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이 책을 읽고 나서 평론가라는 직업을 다시 보게 되었다. 소설, 시, 영화, 노래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날카롭고 정확한 지적이 가히 감동적이다. 책의 제목에 두번이나 등장하는 “슬픔”이 이책의 주제. 타인의 슬픔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영화를 보다가 슬픈 장면을 보면서 눈물짓는 것을 뛰어넘는 뭐가 더 근본적인 공감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중에 내가 읽은 것도 몇개 있어서 살짝 반가웠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이 훨 더 많아서 나중에 기회되면 읽어보고 싶다. 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그런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는 사람들 많이많이 부럽다.

Gilmore Girls: A Year in the Life

유복한 집안 외동딸로 태어났으나 16살에 임신하고 가출해서 싱글맘으로 딸을 키우며 딸과 함께 자란 이야기를 7시즌에 걸쳐 그렸던 Gilmore Girls 의 후속 미니시리즈. 겨울,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이렇게 네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는데 어떻게 Gilmore Girls 가 탄생했는지 그 비밀(?)이 밝혀진다. 근데 마지막 장면은 좀 어처구니 없다.

2007년에 5월에 막을 내린 후 2016년 11월 말에 돌아왔으니 거의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만에 돌아온 셈이라 많이들 늙어버린 주인공을 보며 세월에 장사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 엄마역의 로렐라이는 참 상큼하고 예뻤었는데,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살이 좀 찐것 까지는 괜찮은데 (보톡스의 힘을 빌린듯한) 주름한점 없는 얼굴은 보기가 불편한 지경.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를 연기했던 딸 로리는 진짜 귀여웠었는데, 원래 동안인지라 많이 늙어보이지는 않았으나 많이 평범해진 느낌. 세월을 거스르지 말고 곱게 잘 늙어가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외전

초반에 아주 잠깐 쇼생크 탈출을 떠올렸다. 요즘 한국 경찰비리, 검찰비리, 등등 온갖비리로 난리도 아닌지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웃기고 싶으면 그냥 제대로 웃기던가, 사회비판을 하고 싶으면 진지하게 비판을 하던가 하지, 이렇게 어정쩡한 섞어찌개는 참 별로다. 게다가 개연성은 찾아보기 힘들고 여기저기 너무 많이 허술하다.