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나이가 드니 때때로 자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생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죽어가는 과정이니, 어떻게 살 것인지와 어떻게 죽을 것인지가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얼마가 될 지 모르는 남은생을 잘 살다가 잘 죽고 싶다. 이 책의 저자처럼 억울한 죽음, 불쌍한 죽음에 관심 가져주고 어루만져 주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물통은 구멍이 난 부분 이상으로 물을 채울 수 없고, 목걸이가 끊어질 때도 가장 약한 고리가 먼저 끊어진다. 우리 사회 역시 가장 약한 부분에서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연재해든 인재든 언제나 가난한 이들, 사회에서 소외받은 이들이 가장 큰 희생자가 된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희생과 비극은 결국 사회 전체로 번진다. 이것이 우리가 불편을 감수하고, 가장 약한 곳에서 출발해야 하는 이유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만 의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죽은 사람에게도 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저자가 오래전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에서 읽었던 구절이라며 다음과 같이 다소 극단적인 “젊은이의 직업 선택의 십계”를 소개했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은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 같은 건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가, 약혼자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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