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세상은 무섭고, 달아날 수 없는 곳이었다

김훈 글을 읽다보면 삶을 미화하거나 극복하려는 노력없이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를 해서 삶이 비루하고 서글프고 쓸쓸하다. 6.25 전쟁과 군부독재를 견디고 새마을 운동을 하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시절을 지나 풍요속의 빈곤이 되어버린 현재까지, 눈물나고 숨막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주인공이 좋은 아내를 만나서 가정을 꾸리고 의지하며 사는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김훈 작가님은 두가지 면에서 특별히 존경스럽다. 쓰시는 책 중에 졸작이 없으시고, 저 연세에도 여전히 훌륭한 책을 쓰신다.

The Lion King

라이언 킹 실사판을 성은이, 성진이, 명신이랑 함께 봤다. 실사판의 경우 아주 좋아하는 사람과 실망하는 사람 두 그룹으로 나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는 아주 좋았다. 전체 줄거리는 다 아는데도 여전히 재미있었고 똑같은 장면에서 눈물을 흘렸다. 음악역시 다시 들어도 (음질이 좋아져서 더 그런지) 참 좋았다.

Backlash

러시아가 미국의 특급 첩보원 (Scott Harvath) 을 납치해다가 혼내주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되려 호되게 당한다는 내용. 러시아 무시하고 비방하는 부분도 여기저기 있어서 너무 미국인의 시각으로 쓰여졌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러시아 정부의 부정부패 심하다는 점은 어느정도 인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과장이 심하네 하는 부분도 제법 있었지만, 나름 긴장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사람 죽이는게 직업인거 참 별로인듯.

How to Train Your Dragon: The Hidden World

Animation 들이 영상미 대결로 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듯 한데, 2편을 봤는지도 전혀 기억이 안나는 마당에, 아무 맥락없이 등장한 (암컷 투스리스인) 라이트 퓨리에, 이를 이용해 투스리스를 잡아 죽이려는 그리멜도 다소 뜬금없었다. 갑자기 결혼하라고 난리치는 주변사람들도 살짝 황당하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세상에 용들이 숨어살게 된다는 결말도 조금 마음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