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순간에 다다르면 인간은 누구나 나약한 존재가 된다. 가족에게 해가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적극적으로 아이를 사지로 내모는 것,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두려움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 뒤따라 오지 못하는 여친을 뒤로하고 앞으로 꾸역꾸역 걸어나가는 것 등등이 평상시에는 평가하고 판단하기 쉬울 수 있다. 막상 내가 그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나는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그런데 상대방의 자식을 사지로 내몰고도 사고 후에 그걸 모르는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건 용서받지 못할 저열한 짓이다. 그저 재미있는 책을 원했다. 이렇듯 인생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심각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줄 알았다면 읽지 않았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