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한국에서 1회만 보고 나머지는 미국에 돌아와서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어서 간만에 달렸다. 실제 있었던 있을 재구성한게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지어낸 허구로, 사극의 탈을 쓴 코믹 스릴러라고 우길 수도 있겠다. (대비마마는 아무래도 사이코패스다.) 치열한 사교육 경쟁, 문제유출, 역병, 증거조작 등 요즘 한국사회의 병폐와 위기를 담아낸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가 대군 중 하나였고, 첫 간택후궁이 낳은 아들은 왕의 아들이 아니었으며 (그리하여 막판에 친부 밝혀지고 아임 유어 파더 — 내가 니 애비다), 전혀 양가집 규수같지 않은 여자가 세자빈이 되고, 마지막회에서 중전은 “국모는 개뿔. 중전은 극한직업이다.” 이라 말한다. 어쨌거나 드라마는 만사가 해결되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다. 극중의 김혜수 같은 사람은 중전이 아니라 임금을 해야하는데, 여왕은 자식 돌보는 고된 일은 하지 않았을테니 그러지는 못했나보다. (마치 먹는 소리같은) 슈룹은 우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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