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9살에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계 미국인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을 한국말로 번역한 버전을 읽었다. 놀랍게도 일제 강점기 한국을 배경으로 독립 투쟁했던 사람들, 일본에 붙어 자기 이익을 열심히 챙긴 사람들, 그리고 그저 묵묵히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 등장한다. 1987 년 생이라는 작가는 나보다도 한참 어린데다 소설을 영어로 쓰는게 편했을 정도로 나보다 훨씬 미국사람에 가까워서 그런지 그녀가 그려내는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사랑이 좀 독특하게 다가왔다. 지고지순한 일편단심들인데 또 쿨하게 다른 이와 인연을 맺고 그러면서 또 계속 사랑하는(?) 것 같아 좀 난해하고 놀라웠다. 수십년전 (1917년) 깊은 산속에서의 인연이 그 자식이 성인이 되이 죽음을 모면하고 또 더 나이들어 죽음을 맞이하는 계기가 되는 반면, 권선징악이나 일본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같은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객관적이거나 정확한 사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 조상들이 저렇듯 힘든 시절을 겪어냈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 다른 형태로 더 비통한 현실을 한국인들이 어떻게든 잘 겪여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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