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ives Out

코미디가 가미된, 범인 풀이 정해져있는 옛날 스타일 살인범 찾기 추리물.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지만 거짓말하면 토가 나오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유산에 눈독들이는 돈많은 집 욕심꾸러기 자손들을 물리치는(?) 내용의 간만에 마음이 살짝 따뜻해지는 영화. 물론 살짝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범인얼굴에 토하는 부분에서 허걱, 가짜 칼에 찔리는 부분에서는 푸하하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이랑은 별 상관 없지만, 사고치는 재벌 2세들을 봐도 그렇고, 돈이 너무 많으면서 자식을 올바르고 온전하게 키워내는 것은 힘든가보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서 완전하게

“25년째 혼자 사는 프로 독거인”이라고 소개한 저자 이숙명씨는 “누군가와 생활을 공유하느냐 마느냐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내 인생의 중심에 있고 타인에게 정서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완전한 혼자인가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혼자 살기, 혼자 놀기, 혼자 여행하기, 결혼하지 않을 권리 이렇게 네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대를 별로 안해서인지?) 생각했던 것보다 공감되는 얘기도 좋은 얘기들도 많아서 제법 마음에 들었다. 혼자서 잘 지내는게 그저 게으르거나 무작정 이기적이기만 한게 아니라, 나름 많은 노력을 들여서 자존감을 제대로 배양해야 이뤄내고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혼자서 완전해지기 위한 결정적 주문이다. ‘내 인생 내가 사는 것.’

순서의 문제

살짝 영리하지만 그다지 공정하지는 않은 7편의 길지않은 추리소설을 모아놓은 책. 7편에 걸쳐 등장하는 주인공이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고 서너편은 좀 억지스러운 부부이 있었지만, 한국인 작가가 한글로 쓴 소설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있었다. 길이도 짧고 사건도 그다지 복잡하지 않아서 그냥 술술 읽히지만 몰입도는 쏘쏘. (번역된 소설을 읽을때는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종종 있고 가끔씩은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헤깔린다.)

Miss Sloane

로비스트는 한국에서는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합법적인 직업이다. 거물급 로비스트 회사에서 최고로 잘나가던 로비스트가 총기규제 법안을 막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후, 작은 회사로 옮겨서 오히려 거대 권력에 맞서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싸운다. 커리어를 위해 이기기 위해서는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한 것은 물론이고, 주변사람들도 완벽하게 속이고 자기 자신 마저도 수단으로 사용해서 무슨 일이든 서슴치 않고 해낸다. 예전에는 이런 여주인공이 멋지다고 부러워했을테지만, 나이들어 보니 좀 무섭고 정치라는 것이 참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Lobbying is about foresight, about anticipating your opponent’s moves, and devising counter measures. The winner walks one step ahead of the opposition. It’s about making sure you surprise them, and they don’t surpris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