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LG 가 금성사였던 시절에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합니다” 라는 유명한 광고 슬로건이 있었는데, 이 책은 한 발 더 나아가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경우를 보여준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인 이 소설은 배경이 베를린이고 여주인공 이름이 페트라여서 괜히 더 마음이 끌렸다. 너무도 많이 사랑한 것이 너무나 심한 배신감을 유발해서 안타까운 이별로 끝나게 한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했다. 매맞은 사람이 다리뻗고 잔다고, 변명한마디 못해보고 끌려가서 암에 걸려 인생을 마감하는 여주인공이 (워낙에 강인한 사람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히려 “편안하게” 삶을 영위한 것 같다.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끔따끔한 이런 비극적인 내용을 만들어내야 하는 소설가들이 참 안됐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