인척이 아닌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때 이만큼 슬펐던 적이 있었나 싶을만큼 슬프더니, 다큐맨터리에서 생전 모습을 보니 자꾸 눈물이 났다. (염치없지만) 하늘나라에서 부디 위기에 처한 미국인들을 살펴주시기를 기원한다.

Friends

8월의 마지막날 (총 10시즌짜리) 프렌즈 다시보기를 마쳤다. 2000년 8월에 미국와서 처음 봤을때는 적응이 잘 안되서 (어느정도는 거부감까지 있어서) 집중해서 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엄청난 재방송때문에 자주 노출되고, 미국문화에도 점점 더 적응하면서 “재미”를 느끼면서 즐겨보다, 마침내는 시리즈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올해 체육관에 가서 달리기를 제법 꾸준히 하고 있는데 마땅히 볼 영화가 없어서 프렌즈를 다시보기 시작했었다. 뻔히 다 아는 내용인데도 여전히 웃으면서 봤다. 다만 각각의 캐릭터들을 정형화하려는 노력이 너무 심해서 조금 불편하고 짜증나는 부분도 있었다. 레이첼을 연기했던 제니퍼가 시즌이 더해갈수록 세련되지고 날씬하고 예쁘게 변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브래드 핏이 게스트로 출현했던 에피소드 볼때는 살짝 속이 상했다. 내가 신경쓸 일이 전혀 아니지만, 둘이 참 잘 어울렸었었기에…

The Incredibles (2004)

지난번 Up 에 이어서 조카들과 함께 보았다. 개봉한지 참 오래되었는데 다시봐도 재미있다. 사람은 특히나 영웅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보람찬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기는 한데, 공명심이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똑똑한 머리는 좋은 일에 쓰도록 노력들을 좀 했으면 좋겠다.

Up (2009)

자세한 내용이 전혀 생각이 안난다 했더니, 어느덧 이 영화를 본지 10년이 다 되었다.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천방지축 꼬맹이의 모험이 감동적이면서 유쾌하고, 만화영화라서 가능한 기발한 상상력이 다시봐도 흥미롭다. 나이가 들어도 꿈과 모험을 잊지 말아야하는데, 실상은 집떠나면 고생이고 만사가 귀찮다. 쩝…

The Truman Show (1998)

지금도 조금 그렇지만, 어려서는 훨씬 더 변화를 싫어하고 낯선 환경을 두려워했다. 그래서인가 이 영화를 봤을때 감동과 충격이 남달랐다. 어찌보면 나중에 유학을 결심하게 하는데도 이 영화가 일조를 하지 않았나 싶다.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뒤로하고 꿈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닮고 싶다.

이번에 한국 갔을때 성진이 성은이가 트루먼 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애기인 줄만 알았는데 무섭게 자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짐 캐리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좋아하는 영화의 주인공인 경우가 종종 있다.

The Shawshank Redemption (1994)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영화들 많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인 The Shawshank Redemption. 내용도 다 알고 TV 통해서 일부분을 다시 본 적도 참 많은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보니 그 감동이 여전하다. 진정한 강인함에 대해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희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한번 본 영화 다시보는거 별로였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예전에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들을 때때로 자주 다시보기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